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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제 같은 동료를 얻은 것 만으로도!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조한선 & 성훈
2018년 1월 17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우리 부라더가 원체 직선적이에요”라며 성훈의 돌직구에 부드럽게 첨언하는 조한선. ‘부라더’ 단어 그대로 조한선과 성훈이 쌍둥이 형과 동생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애(愛)>에서 첫 호흡을 맞췄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고 스크린 데뷔 소감을 말하는 성훈과 스크린 신인과 함께 작업하며 오히려 힘찬 에너지를 받는다는 조한선. 저예산과 어려운 촬영 여건 속에서 힘들게 완성한 작품이기에 아쉬움이 크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그들의 노력을 알아봐 주는 누군가가 있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친형제 같은 형과 동생을 만났으니 작품 이상의 선물을 받았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으며 자축한다.


쌍둥이 형제로 호흡을 맞췄다. 극 중 맡은 역할과 캐릭터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조한선(이하 조) 쌍둥이 형제 중 형인 ‘태주’역을 맡았다. 쌍둥이임에도 성격도 추구하는 것도 완전히 다른 평행선 같은 형제다. 경찰이었던 부모가 순직하고 보육원에서 유년기를 보내는데 챙기려 할수록 엇나가는 동생과 갈등을 겪는 캐릭터다. 후에 형사가 되어 고향으로 내려와 동생과 맞붙게 된다.

성훈(이하 성) 내가 맡은 동생 ‘태성’은 거칠고 다혈질이지만 가슴 속 깊이 형과 사랑하는 여인을 위하는 마음을 간직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서툰 사람이다. 부산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폭력 조직의 2인자로 활약하다 배신과 음모에 휩싸이게 된다.

무엇보다 상대역이 중요한 작품이다. 첫인상과 호흡은.
이전부터 (성)훈의 드라마와 방송을 많이 봤고, 우리 가족이 그의 팬이라 어떤 친구일지 궁금했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던 차에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이미지만 놓고 본다면 좀 까칠하고 매섭지 않을까 했었다. 그런데 작업하면서 보니 예민하고 낯을 가리는 건 있는데 한 번 정을 주는 게 어렵지 일단 통하고 나면 아주 속정이 깊은 친구더라. 새로운 배우와 함께 하는 건 항상 설레고 긴장되는 작업이지만, 이번에는 친동생을 얻은 거 같아 특히 좋았다.

(한선)형은 예능을 거의 안 하다 보니 작품을 통해서만 접하게 되는데 드라마나 영화 속 모습은 말 그대로 캐릭터 아닌가. 그래서 솔직히 어떤 분인지 잘 모르는 상태였다. 현장에서 만나니 그냥 털털하고 솔직한 분이더라. 그런 부분이 나랑 정말 잘 맞았다. 다만 둘 다 솔직한데 형은 좀 필터? 를 거쳐 가려서 말하는 편이고 나는 그냥 그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해 버린다고 할까. 그래서 평소 오해를 많이 사기도 한다.

과거에 운동을 했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 부분에서 많이 통했을 거 같다.
정말로. 운동했던 사람만의 공감대가 있다. 합숙 시절 에피소드 그리고 무엇보다 맞은 얘기 등등.

서로 솔직한 성격이라 했는데 촬영하면서 의견 대립 혹은 싸운 적은 없었나.
내가 형한테? 그런 건 생각할 수도 없다. 말을 가감없이 내뱉어서 그렇지 예의가 없진 않다!

우리가 운동을 많이 했기에 눈치가 빠르다. 싸움까지 절대 가지 않는다.


완성본을 본 소감은.
아무래도 저예산이다 보니 여기저기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고 촬영하면서 생각했던 거 보다는 잘 나온 거 같다.

생각보다 예산이 적었던 거 같다. 시사 직후 포털 메인에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관련해 신랄한 비판 기사가 떴더라. 솔직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하나도 화나지 않고 한편으론 시원하기도 했다. 하하하

(성훈) 첫 스크린 도전작인데 기억에 남는? 데뷔작이겠다. (웃음)
글쎄, 내가 모니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첫 드라마(<신기생뎐>, 2011)도 못 봤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당분간은 못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가 포장을 잘 못 하고 좀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편인데....영화가 무사히 나왔다는데 의의를 두려고 한다.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많은 경험을 하고 배운 현장이었다. 시사 후 기자 간담회 하는데 아무도 질문을 안 하시는데 사실 평상시 갔으면 민망한 상황인데, 이번에는 그러려니 하는 심정이었다.

