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난닝구 휘날리며 돌아온 <다이하드4.0> 브루스 윌리스!
2007년 7월 9일 월요일 | 유지이 기자 이메일


평범한 사람임을 자처하는 액션 시리즈의 주인공은, 이웃사촌으로 좋은 사람은 아니다. 제임스 본드 쯤 되는 영국 첩보원이나 스파이더맨 쯤 되는 수퍼 히어로는 지구를 뒤집을 만큼 위험한 사건을 처리하거나 목숨을 노리는 비열한 악당을 만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이지만, 단순히 평범한 학생이나 형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아니, 경찰이라는 직업이라면 위험한 일이 주변에서 벌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인질극에 두 번이나 연루되어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인질극을 해결하는 와중에 죽은 테러범의 형제가 복수를 자처하며 도심지에 폭탄을 설치하는 일이 벌어지는 형사라면 이건 보통 위험한 이웃이 아닌 셈이다. 더욱 무서운 점은, 올 여름 이 형사가 네번째 커다란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늙어서까지 죽을 고생을 하며 사건을 해결해야하는 형사라니.

평생 한 번 겪고 살아나기도 힘든 사건을 연달아 죽을 고생을 하며 해결하는 형사가 있다면, 그는 커다란 사건을 몰고 다니는 인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엄청난 용기와 행동력을 갖추었지만 평범한 가장이자 직업 경찰인 존 맥클레인이 바로 그런 인물. 뉴욕 경찰인 존 맥클레인은 1988년 〈다이하드〉에서 크리스마스에 일본계 전자회사에서 일하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찾아 갔다가 아내가 일하는 빌딩이 테러범들에게 인질로 붙잡혔다는 것을 알게된다. 사태 파악이 늦은 로스앤젤레스 경찰과 기계처럼 정교한 테러범 사이에서 존 맥클레인이 자기 관할 구역까지 벗어나 선택한 행동은, 일인 대테러 작전. 주 목적은 물론 인질에 포함된 아내를 구출하는 것이었지만,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경찰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동원할 것을 대비해 철저한 대책을 세워놓았던 테러범들이었지만 깡 좋게 밀어붙이는 경찰 하나는 계획에 없었던 것.

이 년이 지난 1990년 〈다이하드2〉에서 존 맥클레인은 "지난 번에도 이런 일을 겪었던 것 같다"라고 투덜거리며 워싱턴에 있는 공항을 뛰어다닌다. 남미의 한 독재자가 타고 있는 여객기와 관련해 또 다시 아내가 타고 있는 여객기가 도착하는 공항에서 인질극이 발생한 것. 맥클레인의 말대로 이미 한 번 비슷한 경험을 겪었지만, 죽을만큼 고생하며 인질극을 홀로 해결하기란 역시 힘든 일이다. 빌딩에서 홀로 대테러 작전을 펼친 존 맥클레인이 홀로 중얼거리는 데자뷰만큼이나 관객 역시 공항에서 대테러 작전을 펼치는 존 맥클레인을 지난 번에도 본 것처럼 지켜봤다. 다른 것이 있다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은 "지난 번과 같은 것을 기대"하며 왔다는 것.

가벼운 대신 가까운 영웅, 브루스 윌리스
 <블루문 특급〉시절의 브루스 윌리스 (1985)
<블루문 특급〉시절의 브루스 윌리스 (1985)

스타는 때로 개별 영화보다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하며, 특별한 캐릭터는 스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텔레비젼 드라마 블루문 특급으로 알려진 유명세를 몰아 출연한 〈다이하드〉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배우 브루스 윌리스는 곧 스타가 되었다. 돌이켜 보건데 80년대를 대표하는 헐리웃 액션 영화 중에 하나였던 〈다이하드〉는 개성 강한 캐릭터 존 맥클레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면서 독보적인 시리즈로 발돋음할 수 있었다. 스티브 맥퀸 시대 이후로 도심을 무대로 한 총격전과 고전적인 스턴트가 가장 풍성하게 헐리웃 주류를 장악했던 시대가 80년대다.

존 프랑켄하이머, 월터 힐같은 액션 영화의 명장들이 승승장구를 거듭했고 〈다이하드〉를 만든 존 맥티어넌은 80년대의 빌리 와일더같은 취급을 받던 때다. 정점에 이른 장르 액션 영화가 조금씩 차이를 두며 다른 영역을 찾아가던 중에 〈다이하드〉는 대규모 인질극을 소재로 가지고 왔다. 전통적인 방식이었다면 육체적으로 강력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골수 액션배우에게 원맨 처리를 맡겼을 소재다. 성공적으로 시리즈를 쌓아가던 람보가 그랬고, 당시의 실베스터 스텔론은 누구나 납득할 만한 육체적 강력함을 구축하고 있었다. 만일 그보다도 십년전 쯤의 방식을 따랐다면 스티브 맥퀸같은 프로냄새 물씬 나는 배우가 맡아야 했을 역할이다. 혼자 일을 맡겨도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같은 초인적인 인간형.

