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의 남자 김남길! 순수한 사랑으로 여인을 품다.
2008년 11월 24일 월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모던보이> 언론시사회 장에서 김남길씨를 처음 봤어요. 실제로 보니까 너무 멋져서 만나고 싶다 했는데 이렇게 <미인도>로 뵙게 됐네요.
아유.. 고맙습니다.(웃음)

근데 신스케 역할이 원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영화에서도 많이 기대를 했었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던 거 같아요.
원래 처음 편집 본에는 제가 다 나와요. 근데 영화가 두 배우의 멜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많이 편집 됐어요. 제가 나오면 그런 부분들이 복잡해져서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요즘 관객이 그런 부분을 이해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영화 만드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 됐나 봐요. 그러면서 포스터에서도 빠지고 조금 속상하기도 했죠. 그래도 영화가 잘 됐으면 덜 속상했을 텐데.

맞아요. 흥행이 기대만큼은 아니었죠.
100만을 못 넘었으니까. 근데, 그때는 극장 자체에 전체적으로 사람이 너무 없었어요. 처음에 박스오피스 1위를 했어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 그랬으니까. 그런 게 많이 아쉬웠죠.

요즘 전반적으로 극장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아무튼 <모던보이> 원작은 읽으셨죠?
그럼요.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거기서는 신스케가 동경 최고의 미남으로 설정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웃음) 신스케를 묘사한 부분이 되게 길게 나와서 나는 참...(웃음)

영화에서 비주얼적인 부분은 제가 생각한 신스케의 모습에 잘 부합됐어요. 근데 원작보다 좀 더 차가웠던 거 같아요.
편집된 부분을 보면 해명이랑 즐겁게 노는 장면도 있고 사랑 얘기도 있어서 신스케의 따뜻한 부분들이 많이 보여요. 그런 후에 어쩔 수 없이 돌변하는 부분들이 나오는 거고. 근데 따뜻한 부분들이 삭제되니까 신스케가 사랑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눈물을 머금고 해명을 취조하는 장면에 대한 안타까움이 좀 덜 해 보이더라고요.

원작을 안 봤으면 특히나 더 그럴 거 같아요.
어떤 분들은 신스케가 오가이를 잡아넣은 것도 해명을 통해서 조난실을 잡기 위한 계획이었다고 얘기하는데 내가 생각했던 신스케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거든요. 그런 것들은 편집으로 인해서 설명이 부족해진 부분이죠. 그리고 차가운 건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그렇게 보이는 거 같아요. 그 부분은 <에로스>라는 영화의 장첸을 보고 모티브를 따왔어요.

<모던보이>에서 편집된 부분 때문에 좀 아쉽기는 했지만 어쨌든 <강철중>,<모던보이>,<미인도>까지 2008년에만 내리 세편을 했어요. 영화계 불경기에 다작 배우시잖아요.(웃음)
(웃음)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예전에는 ‘올해 세편이잖아’ 그러면 ‘어? 세편 했네.’ 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 세편이라는 의미가 그렇게 많은 작용을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해왔던 인물들이 전부 달라 보여서 같은 배우가 세 작품에 나왔다고 생각 안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갸가 갸가’ (웃음) 이러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맞아요. 전부 다른 사람 같아요.
그래서 그 세편이 개인적인 경험이나 퀄리티 적인 면에서 발전을 가져오는 부분일 수는 있어도, 다른 것에 있어 큰 의미로 작용하지는 않아요.

그럼, 그렇게 세편을 하면서 원래 가명으로 썼던 이한에서 본명인 김남길로 바꾸셨잖아요. 이한이든 김남길이든 어쨌든 본인은 본인이지만, 그래도 느낌이 다른 게 있지 않던가요?
강남길 선배님과 이름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금순이> 때부터 ‘이한’으로 활동을 했어요. 근데 활동 하면서 본인 이름 걸고 연기 하는 선배님들 보면 자기 이름 걸고 하는 게 어떤 건지, 내가 하는 일에 내 이름은 거는 게 어떤 건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갈망이 생겨요. 그리고 이한도 나고 김남길도 나지만, 이한이라는 매니지먼트적인 이름과 이미지 보다는 내 본명을 사용해서 솔직한 입장으로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 좀 더 투명성 있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두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들었고.

