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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장으로, 지금 이 순간 너무 소중’ 편보승 배우
2024년 6월 21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한 번 떠났다가 다시 온 지금이 너무 소중해요” 개그맨, 연기자, MC 등 다방면으로 활약해 온 배우 편보승. 7년 만에 상처받고 떠났던 연기 현장으로 복귀한 요즘 하루하루 감사한 나날의 연속이다. 작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맡아, 액팅코칭하며 레벨업 한 연기력으로 찰떡 같이 소화해 인정과 칭찬을 끊이지 않고 받기 때문이다. 연기 2막을 시작한 편보승 배우를 만났다. 주변에서 보내는 신뢰감과 소속사에 대한 자부심이 더해져 너무 행복한 요즘이란다.

드라마 <태왕사신기>(2007)로 데뷔 후 독립영화, 상업영화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다가 공백이 꽤 컸는데 근황을 전한다면.
얼마전 tvN 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주연: 고수.권유리)의 막바지 촬영을 마쳤다. 형사 역인데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후반부에는 잠깐이나마 임팩트 있게 나오기도 한다. 마침 극에서도 ‘편 형사’다. 장애인 농구를 다룬 영화 <위 원>(연출: 고은기)에서는 KBA(대한농구협회) 소속 실제 해설위원과 캐스터 역으로 호흡을 맞췄고, 크랭크업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우)지원 형님도 레전드로 잠시 출연한다. 숏폼 <초고속 결혼후 열애중>에서는 강약약강의 이사 역을 맡았다. 무엇보다 복귀 후 맡은 캐릭터가 모두 달라서 너무 좋다.

연기를 쉬면서 무슨 일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내 멘탈이 약했던 거 같지만, 당시 상처를 많이 받아서 연기를 접기로 마음먹고 찾은 길이 액팅코치였다. 배우 아카데미 규모가 커지면서 운영에도 참여했고, 대덕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다시 연기를 재개한 건 지난해 ENA 드라마 <딜리버리맨>에 출연하면서 부터다. 귀신을 태우는 택시 기사가 그들의 사연을 듣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야기인데, 귀신 택시 말고 다른 택시의 진상 손님으로, 패륜 멘트를 찰지게 날렸다. (웃음)

복귀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있을까.
액팅코치로 전문성이 높아지면서 어느 순간 ‘가르치는 것’에 한에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는 경지에 올랐더라.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내가 늘 하는 말이 있었다. 지금 배우에게는 어마어마한 아이템이 저절로 장착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OTT 플랫폼과 세계 2위 대중 문화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 이렇게 좋은 환경이 있을 수 있을까!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100여 개가 넘는 나라에 동시에 공개되니, 굳이 해외에 나가 작품을 찍지 않아도 또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글로벌 팬과 만날 수 있는 것 아닌가. 전 세계가 활동 무대가 됐다고 특히 20대 초 학생들에게 강조해 왔는데, 문득 ‘그럼 나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 예전에 받았던 상처도 이미 아물었고, 현장이 그리워 방법을 찾던 중 운이 좋게도 지금의 소속사(블랙홀맨 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이 닿았다. 지금은 같은 회사인 우지원, 김정태 선배 등과 같이 MT도 가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오랜만의 현장이라 감회가 남달랐겠다.
정말 그랬다. 공백기 때문에 많이 긴장했었다. 한데, 현장에 가니 감독님의 디렉션이나 운영 시스템, 스탭들 동선, 붐 마이크 움직임까지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 눈에 다 들어오더라. 거기다 지난 8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하루에도 수십 번 시범을 보인 구력이 쌓였는지, 생각보다 하나도 안 떨렸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데뷔작 <태왕사신기>가 떠오르더라. 그때는 연극톤이라고 엄청 혼났는데, 이번에는 주변에서 ‘인지도 없는 배우 같은데 뭐지, 왜 잘하지’ 하며 칭찬하는 거다. 조명팀 막내가 대학교 후배라고 와서 인사하기도 하고. (웃음)

연극과 뮤지컬 등 무대 경험이 많다고. 그래서 <태왕사신기>때 연극톤이라고 혼났나 보다. (웃음)
고3때부터 연기를 배웠다. 감사하게도 어머니가 하고 싶으면 하라고, KBS에서 극단원을 모집하니 한번 가보라고 하시는 거다. 당시 다니던 학교가 두발 자율이 아니었는데 KBS에서 허가증을 받아서 머리를 길러 공연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고 순수했다! 시작은 2003년 개그맨이었다. 당시 ‘유머1번지’ PD님이 당신이 은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신인을 키우고 싶다고 ‘KBS 도전 60초’라는 오디션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거든. 그 당시 인기있던 아이스맨을 따라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성대모사를 했는데, 꽤 그럴듯했는지 2등을 차지했다.

개그맨이 먼저였군!
그 당시엔 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세윤 형, 상민, 유미, 블랑카 형까지 모두 친하게 지냈다. 같은 팀으로 아이디어 내고 꽁트 짜고 했는데 그때 멤버들이 끝까지 코미디를 놓지 않고, 모두 다 잘 돼서 너무 좋다. 나는 연기하겠다고, 중간에 그만뒀거든. (웃음) 군대 가서는 전직 개그맨이라는 이유로 공연 MC 보직을 맡아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여러 부대를 다녔었다. 전역 후에도 각종 무대, 공연의 사회자를 섭렵해서 당시 자격증까지 얻기도. 고대했던 데뷔작 <태왕사신기>로 충격 받은 후에는, 무대와 영상 연기에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닫고 경험을 쌓기 위해 가능한 한 단편 영화, 독립 영화를 정말 많이 찍었다. 대중에 공개된 작품은 드물지만, 계속하니 상업영화 출연 기회로 이어지더라. 한 번은 백혈병 환자 역을 맡아 두 달 동안 17kg을 감량한 적도 있다. 그때는 정말 독립영화, 상업영화를 구분하지 않고 배역이 크든 작든 최선을 다해 임했던 것 같다. 그만큼 열정이 커서였을 거다.

과거로 돌아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배우의 꿈만 가졌던 보승아! 열심히 했지만, 쉽지 않았지? 그래도 너 정도면 운이 좋은 편이야. 상처받더라도 연기를 멈추지 말고 계속 해”라고 다독일 것 같다.

▲숏폼 <초고속 결혼 후 연애> 촬영 현장. 대학로에서 2년간 공연한 연극 <놈놈놈> (사랑했던 놈, 사랑하는 놈, 상관없는 놈) 시절부터 배우를 지켜봤던 팬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기 재개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사진출처_편보승)



사진제공. 블랙홀맨엔터테인먼트

2024년 6월 21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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