어떤 작품이든 비판은 항상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성)훈이의 첫 영화인데 나쁜 평이 많더라....그 와중에 좋은 평도 받았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이다. 첫 주연을 맡았으니 앞으로 더 탄력을 받았으면 하는 거지.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비판 기사가 먼저 도배되면 사람이기에 완전히 다운되게 된다. 그 점이 가장 신경 쓰이더라.

음, 왠지 작품에 불만족스러운 점이 많은 거 같다. 감독님한테도 그렇고? (웃음)
훗, 감독님과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 단지 액션신이 많이 편집돼서 그 부분을 질문했는데 절제가 필요했다고 하시더라. 연기한 배우로서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바로 수긍했다.

(성훈) 좀 전에 드라마 데뷔작 <신기생뎐>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그렇고 모니터링을 안 했다고 했는데 이유는.
음, 사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내가 연기를 너무 못 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드는 게 없기 때문이다. 자꾸 보면 자괴감이 들 거 같아서다.

무슨 소리! <신기생뎐>은 우리 와이프가 너무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인데?

그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팬도 생겼기에 너무 감사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연기적으로 너무 부족해서....아, 괴롭더라.

그렇다면 경력이 쌓인 지금, 자신의 연기를 평가한다면.
나는 스스로 좀 짠 편이다. 이후 모니터를 꾸준히 하는데 ‘저게 뭐니?’ 이렇게 스스로 욕하곤 한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쌍둥이 형제의 갈등과 대립이 극의 핵심이다.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대립 상황에서 감정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에 신경을 썼다. 감정의 최대치를 어느 정도로 할지 말이다. ‘태성’이 세게 지르고 나갈 때 같이 세게 나가는 건 별로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절제하고 담담하게 하려고 했었다.

‘태주’의 마음속 깊이 자리한 형을 향한 애정이 행동으로 드러났으면 했다. 촬영하면서 형은 형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작업했는데 그런 조율 과정이 참 즐거웠다.

(성훈) 조직의 2인자 역할이라 액션 연기가 많았다. 힘들었던 점은.
어깨를 좀 다쳤다. 그런데 다른 작품에서도 액션을 하면 항상 다치곤 한다. 리얼리티를 살리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는 거 같기도 하다. 재미있는 게 다치면서 희열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만큼 사실적으로 잘 뽑아내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나도 나이가....고쳐야지!

부산이 배경이다. 사투리를 비롯한 지방색이 있을 텐데 고향은 어디인가.
경기도에서 태어났다. 그래도 부산은 익숙한 고장이다.

대구다. 같은 경상도라 비슷한 거 같지만 차이도 상당히 있다. 억양이 부산은 좀 더 부드러운 데 비해 마산, 대구 등은 좀 더 억센 편이다.

박희준 감독님이 90년대 홍콩 감성의 느와르를 만들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는데 느와르 장르에 대한 로망이 느껴지더라. 좋아하는 느와르 영화가 있다면.
아주 예전 작품인 유덕화 주연의 <열혈남아>(1987), 그리고 특히 최민식 선배의 <파이란>(2001). 이건 영화 장르를 떠나서 인생 밑바닥을 사는 인간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언젠가 나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하고 싶은 역할이다.

이병헌 선배의 <달콤한 인생>(2005). 아, 참 멋있었다.



(성훈) 한류 배우이기도 하다!
어유! 부끄럽다. 예능에서 웃자고 만든 이미지다. 어디에 가서 그런 소리 들으면 정말 창피하다.

이번 일본 히로시마 영화제에 갔는데 진짜 일본에서 인기가 많더라. (성)훈은 스케줄상 영화제 참석을 못 했는데 일본 팬이 많아 찾아오셨었다. 덕분에 객석을 채울 수 있어 좋았다.(웃음)

일본 히로시마영화제 반응은 어땠나. 영화제 다녀온 얘기 좀 해 들려달라.
우리 영화는 경쟁 부문이 아니라 초청작이었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는 <연기의 중력>(2016)이라는 독립영화가 있었다. 원래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너무 재미있게 봤고 우리나라 독립영화가 이렇게 멋지구나 하고 감탄했었다. 이후 우리 영화를 봤는데, 아까도 말했듯, 팬분들이 많이 와서 꽉 채워주셔서 (성)훈의 인기를 실감했다. 단지 전문적인 극장이 아니기에 음향이나 스크린이 잘리는 등 외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어쨋든 영화로 해외 영화제를 방문하고 첫 모니터를 일본에서 했다는 게 신기했고 좋은 경험이었다.