주변에서는 뭐래요?
그때 강우석 감독님, 정지우 감독님, 경구 형님은 내 예명이 있는데도 본명을 많이 불러 주셨어요. 경구 형님은 우스갯소리로 ‘야! 이완, 이한, 이언, 뭐 그게 뭐야~ 니네 다 형제야~?’(웃음) 그러시더라고요. 어쨌든 <강철중> 개봉하면서 강우석 감독님이 크레딧에 이름 어떻게 할 거냐고 전화를 주셨어요. 그때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생각하고 있었어도 막상 그 순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그러다가 결국 ‘김남길로 가겠습니다.’ 결정을 하고, 정지우 감독님이나 경구 형한테 전화해서 ‘이거 괜찮을까요? 이렇게 결정했어요.’ 그랬더니 ‘니가 알아서 하는 거지,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봐.’ 이러는 거예요.(웃음) 아니~ 자기들이 부채질 해놓고.
그들이 부채질 해놓고. ‘글쎄... 뭐, 난.. 잘..’ 이런 거.(웃음)
지금은 그렇게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위에 선배님들도 그렇게 얘기 해 주시고.

근데 왜 거기는 안 바꿨어요? 내가 인터뷰 때문에 완전 스토커처럼 남길씨 조사를 했는데 인터넷에 김남길을 치면 우선 이한이라고 나와요. 지금과 이미지가 완전 다른 사진이랑.
그러게. 그걸 왜 안 바꿨지? 건의 하도록 할게요.(웃음)

그래요.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미인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저의 질문은 그리 난해하지 않아요.(웃음)
아니에요. 어려워도 되요.

근데 전 그런 거 좋아해요. 난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은 거 물어도 상대방은 나에게 대답할 때 다르게 대답해 주는 거, 좀 이기적이죠.(웃음)
대답하는 거 항상 다르게 하려고 해요. 사람마다 다르니까. 저는 인터뷰를 좋아하는데, 인터뷰는 그냥 영화 이야기를 하는 거라기보다 내가 기자님을 처음 만나서 내 얘기를 하고 기자님 얘기를 하고, 그렇게 알아가고 인연을 만들어서 더 진지한 개인적인 얘기들을 하고, 그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뷰에서 무조건 영화에 관한 질문만하고 답을 하는 거면 메일로 주고받아도 그만인 거니까.

그래요? 다행이다. 이런 배우들이 점점 더 많아져야 할 텐데...
다들 이렇게 하지 않아요? 주변에서 보면..(웃음)

글쎄요... 과연...(웃음)
우선은 <미인도>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영화라는 하나의 극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대중들에게, 관계자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고, 연기적으로도 한 극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돼요. 근데 제가 아직까지는 그런 것들이 부족하거든요. 그동안 설경구, 정재영, 박해일, 김혜수 등 좋은 배우들과 작품을 했는데, 지금 나의 현시점을 솔직하게 보면 내가 그 사람들을 서포트하는 역할 외에는 아직까지 극을 끌고 갈수 있는 힘이 없어요. 근데 <미인도>는 김민선씨가 극을 끌고 가긴 하지만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진 않거든요. <모던보이> 같은 경우는 해일이형 혼자 많이 끌고 가는 거였고. 물론 그것 때문에 영화가 좀 지루했다 생각하는데..(웃음) 저랑 혜수 누나랑 맨 날 그런 얘기 하거든요.(웃음)
그거 기사 써도 되요? (웃음)
쓰세요. 괜찮아요.(웃음) 저는 편집된 부분도 얘기해야 할 부분은 솔직하게 다 얘기하는 편이니까. 어쨌든 한 명의 배우가 혼자서 극 전체를 이끌어 가기는 힘들어요. <모던보이>에서도 아무리 해일이 형이 에너지가 있다 하더라도, 나는 조난실의 시점에서도 많은 부분을 봤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미인도>라는 작품은 누구 하나가 특출 나게 극을 이끌어 간다기보다는 네 명이 함께 극을 끌고 가야 한다는 이점이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인물들의 내면은 어둡거나 차가웠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강무라는 인물은 조금 더 내 자신에게 가깝고 김남길이란 사람을 좀 더 자유롭게 풀어 줄 수 있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 순수하게 사랑하죠. 그 강무라는 분.
맞아요. 근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걱정도 됐어요. 강무는 자기 목숨까지 바쳐서 순수하게 사랑을 하는 남자예요. 근데 나는 순수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강무처럼 목숨까지 내 놓으면서 사랑할 수 있냐고 누군가가 물으면 ‘아니오’라고 대답하거든요. 난 그렇게 사랑할 수 없어요.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부딪힐 테니까. 정말로 내일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어떤 여자에게 미쳐서 그럴 수 있는 부분이 없으니까.

