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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가 ‘이동휘’를 연기하며 건네는 응원과 격려! <메소드연기>
2026년 3월 25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지난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응급실에 누워 있으면서 ‘올 한 해는 참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개봉 시기를 전달받고 눈물이 날 정도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새해의 시작을 병원에서 외롭게 맞이했던 배우 이동휘가 기획 단계부터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 <메소드연기>로 드디어 관객 앞에 선다. 이 영화는 코믹한 외계인 캐릭터 ‘알계인’(알코올 중독 외계인)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배우 이동휘가, 코믹이 아닌 정극의 진지한 연기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배우 이동휘는 극 중 본명 그대로인 ‘이동휘’를 직접 연기하며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정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배우 윤경호와 김금순이 가세해 극의 깊이를 더하며 웃음 속에 뭉클함을 한 스푼 듬뿍 더했다. <메소드연기>를 통해 '하고 싶은 일'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낸 이동휘. “기약 없는 삶 속에서도 꾸준히 도전하는 모습 그 자체가 가치 있다”라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건넨다.

기획부터 참여한 작품이라 개봉의 의미가 남다르겠다. <메소드연기>가 세상에 나오게 된 소감은.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그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 여러 큰 도전 끝에 영화가 개봉하게 되어 감격스럽다. 연초에 부상을 당해 응급실 신세를 졌을 때만 해도 영화의 앞날이 불투명했었다. ‘올 한 해는 참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얼마 안 가 개봉 시기를 전달받고 눈물이 날 정도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기획과 시나리오 개발은 물론이고 제작에까지 참여했다. 제작과 배급, 개봉까지 그간 쌓아 온 네트워킹이 도움됐을 것 같다.
마동석 형이 직접 제작을 하며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고, 배우 개인의 명예보다 주변을 돕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깨달았다. 40대 이후부터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도전에 나서 보고 싶다는 계획이 생겼다. 그래서 용기 낼 수 있었다. 아등바등 힘들어하던 나를 보고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님이 지금의 배급사(㈜바이포엠스튜디오)를 소개해주셨고, 배급사 대표님이 영화를 본 뒤 약속을 지켜주셔서 큰 은혜를 입었다.

기획자와 배우, 두 역할을 소화하며 가장 신경 쓴 지점은 무엇인가.
이 이야기가 결코 어떤 한정된 직업과 한정된 사람들의 이야기만은 아니길 바랐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시선을 조금 바꿨던 것 같다. 또 단편 영화의 상상력, 생략과 비약은 매체 특성상 강점이기도 하지만, 장편화했을 때는 그 반대 지점을 쫓아야 대중 영화로서의 어떤 가치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배우로서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지점이 어딜지 고민했다. 주변 배우가 아닌 친구들을 보면, 회사 다니다가 사업이나 뭔가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할 때 주위에서 ‘아니, 다니던 회사 잘 다니지 왜 모험을 하려고 하느냐’는 말을 듣는 모습을 자주 봐 왔다. 비단 특정 직업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꿈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고, 이 영화가 그런 분들께 가닿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

배우 출신인 이기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감독과는 20년 지기 친구라고 들었다. 처음부터 (감독에게) 확신이 있었나.
배우 출신 감독님들은 대체로 배우가 그 캐릭터에 몰입하는 과정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이해력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배우의 감정이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차오르고 어디까지 기다려줘야 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화면에 옮겨야 하는지를 마치 본인이 정말 연기하고 있는 것처럼 장면에 녹여 주신다. 이기혁 감독은 이런 면에서 그간 함께했던 감독님 중에서도 가장 감사한 감독님이자 친구라 하겠다. 나에 대한 애정을 갖고 정말 최선을 다해 주셨다. 처음 제안을 받은 건 단편 <출국심사>였다. 너무 진지하고 열심히 준비해와서 당시 스케줄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모른 척하면 안 되겠더라. 이 친구의 꿈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받은 거다! 그 후 단편 <메소드연기>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또 장편으로 확장한 영화로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내가 막연하게 꿈꿔왔던 것들이 이 친구 덕분에도 이루어진 게 많아서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극 중 이동휘와 현실의 이동휘가 실제로 겹쳐 보이기도 한다. 영화 <극한직업>(2019)을 비롯해 그간 코미디에서 성공했고, 코믹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지 고착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비슷한 캐릭터를 자주 하는 것 같다는 인식에 대해 나 역시 잘 알고 있다. 이에 어떤 말이나 설명보다 배우로서 연기로 답을 드리는 게 의무이자 책임인 것 같다. 그래서 연극 무대를 계속하는 이유도 있다. 희곡을 통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려고 노력한다. 많은 분이 보지 않더라도 꾸준히 쌓아가다 보면, 10년, 20년 뒤에 ‘참 열심히 하는 배우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고여 있거나 게으른 상태에 머무르는 걸 경계하려고 한다. ‘연기라는 걸 이제 알 것 같다’는 순간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플레이어로서, 끊임없이 나 자신을 구렁텅이에 밀어 넣으려고 한다.