(조한선) 전작 <마차타고 고래고래>(2016)도 그렇고 이번에도 영화판 신인? 과 함께 작업했다.
당시 함께한 배우들이 영화는 첫 도전이었으나 뮤지컬에서는 워낙 베테랑 배우들이었다. 그들에게 내가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성)훈한테 힘을 많이 받았다.

어떤 힘인지 나도 궁금하다. (웃음)

이렇게 에너지 넘치는 배우를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첫 주연 영화는 계속 기억에 남는데, 내가 그 시간을 함께한 것도 좋고. 그래서 첫 주연을 맡은 신인 배우와 함께 할 경우 영화가 잘 돼서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좋겠다고 특히 바라 게 된다.


<돌아와요 부산항애(愛)>의 서사와 전개를 보면 형제 대결을 앞세운 뻔한 느와르 영화로 느껴질 요소가 많다.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은 무얼까.
솔직히 많은 분이 올드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높아진 관객의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거다. 하지만 올드함을 색다른 하나의 맛으로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또, 가족 중 특히 형제애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 부분이 장점이 아닐까 한다.

음....관객이 평가하지 않을까. 요즘은 관객이 웬만한 평론가 이상으로 전문가 수준이라 문제점을 너무? 잘 찾아낼 거라 본다. 그럼에도 장점은, 어려운 제작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거다. 아마 극을 보다 보면 그 정성을 느끼는 분이 분명히 계실 거라 믿는다.

지금 얘기하는 모습에서 극 중 참을성 있는 형 ‘태주’(조한선), 거침없는 동생 ‘태성’(성훈)의 모습이 보인다. (웃음) 실제 성격은 어떤가.
우리 둘은 정말 대조적인 게 나는 부정적, 형은 참 긍적적이다.

(성)훈은 현실적이라 냉철히 파악하고 그걸 포장하지 않고 표현하는 편이고, 난 좀 어떻게든 좋은 면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좀 덧붙여 얘기하자면 아무래도 뭔가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지 않나. 나는 실망하는 순간을 유독 참을 수 없어 하는 거 같다. 뭔가 큰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처럼 말이지! 나름 평범한 가정에서 살았는데, 어릴 때 고생한 적이 있어서 그런가.(웃음)

앞으로 활동 계획은. 혹시 다시 한 번 느와르? (웃음)
김정권 감독의 <사랑하고 있습니까?> 이다. 이미 촬영을 끝냈고 후반 작업 중이다. 규모가 작은 독립영화로 판타지 로맨스라고 보면 된다. 감독님과 스탭들 모두 똘똘 뭉쳐 아주 행복하게 찍었다. 상대역은 김소은 배우다.

1월 말부터 촬영에 들어갈 거 같다. 장르는 휴먼 드라마로 느와르 아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우정 출연도 많이 하고 나름 열심히 일하는데도 가끔 슈퍼에 가면 요즘 왜 이렇게 활동을 안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드라마에 출연을 안 해서 그런 거 같다. (웃음).

최근 인상적인 일이나 기쁜 일이 있다면.
2017년 한해를 무사히 별 탈 없이 작품하면서 보냈다는 게 제일 행복하다. 그리고 2018년도 지금까지처럼 작품하면서 좋은 사람 만난다면 행복할 거 같다.

2017년은 형을 만나서 좋았다. 인맥도 재산이라지만 내가 워낙 성격이 모나고 사람 사귀는데 서툰 편이다. 그런데 정말 친형을 얻은 거 같다.

(성)훈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도 잘 챙긴다. 그런 그가 너무 고맙고 좋다. 이번에도 우리 가족 모임에 와서 마치 한 가족처럼 밥을 먹고 갔는데 정말 친동생 같더라.


2018년 1월 17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사진제공_홍보사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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