그렇죠. 돈 없이 산다고 해도 막상 결혼해서 애기 낳고 분유 값 떨어지면 사랑도 안보이지.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생각하게 돼서 나는 ‘아니오’라고 대답하는데, 강무는 정서적인 것 자체가 내가 경험상 알고 있고 생각한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표현을 못할 거 같았어요. 그렇게 목숨 바쳐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살아오면서 조금씩 퇴색 됐고 순수함을 많이 잃어 가니까. 사실 <모던보이>때 저는 유키코를 향한 신스케의 마음을 통해서 남자들의 사랑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물론 최종적으로 영화상에 그런 부분이 포함 안 됐지만. 어찌 되었건 남자들은 로맨스와 사랑을 구분 못하거든요.

그래요? 왜요?
아저씨들도 자식이 있고 아내가 있고 직장이 있어도 나를 설레이게 하는 어떤 여자가 나타나면 고민을 해요. 근데 여자들은 지금의 안정적인 행복을 깨트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잖아요. 많은 남자들이 뭔가가 다가왔을 때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두근거림을 안고 어떻게 해야 될지를 고민하고 망설이죠. 그러면서 로맨스와 사랑을 구분 못하고 헷갈려하고.

난 남자인가 봐요.
어머? 남자이시구나.(웃음) 근데 대체적으로 여자 분들이 그러기 보다는 남자들이 더 그러잖아요. 극중에서 신스케의 경우도 결혼을 한 상태였어요.

그러게요. 그런 게 하나도 안 나왔어.
원래는 촬영을 다 했죠. 편집 됐지만.(웃음) <미인도>를 선택했던 것 중에 하나도 <모던보이>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사랑이 있었지만 두려워서 시작을 못했던가 아니면 현실적인 두려움 때문에 발을 뺐다던가 하는 경험들이 있다면, 강무를 통해서 ‘나도 저런 사랑이 있었어.’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그런 여러 가지 매력 때문에 강무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랬구나.. <미인도>가 처음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작품이었잖아요. 그런 영화에 주인공으로 섰는데.
사실 난 관심이 많은지 몰랐어요. 저는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쌍화점>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은 그쪽으로 마음을 안 정했거든요. 이유가 <쌍화점>의 경우는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것과 다른 걸 하고 싶은데 전에 영화(후회하지 않아)에서 보여줬던 동성애 코드가 있기 때문이었고,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내가 지금 왕을 연기하기에는 좀 버겁기 때문이었어요. 결국 관심이라는 부분은 제가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던 거죠. 근데 연기 할 때 제가 항상 그래요. 작품을 통해서 뭔가 올라서야지 라던가 상업적인 부분을 생각했으면 여태까지 했던 작품들과 다른 작품을 했을 거예요. 드라마도 들어오는 대로 더 많이 해서 인지도를 쌓았을 거고. 근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중요함을 아직까지 잘 몰라요.
그러면 <미인도>는?
사극의 인물들은 멋있게 보여야 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는데 강무는 멋있게 표현할 수 있는 거 자체가 없기 때문에(웃음) 자유롭게 풀어질 수 있는 인물이 좀 더 독특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남자의 멋있음을 표현하기보다 자연스러움에 기대서 표현하는 게 더 매력적이지 않나 라는 생각. 아무래도 <미인도>외에 사극적인 두 영화는 멋있는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에 연기적인 부분을 떠나서라도 누가 더 멋있냐 라는 싸움을 할 수도 있거든요. 근데 강무는 그런 부담감이 그리 많지 않았어요. 안 멋있어도 되니까.(웃음)

근데 멋있잖아.
아~ 감사합니다. 오늘 인터뷰 좋아.(웃음)

안 멋있으면 저 여기 안 왔죠.
아유~ 감사합니다. 오늘 사진기자분들도 그렇고 너~무 다들.

너무 업 시켜 드렸군요.
네. 너무 많이.

그래요. 그럼 난 이제부터 깎도록.(웃음)
결국 시나리오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어서 출연을 하게 됐는데, 실제적으로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랑 촬영 들어간 후 연기를 하면서 또 바뀌지 않나요?

바뀌죠.