기자간담회 때 “두 번 다시 나를 연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 이유는. 실제 자신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장점도 단점도 있을 것 같다.
사실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지점이 있었다. 극 중 어머니의 건강 이슈가 내 실제 삶과 겹쳐 보이면서 두려움이 컸다. 그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는 것도 죄송스러웠고, 무엇보다 김금순 선배님이 실제 어머니와 많이 닮아서, 촬영하면서 어느 순간 심적으로도 굉장히 괴롭더라. 시사회에 어머니를 모시긴 했지만, 영화를 두 번 보기 힘들 정도였다. ‘나’를 연기한다는 게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로 집에 있을 때 극 중 ‘동휘’처럼 머리를 기르고 수염을 기른 채 보내는데 한편으로는 ‘이걸 관객들에게 보여드려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참 못났다 싶어서.(웃음) 영화를 보는 내내 식은땀이 날 정도였고, 스크린에 크게 비치는 내 얼굴을 보면서 ‘이게 맞는 걸까’ 하는 고민도 계속 들더라.

캐릭터로서 극 중 ‘이동휘’와 실제 ‘이동휘’의 닮은 점과 차이점은 뭘까. (웃음) 또 ‘이동휘’를 구축하면서 중점을 둔 방향은.
가장 나다웠던 순간은 어머니와 함께하는 장면이었다. ‘집에 있는 모습 그대로 하면 어떡하냐’고 하실 정도로, 어머니에게 무뚝뚝하고 다정하지 못한 아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그래서 오히려 민망하고 죄송한 마음이 컸다. 코미디적인 접근에서는 <극한직업> 때의 방식을 일부 참고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인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리액션에서 오는 재미를 고민했던 것 같다. 다만 이번에는 이전과 다르게 최대한 ‘이동휘로서’의 모습을 담백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극 중 짜증을 내는 장면들 역시 집 안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모습이라고 봤다. 오랫동안 함께 일하다 보면 서로 가족 같은 관계가 되는데, 그 안에서 투정 부리고 응석 부리는 인물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다만 영화를 완성된 상태로 보고 나서는 아쉬움도 느꼈다. 감정의 밸런스를 더 정교하게 잡을 수 있었는데 싶더라.

디카프리오 모자라든지 본인의 물건을 직접 사용했다고. 또 특별 출연한 박지환, 현봉식과의 에피소드도 궁금하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3년 전 촬영 당시 쓰던 옷과 소품들이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2021)의 포스터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보면 소소한 재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디카프리오 모자는… 개인적으로 진짜 행복한 배우가 누굴까 고민해보니 디카프리오는 정말 행복할 것 같더라. 자기가 함께하고 싶은 배우와 제작진, 시나리오 그리고 개봉까지 이런 부분에서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다. 이런 부러운 마음을 담아 봤다.

극 중 ‘최우식’으로 특별 출연한 현봉식 선배에게는 맡아 주실 역할이 ‘최우식’이라고 하니 그때부터 좀 어이없어 하셨다.(웃음) 일단 최우식 배우에게도 이름을 빌려 쓸 수 있냐고 하니 흔쾌히 너른 마음으로 수락해 줘서 신나서 선배한테 대본을 들고 갔던 기억이 난다. 박지환 선배님은 <메소드연기>의 취지와 방향성에 많이 공감하면서 큰 힘을 실어 주셨다. 오프닝 격인 ‘탤런트 쇼’ 신을 찍고 진짜로 몸살에 걸려 누울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쓰고 가셨다. 진짜 평생 갚아야 할 빚을 졌다.

