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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간첩]<도망자>흥행 대박을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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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간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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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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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2 오후 5:4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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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가 45억, 체코 프라하 현지 촬영, 남과 북의 냉전하의 이데올로기.. 이런 말들은 솔직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한석규' 그가 3년 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금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가 출연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중간첩>은 충분히 극장에서 관람할 값어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최근에 아무리 건방진 행동을 일삼는다고는 하지만, (그런 면에선 정이 딱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의 등장을 반기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믿는다.) 역시나 이번 <이중간첩>에서도 한 편의 영화를 위해 온몸 사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여 최고의 배우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 주었다. 더군다나 그의 파트너 역시 근 2년 만에 영화로 모습을 내비친 '고소영'이라니, 어찌 <이중간첩>이란 영화에 끌리지 않을 수가 있더냐..
<이중간첩>은 한석규의 전작 <쉬리>와 2000년 최고 흥행작 <공동경비구역JSA>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 받는다. 위 두 작품들이 철저히 보여주기 식의 영화라면 <이중간첩>은 겹겹의 베일에 쌓여 감춰진 영화이다. 화려한 총격씬의 액션장면도 없고, 가슴 뭉클한 멜로의 향기 또한 거의 풍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긴박감이 넘치며, 슬픔의 감동이 서서히 밀려오는 건 <이중간첩>만의 특별한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80년대 남한 모습의 차디찬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며, 고문이란 것을 통해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과 극악무도함을 만천하에 알린다.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박하사탕>과 일맥상통하는 영화로 보여진다.
한석규가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했다고 할 만큼 튼튼한 작품성을 자랑하는 <이중간첩>은 역시나 플롯의 진행과 내러티브의 설정에 있어서는 관객을 배반하지 않았다. 한치의 오차도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많은 영화가 작품성을 무시하고 볼거리 위주의 즐기기만을 위함에 식상함을 느낀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반길 것이고, 영화는 90%이상 보답할 것이다. 걱정스러운 건 오락영화에 심취해 있는 관객들이 얼마나 호응을 해줄 것이냐겠지만, 심히 문제될 일은 아닐 것이다. 영화를 관람하고 있노라면 어느 샌가 영화 속에 푹 빠져 림병호와 윤수미의 가슴아픈 운명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한석규의 연기는 정말로 훌륭했다. 훌륭하다 못해 완벽함을 한 단계 더 뛰어넘을 정도이다. 그러나 고소영의 연기에는 다소 실망했다. 인물의 설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뇌리에 박혀버릴 정도의 특별함과 섬세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제일 아쉬웠던 것은 림병호를 사랑한 윤수미였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림병호에 대한 아련함이 제대로 묻어 나오지 못했다. (말로만 사랑한다고 했을까?!) 그것이 그녀의 신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라는 건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80년대 여자라고 하기엔 너무나 현대적인 외모도 (의상으로만 가리기에는 고소영의 얼굴은 너무 예쁘고 세련됐다.) 연기의 불확실성에 한몫을 했음에 틀림없다.
요즘같이 영화를 관람하는 세태에 <이중간첩>의 등장은 어쩌면 위험한 모험일지도 모른다. 한석규라는 석자의 이름을 걸고서 영화는 반드시 대박을 터뜨려야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개봉하기 불과 4일전에 첫 시사회를 가진 것으로 보아 상당히 공을 들인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흥행 면에서는 그만큼 불안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이중간첩>의 개봉은 한석규라는 이름과 함께 일파만파 퍼져있기 때문에 홍보에 크나큰 열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허나 박스오피스 1위를 단 한번도 기록하지 않고도 400만을 넘보는 <색즉시공>처럼 얼마나 오랫동안 상위권에 머물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냐가 중요할 것이다. 첫 주, 둘째 주의 반짝 흥행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반드시 2003년 최고의 영화로 우뚝 서야 영화관계자는 물론이거니와 한국인임을 자랑하는 (필자 같은)사람들에게 후련함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아무튼 <이중간첩>은 2003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는 한국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사족] 영화는 묻고 있다. 현실 속에 파묻혀 드러난 간첩들의 그런 이중적인 모습이 바로 우리네 모습이 아니냐고.. 때론 사방으로 꽉 막힌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서 전혀 원하지도 않는 곳에 가 그(것)들과 함께 맞장구 치고 있는 내 자신의 이런 위선적인 모습이 눈앞에 아른 아른거린다.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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