그리고 나는 A라고 연기를 했는데 편집된 최종 본을 보면 B라고 생각되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게 태반인데 <미인도>에서 그랬던 건,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거친 남자를 표현해야겠다고 생각 했어요. 근데 영호 형 자체가 워낙 무게감 있는 배우고 거기다 김홍도가 무인스러워 보일 만큼 거친데 나까지 거친 남성다움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인물의 대비가 많이 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찍으면서도 많이 생각을 했고 편집된 걸 보니까 천진난만하면서도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의 느낌이긴 한데 조금은 가벼운, 애들 같아 보이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남자가 여자를 안아줘야 하는데 오히려 신윤복이 강무를 보호해 줘야 할 것 같은 느낌들.(웃음) 연기를 하면서 내가 느낀 대로 하다 보니까 그런 인물이 나왔을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내가 생각했고 하려고 했던 게 이런 식으로 어긋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어떻게 보면 그것 때문에 김홍도와 대비되는 부분이 더 많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김홍도가 좀 굵은 대나무 같다면 강무는,
전 갈대에요.(웃음)

강무의 성격이 초반에는 되게 활달해요. 그러다가 점점 변화하죠. 근데 강무가 밝고 천진난만 한 거에서 어둡게 변해가는 건 상황이 변해가기 때문에 변하는 거지 윤복이 강무를 변화시켰다고는 생각이 잘 안 들거든요.
그거는 맞는 말이에요. 강무라는 인물자체는 다양성을 갖고 있거든요.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가지 다른 부분을 갖고 있어요. 여기서 한 부분만 보여주면 그게 캐릭터 화가 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강철중>에서 내가 맡은 문수는 캐릭터인거예요. 하지만 강무는 그냥 인물인거죠. 상황에 따라서, 그 상황에 맞게끔 강무가 대처를 하는 거지 윤복을 통해서, 사랑을 알아서 변화되는 과정은 그리 보여줄 수 있었던 부분이 없었어요. 근데 사람들은 강무가 사랑하는 여자 윤복을 통해서 많이 변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오히려 누군가가 누구를 변화시켰다라고 한다면, 신윤복이 강무를 변화 시킨 게 아니라 강무에 의해서 신윤복이 변화됐다고 느껴져요.
그런 부분이 있죠. 저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 부분이 사람마다 약간 해석의 차이가 있어서 본인은 어떻게 생각을 했는지 궁금했어요.
신윤복이 강무를 통해서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고 내가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내가 갖고 있는 자유로움을 좀 더 찾고 싶다, 라는 자아 발견적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인물의 초점을 잡고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도 신윤복을 통해서 강무가 변해간다 라고 설정을 했던 게 아니니까.

미인도는 강무와 신윤복의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 있는 게 많잖아요.
맞아요.

극의 흐름이 신윤복에 맞춰 있기는 한데 인물들이 다 세고.
그나마 전 조금 약하지 않아요? 유들유들 하잖아요.(웃음)

다른 사람들은 눈이 다 독하잖아.(웃음) 근데 유일하게 다른 건 다 신경 쓰지 마, 서로만 보면 되지, 하는 사람이 강무에요. 그래서 그런 치열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감정 선을 놓지 않고 가는 게 좀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인물 구도를 그렇게 만들어서 연기 했던 것도 있어요. 어떤 한 인물이 세서 그 인물에 휩쓸려서 연기를 하다보면 같이 세질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죠. 하지만 감독님이 인물 선에 대해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많이 잡아 줬어요. 그리고 내가 휩쓸리지 않았던 이유는 강무라는 인물의 성격 자체가 밝기 때문이에요. 제가 원래는 성격이 밝고 잔정이 많아서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영화 초반 저작거리에서 강무의 모습은 굉장히 밝죠. 그리고 더 밝았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기 때문에 강무에 대한 호흡을 더 가지려고 현장에서 장난치고 스텝들이랑 놀다가 슛 들어가면 ‘뭐 찍어야 하지? 뭐였지?’ 그러면서 했어요. <모던보이>나 <강철중>은 현장에서 밝다가 촬영 들어가면 집중하고 그랬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미인도>는 나보다 다른 배우들이 더 힘들었을 거예요. 감정이 센 인물을 연기하고 집중해야 하는데 나는 옆에서 막 뛰어다니고 장난치고 하니까.(웃음)