‘알계인’ 분장을 하고 유병재 유튜브인 ‘웃으면 안 되는 생일파티’에 참석하기도 하고, 이번엔 흥행 공약으로 ‘알계인 분장하고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내거는 등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내가 INFP라 캐릭터 분장을 하고 홍보하는 게 정말 난감했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시도했다. 유병재 씨한테는 미리 말을 안 하고 나갔는데, 나중에 사정을 털어놓으니 흔쾌히 이해해주더라. 당시는 배급사도 정해지지 않았을 때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변우석 씨 생일파티까지 그 복장으로 갔다. 알계인 캐릭터는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2003)의 스티브 카렐 연기를 참고하기도 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아이(I) 성향인 나를 구렁텅이에 밀어 넣는 신선한 공약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나온 얘기다. 분장하고 돌아다니면 쳐다보는 시선이 참 어렵겠지만,(웃음) 다만 집에서 고양이도 돌봐야 하니 출퇴근만이라도 내 모습으로 할 수 있게라는 전제 조건을 걸고 싶다.

내향적인 성향(I)으로 부대낌이 많은 업계에서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웃음)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용기를 얻었다. ‘I’ 성향을 가진 분들이 생각보다 많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E’처럼 행동해야 하는 순간들도 많다는 걸 느꼈다.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 그래서 특별한 문제로 보기보다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게 됐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유난스럽게 힘들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 싶더라.

<메소드연기>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배우로서의 명성과 성취에 더 집중했다면, 지금은 가족들이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그래서 ‘효자’가 될 계획이다.(웃음) 실제로도 많이 바뀌었다. 2년 전부터는 의식적으로 다정한 아들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하루 일과를 공유하거나 매일 통화를 하는 등 부모님께 표현하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일종의 ‘메소드 연기’일 수 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변화다. 부모님의 연세와 건강을 생각하면 더 늦기 전에 표현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지금은 작정하고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그간 해온 역할 중 가장 만족스러운 캐릭터를 꼽는다면.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하나를 꼽으라면 부모님이 특히 좋아하시는 <응답하라 1988>(2015)의 ‘동룡’이다. 많은 분께 위로를 주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친구, 곁에서 편안함을 주는 인물로 사랑받았던 캐릭터다. 어머니가 유독 좋아하시는 역할이라 그만큼은 나도 마음껏 애정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다.

연기에서 연출의 길로 방향을 튼 이기혁 감독 같은 큰 도전이나 변화가 당신에게도 있을까.
돌이켜보면 계속 도전의 연속이었다.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 잘되지 않을 거라는 시선이 많았고 저 역시 ‘과연 될까’라는 막연한 불안이 있었다. 그럼에도 청개구리 같은 기질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부딪혔다. 프로필을 돌리며 한 단계씩, 조금씩 증명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의 ‘증명’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큰 성과라기보다는 스스로에게 ‘너도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일이었다. 그 작은 확신들이 쌓이면서 지금의 나를 버티게 해주는 토대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길을 돌아보면 나는 참 기적 같은 순간을 많이 경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동휘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은 무엇일까.
가장 큰 동력은 가족이다. 부모님께서 TV나 영화를 통해 내 모습을 보실 때 가장 좋아하신다. 그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또 하나는 ‘기적’이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작은 기적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한다. 영화뿐 아니라 우리의 삶도 사실 기약이 없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향해 ‘나는 여기 있다’고 말하고, 계속해서 무언가에 도전하는 그 과정 자체가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다. <메소드연기>를 보는 분들도 ‘나만 혼자가 아니었구나’라는 용기를 조금이라도 얻으셨으면 좋겠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서로 공유하고 응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이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소속사 컴퍼니온의 대표인 배우 이제훈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웃음)
사실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나를 거의 아들처럼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웃음) 부모님의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고 개봉을 앞둔 지금도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대표로서 큰 책임감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본인도 배우이지만 소속 배우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아껴주는 그 마음에서 큰 배움을 얻었다. 제훈 형을 보면서 나 역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런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제공.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2026년 3월 25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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