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환상 소설을 영상으로 본 것 같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한 영화구요.
행복과 불행, 행복과 불행, 행복과 불행 행복과 불행이 반복되고, 그리고 끝으로 희망.
결국엔 관객이 웃음짓고 안도의 숨을 내쉬도록 만든 건 말라카네 가족의 사랑과 믿음이었겠죠?
전에 조선일보에서 읽은 글 중에서 조선 시대 중반 말 경에 어느 집의 딸이 겁탈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가문의 명예를 위해 아버지가 그 딸을 죽게 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 글의 방향은 명예를 위한 희생 뭐 그런 것이었는데, 그 때 그 글을 읽으면서도 무척 화가 났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도 또 그 얘기가 떠올라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작 중요한 건 명예도 관습도 아니고 사람 그 자체 그리고 사랑과 믿음일텐데도 이 사회라는 건 전체가 안전하게 굴러가도록 하기 위해 개인을 희생시켜야 하는 곳인가요? 말라카는 지붕을 타고 날아갔지만 도대체 우린 무얼 타고 어디로 날아가야 하는지...
웃게끔 만들면서도 또 다른면으로는 씁쓸함을 주는 그런 영화였네요.
하지만 어쨌든 기름진 헐리우드 영화에 '비만' 진단을 받은 이에겐 상큼하고 싱싱한 '채소', '야채'와 갈은 영화가 되어 줄 것임은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