영화에서 강무가 신윤복을 사랑하는 건 과정이 아니라 정말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사랑이기보다 연민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윤복의 가슴을 보고 만지려다 얼굴을 맞죠. 그게 첫 번째 의외성이에요. 어떻게 이렇게 까지, 여자였는데 라는 의외성. 근데 사실은 신윤복의 눈을 보고 강무가 그 느낌을 받은 거예요. 신윤복이 나를 돌아 봤을 때 그 여자의 눈에 담긴 아픔을 보면서 의외성이나 연민을 느낀 거죠. 강무가 여자는 많이 알고 있었어도 그런 느낌의 사랑에 대한 경험은 잘 안 해 봤으니까. 그런 의외성이나 순간적 연민에 대한 게 쌓이다 보니까 사랑도 그렇게 느껴지는 건데, 사실 어떻게 보면 순간적인 부분이 약한 게 많아요. 그게 좀 더 두드러지게 표현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저도 그 부분이 좀 아쉽게 느껴져요. 감정의 디테일한 부분. 강무가 몸이 드러난 여자를 보고, 혹은 그 순간 윤복의 눈을 보고 어떻게 그런 짧은 순간에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싶은.
그건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 제가 잘 표현을 못했기 때문이에요. 핑계를 대면 시간적인 부분에 쫓겨서 영화를 찍었기 때문이고. 개인적인 걸로 말하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 하나로 ‘아! 이 사람은 순간적으로 뭔가를 봤구나.’ 그런 걸 눈빛으로 표현 해줬어야 했는데 아직은 내가 경험이 많이 없고 연기적인 부분이 많이 얕기 때문에.
그런가..
아니 진짜 사실이에요. 사람들이 ‘강무가 윤복의 어떤 걸 보고 사랑을 했는지 모르겠어.’ 그러면, 그게 연출적인 부분이나 숱한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연출적인 부분이 어떻다 했어도 배우가 그거를 그만큼 표현해 내지 못하면 그건 배우의 연기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파이란>이라는 영화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최민식씨 나온 거. 완전..
말도 안 돼 했던 시나리오를 가지고도 최민식 선배님은 그렇게 연기를 했잖아요. 마지막에 우는 게 이상하지 않았고요. 장백지가 죽어가지고 들어왔을 때 공형진이 '형 연기 잘한다.' 그랬을 때도 최민식의 연기는 오버스럽지 않았어요. 순간 ‘나도 저럴 수 있을 거 같아’ 그런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강무가 윤복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 완전히 잘 전달되지 않은 건 연기 부분에 대한 저의 불찰인거죠.(웃음)

집에 가서 또 <파이란> 봐야겠다.
진짜 그 영화 너무 좋아요.

<미인도>가 사랑이야기고 간만에 상대배우가,
여자였죠.(웃음)

전 <강철중>에서 남길씨의 상대배우가 설경구라고 믿고 있어요. <모던보이>때는 박해일. <후회하지 않아>는 말할 필요도 없고.(웃음) 간만에 여자 분이고, 노출 장면까지 진하게 있어서,
전 제가 찍어서 그런지, 진하다고 생각이 안 되는데..(웃음)

제가 그런 영화를 많이 안 봐서 그래요.(웃음) 어땠어요? 김민선씨와 호흡을 맞췄는데, 물론 남자 배우들도 자신의 노출이 부담 되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상황에서 남자 배우가 여자 배우를 더 리드해주고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제가 촬영장에서 막내여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그걸 좋아해서.

뭘 좋아해요?(웃음)
아니요. 베드신을 좋아한다는 게 아니라(웃음) 촬영장 분위기 만드는 거를. 영화자체가 스텝들도 그렇고 여자배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감독님도 베드신이 처음이었고. 저는 세 번째 베드신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옷 벗는 거에 대해서 부담감은 별로 없었어요. 물론 몸을 만들고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남자배우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는 있어도, 이건 조선시대인데 남자가 몸이 우락부락하고 그러면 현실적인 리얼리티에서 떨어지죠. 사실 그럴 때만 리얼리티를 굉장히 따졌는데..(웃음)
그렇죠. 조선시대인데 배에 빨래판 새기고 약 먹고 키운 근육이면 너무 안어울리잖아요.
그렇죠. 근데 나는 운동해도 안 나오던데.(웃음) 어쨌든 리얼리티적인 부분 때문에 남자 배우는 부담감이 덜했어요. 그리고 항상 여자 배우가 부담감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좀 편하게 해주려고 촬영중간에 옷 벗고 많이 뛰어다니고 그랬어요. 스텝들이 토할 정도로.

왜?
스텝들이 밥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남자 배우가 벗고 돌아다니니까 토할 거 같다고 그러더라고요.(웃음) 근데 그렇게 편하게 해도 여자 배우가 그걸 편하게 못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어요. 슛 들어 갈 때 까지도 옷을 안 벗으려 하고, 벗는 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서 연기가 자연스럽게 안 나오기도 해요. 근데 민선씨는 내가 그렇게 하는 것만큼 편하게 잘 받아 줬어요. 그렇게 잘 받아 줬기 때문에 더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을 했던 거 같고. 그런 부분 때문에 자연스럽고 수월하게 연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그러니까 <미인도>가 언론 시사나 vip 시사 이전부터, 또 이후에도 지금까지 배우들의 연기나 다른 면보다는 굉장히 에로티시즘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는데...
내가 그렇게 그러지 말라고 얘기 했는데..

굉장히 섹슈얼한 부분, 자극적인 부분을 홍보의 컨셉으로 삼았고, 카피자체도 ‘조선의 에로티시즘’이라는 말을 붙였어요. 제목이 신윤복의 이야기를 다루는 <미인도>인데. 물론 영화를 오픈 해 놓고 봤더니 그런 수위 높은 장면이 있더라 그런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홍보 자체를 너무 그런 방향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 그 부분이 되게 마음에 안 들어요. 배우들이 옷 벗은 부분에 대해서는 어차피 영화를 보면 왜 옷을 벗었는지 알게 되요. 그렇기 때문에 홍보에 있어서 그 부분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연기적인 부분, 영화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홍보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센세이션 조선 멜로, 에로틱한 베드신, 그러면서 검색어 오르고 그랬을 때도 나는 마케팅팀에 굉장히 항의를 했었어요. 영화에서 우리가 보여주는 게 이것 밖에는 없어 보이지 않냐. 굳이 이렇게 저급 영화로 보이게 홍보를 하는 이유가 뭐냐.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신 있을 만한 부분들이 많지 않아 보여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단지 관객몰이를 위한 그런 거 보다는 영화 전반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출에 대해서 많이들 물어 봤을 거 같아요.
사실 인터뷰 할 때 벗고 그러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웬만하면 대답을 잘 안 해요. 노출이나 베드신에 대해서 이미 홍보가 다 되어있는데 인터뷰에서까지 굳이 그걸 얘기할 이유가 뭐가 있냐는 생각이 들거든요. 제일 먼저,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그거예요. 베드신에 대해서, 우리의 노출에 대해서. 영화 보시고 거기에 대한 어떤 영화적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질문을 하는 기자 분들은 다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도 굉장히 많고요. 솔직히 기분도 별로 안 좋고 달갑지 않은 관심이기도 해요. 정말로 우리가 열정을 품었던 인물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솔직하게 얘기해 주셔서... 여기 홍보사 분들도 나와 계시는데.(웃음)
아니에요. 아니라고 생각한 거는 관객들을 위해서라도 아니라고 정확한 생각을 말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노출에 관해서 그게 다야 하는 거 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 배우입장에서는 그것만큼 좋은 게 없겠죠.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노출 부분에 꽂혀서 영화를 보고 나면 연기에 대해서가 아니라 ‘오~ 세다’ 이 얘기만 하고 가게 되요. 그게 주가 아니고 우리의 초점은 그게 아닌데. 연기를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쓴 소리든 좋은 소리든 영화에 대한 부분을 얘기하고 좀 더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을 얘기해야 한다고 봐요. 세다, 야하다, 길더라, 짧더라, 그런 얘기 말고.

그런 생각이 잘 전달되길 바라며.(웃음) 아까 <모던보이> 편집 분량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미인도>에서도 그런 게 있었어요?
<미인도>에서는 없었어요. 조금 더 활발했던 부분, 혹은 기타 부분적으로 편집되는 것들은 있었어도 얘기의 흐름상 편집 됐던 부분은 없었어요.

편집되면 실망하게 되잖아요. 열심히 찍은 건데.
배우들은 다 그래요. 영화는 항상 그런 부분들이 있죠. 편집된 거 때문에 <모던보이>에서 섭섭했던 게 있지만 그래도 난 아직까지 정지우 감독님을 옹호하고 지지해요. 내가 손해를 보고 피해를 보는 게 있었어도 내가 <모던보이>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각별했다는 걸 정지우 감독님도 알고 계시거든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게 만약 다른 감독님이었다면 두 번 다시 그 감독과는 일 안한다 할지도 몰라요.(웃음) 근데 정지우 감독님에 대해서는 내가 느끼는 거 자체가 다르거든요.
저는 <사랑니>를 통해서 감독님 작품을 좋아하게 됐어요.
본인도 그 부분이 굉장히 힘들었을 거예요. <사랑니>와 <해피엔드> 사이에 둔 <모던보이>를 제작비가 많이 들었기 때문에 <해피엔드> 쪽으로 가야했겠죠. 근데 본인이 원하는 건 <사랑니> 였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이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하지 말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물론 따지고 들어서 보면 정지우 감독님도 잘못이 없지는 않아요. 그 만큼에 들어간 투자적인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사실이니까.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아직까지 정지우 감독님을 지지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럼 이제부터는 영화 말고 김남길씨 얘기를 해볼게요. 남길씨는 굉장히 다양한 역할들을 했어요. 근데 보통 비슷한 나이또래의 연기자들이 트랜디 한 걸 많이 하는데 비해서 그렇지 않았거든요. 또 밝은 거 보다는 어두운 걸 많이 했고, 그런 것 때문에 강한 느낌도 들고.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어두운 역할을 했을 때의 모습이 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저를 실제로 만나면 의외다, 라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아까 강무가 내 모습에 가깝다고 얘기를 한 것처럼 그런 부분이 내 안에 많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어두운 역할을 할 때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이어서 연기하기가 좀 힘들기도 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극단적이고 어두운 면이 연기할 때 부족한 부분을 많이 커버하는 것도 있어요. 사실 자연스럽고 풀어진 연기가 더 어렵거든요. 사람들은 세고 극단적인 연기를 잘하는 게 연기를 잘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연기에 익숙한 사람은 편하게 풀어지는 상황을 주면 그 인물을 편안하고 수월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부분은 저도 꽤 동감해요. 울고불고 하면서 벼랑 끝에서 소리치는 것보다, 그냥 ‘밥 먹었어?’를 정말 편안하게 실생활처럼 내뱉는 게 더 어려울 수 있겠다 싶어요.
‘밥 먹었어? 뭐했어?’ 하는 거는 어떤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인물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서 그 대사가 나와야 해요. 근데 자칫 잘못하면 극의 인물에 맞는 느낌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실제 배우 본인의 느낌으로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인물이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서 풀어진다는 거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는 거죠.

공채를 통해서 연기자가 됐잖아요. 요즘에는 되게 드문데.. 공채 연기자들이.
없죠. 제가 MBC에서도 마지막이니까. 원래는 공연을 하다가 공채가 되고 나서 방송, 영화를 시작했어요. 근데 무대 예술에 매력을 느껴서 연기를 하고 공연을 했었기 때문에 내가 방송이나 영화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언제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리어왕이라는 공연을 보고나서였어요. 지금도 공연을 보면 되게 떨려요. 그런 것들을 보고 배우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무대 위에서 배우가 연기를 할 때 내가 그 느낌을 다 받고 같이 호흡을 하게 되잖아요.

숨소리도 들리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가 관객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무대 위에 선 배우로서 관객들의 눈을 보고 같이 호흡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근데 처음에는 배우라는 지칭 보다 그냥 저 위에서 호흡을 하고 싶다, 그 생각이 다였던 것 같아요. 그게 나중에 배우라는 거를 알고, 그러면서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열정이나 욕심을 갖게 된 거고요.

다시 방송 영화 말고 무대 공연을 하고 싶은 생각은.
지금도 그런 욕심은 되게 많아요. <연인>이라는 드라마를 찍을 때도 창작뮤지컬이나 공연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았고 또 계속 연습을 했었으니까.

공연 보면 배우들이 굉장히 달라 보여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때랑.
배우들이 매체에 따라 연기적인 부분에 차이가 있어요. 어쩌면 연극적인 무대에서 그게 더 편할 수도 있고요.

빨리 하나 하세요. 인터뷰 하러가게.
네. 알겠습니다. 근데 공연하면 그냥 와서 편안하게 보고 가시면 되지, 뭘 거기까지 와서 인터뷰를 하려고 그러세요.(웃음)

그거 게... 아... 병이에요 병.(웃음)
아무튼 오래 전에 공채가 됐는데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일을 많이 겪었다고 들었어요. 그런 것들이 지금 김남길에게 어떤 걸로 남아 있는지.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남자배우들은 많은 부분을 경험해야 되요. 경험을 밑바탕으로 해서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걸 얻으니까. 직접 경험을 못했을 땐 책을 읽거나 상상을 끌어 와서 연기를 하는데 그런 것들이 경험을 토대로 한 거에 비해서는 못한 부분이 많죠. 그래서 지금은 내가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었다는 거 자체가 되게 고마워요. 하지만 내가 경험을 했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적나라하게 잘 나오는 건 아니에요. 시간이 지났으니까. 그런 경험을 했을 때 바로 그런 역할을 하면 정말 잘 나오겠죠. 근데 시간이라는 것 자체가 흐르면서 그 사이에 희로애락을 겪게 되거든요.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연기하는데 있어서 원천적인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도 좀 배고프더라도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 그런 것들을 많이 느껴야 한다고 믿고 있고.
어떤 인터뷰 기사를 봤더니 ‘선배들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비교되거나 포커스가 그들에게 많이 맞춰져도 그리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얘기 했더라고요. 그럼 그걸 역으로 바꿔서 지금은 갖고 있지 않아도 결국 배우 김남길로서 언젠가는 가질 수 있다고 확고히 믿는 것은 뭐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쌓이고 쌓이는 경험적인 부분이 그렇지 않을 까 싶어요. 선배들이 갖고 있는 것들 중에 내가 아직 갖지 못한 것들이 많아요. 물론 내가 갖고 있는 것들 중에 그 사람들이 못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요. 결과적으로 여러 경험을 통해서 쌓여지는 것들. 또 그로 인해서 파생되는 폭넓은 다양성. 그런 것들이 아직 부족하죠. 그리고 포커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내가 만약에 인지도를 생각했다면 지금처럼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역할 자체를 떠나서 각각의 배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얘기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모던보이> 언론시사회 때 신스케에 대한 질문에 ‘저는 이분들과 입장이 달라요. 분량을 말하는 게 아니라 신스케는 일본인이기 때문에.’ 라고 말을 했는데, 그 말에 조금 섭섭함 같은 게 묻어 있더라고요.
영화에서 단지 내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배제가 됐다는 게 좀 섭섭했던 거죠. 일본 인 역할이기 때문에 편집을 시켰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어요. 독도 문제 때문에 반일 감정이 안 좋아서.

정말요?
네. 나는 영화 안에서 일본인 신스케를 표현하기 위해서 정말 부단히 노력했거든요. 우리나라 사람이 생각하는 일본사람이 아니라 정말 일본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영화 안에서 느끼게 하기 위해서. 그런데 신스케가 일본사람이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안 좋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어요. 내가 표현한 일본사람은 다른 일본사람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영화에서 필요로 하는 일본인 역할에 대해서도 이렇게 제한을 둔다면 영화 자체에 대한 소재성이나 다양성이 발전적일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일본영화는 틀어주면서 우리나라 영화 안에서 일본 사람 역할은 안 된다는 것이.
속상했었어요. 그리고 속상한 거를 떠나서 그건 정말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제가 영화제 위원장님 모셔놓고도 얘기 할 수 있을 거 같아요.(웃음)

얘기가 잘 되길 바랄게요.(웃음) 영화 때문에 드라마 안한지 좀 됐잖아요. 계획 있어요?
아직은. 사실 드라마를 하다가 영화를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하는 게 살짝 두려워요. 우선은 대사를 못 외우겠고.(웃음)

그래요?

그리고 두 번째는, 드라마는 16부 20부 하면서 많은 걸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고 영화는 함축적인 의미를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근데 제 연기 톤이나 패턴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는 영화와 더 맞아요. 그래서 드라마가 좋은 게 있으면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마지막 질문. 앞으로 돌아가서 <미인도> 얘기를 다시 해볼게요. 이제 영화가 개봉을 하는데, 관객들이 어떤 점에 관심을 가지고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는지.
아까도 말했듯이 진심을 담은 사랑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보면서 나도 그랬을 때가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거나, 사랑을 하고 싶었는데 겁이 나서, 혹은 현실적인 부분이 두려워서 시작을 못했던 그런 사랑을 떠올려 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현재 본인이 갖고 있는 사랑의 가치관이 달라 진다기 보다는, 앞으로 하게 될 사랑에 대해서 ‘나에게 있어 진짜 사랑은 뭘까’ 라는 그런 물음을 한번쯤 스스로에게 던져 보셨으면 해요. 그러면 <미인도>가 영화를 본 관객 분들의 가슴에 더 많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2008년 11월 24일 월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2008년 11월 24일 월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총 22명 참여)
k87kmkyr
모르겟어요   
2010-05-17 16:00
kisemo
기대   
2010-04-23 16:50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7 17:34
stellar1008
ㅎㅎ몬가 기분 좋네요^^   
2009-08-17 02:01
mckkw
강하게 생겼다   
2009-07-01 18:19
wnsdl3
핸드폰에서두 출연한 배우맞졍~?!   
2009-03-24 06:45
gurdl3
훈남이네요!   
2009-02-21 08:47
iamjo
오호   
2009-02-10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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