그런데 〈다이하드〉는 다른 방식으로 이전 액션 영화와 차별을 두고자 했다. 대형 인질극에 맞서는 인물을 상대적으로 평범한 남자로 그려보자는 것. 잘 나가는 아내를 만나러 찾아온 평범한 형사. 희망을 잃지 않고 능력도 있지만 죽도록 고생할 만큼의 여유만 있는 평범한 남자. 그러니 존 맥클레인 형사 역에 들어맞는 배우로 당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액션 스타를 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존 맥클레인은 람보처럼 완전하게 강하거나, 더티 해리처럼 인정사정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다.
 〈다이하드〉시절의 브루스 윌리스
〈다이하드〉시절의 브루스 윌리스

가벼운 탐정물이었던 〈블루문 특급〉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맡았던 배역은 탐정 사무소의 남성 파트너. 특정 사건을 수사하는 남녀 파트너라는 구도는 〈부부탐정〉과 같은 이전 인기 시리즈나 영국 TV시리즈의 독특한 히트작이었던 〈어벤져〉, (역시 피어스 브로스넌을 스타덤에 올렸던) 인기 시리즈 〈레밍턴 스틸〉, 90년대 후반 최고의 인기작 중 하나였던 〈X파일〉 등에서도 유명했던 스타일이지만 브루스 윌리스의 배역은 그보다는 경쾌하고 재치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보다 평범한 남성 이미지의 존 맥클레인 역으로 브루스 윌리스를 물망에 올랐던 것은 〈블루문 특급〉의 인기와 그 속의 캐릭터를 떼어 놓고서는 연결이 되질 않는다.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히트 이후 제니퍼 애니스톤이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이 대부분 〈프렌즈〉에서 맡았던 캐릭터의 연장에 가까웠던 것처럼,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 출연 역시 비슷한 성격에서 기획되었던 것이다.

특정한 캐릭터 스타일에 이미지가 굳어버린 스타가 그에서 벗어나기는 쉽지가 않다. 배우는 연기하는 배역을 바꿀 수 있지만, 스타가 기반이 되는 캐릭터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주변 조건을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훨씬 높은 비용을 출연료를 각오하고 스타를 캐스팅하는 것은, 그 스타가 배우로서 다른 배우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연기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스타의 인지도가 영화의 홍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스타가 특정 스타일의 캐릭터에 매우 잘 맞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제작자는 스타를 캐스팅하게 되고, 스타는 자신이 집중적으로 맡는 스타일의 배역이 생겨난다. 이런 순환은 때로 선순환이 되기도 하고, 악순환이 되기도 하지만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연기 변신을 하려는 스타는 때로 본전도 건지지 못할 위험을 부담해야만 하고, 달콤했던 스타의 자리를 잃어버릴 각오를 해야할 지도 모른다.

존 맥클레인의 성공적인 두 번의 대테러전 이후, 브루스 윌리스가 그랬다. 삶에 찌들고 힘겹게 하루를 살아가는 가장이지만,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을 위해 죽을 고생을 하는 액션 스타. 한동안 브루스 윌리스는 그런 배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몇 작품은 평가절하된 부분도 있지만, 두 편의 〈다이하드〉 이후 스타 배역의 순환은 브루스 윌리스에게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비슷한 배역을 채용한 〈허드슨 호크〉〈마지막 보이스카웃〉이 흥행에 실패하며, 브루스 윌리스마저 침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근육만큼 영웅성을 안고서, 실베스타 스탤론
 <록키〉시절의 실베스타 스탤론 (1976)
<록키〉시절의 실베스타 스탤론 (1976)

최신작 〈록키 발보아〉로 돌아온 실베스타 스탤론은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록키〉로 흥행과 비평에 성공한 후, 밑바닥 인생을 단숨에 청산하고 헐리웃 주류로 올라온 대표적인 아메리칸 드림의 사례로 유명하다. 두번째 스탤론의 영화 역시 사회 주변인에서 자신의 능력으로 위치를 증명하는 〈람보〉였고, 이 영화의 성공으로 실베스타 스탤론은 80년대 헐리웃을 대표하는 액션 스타로 등극한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스탤론의 캐릭터가 (첫번째) 〈록키〉와 〈람보〉같은 콤플렉스 투성이 주변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편 뿐인 독립작품이라면 서른이 다 되어 퇴물 직전인 이탈리아계 복서가 인생을 걸고 타이틀전에 나서는 〈록키〉나 월남전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않은 특수부대원이 차별이 심한 사회에 대해 분노를 폭발하는 〈람보〉가 가능하겠지만, 시리즈로 계속되기엔 지나치게 자기 소모적인 캐릭터라 두번째 편을 지나지 못해 자멸할 것이 뻔하고 이야기를 연속할 수 없는 인물이 된다. 두번째 편이 지나며 미국을 대표하는 헤비급 복서로 거듭난 〈록키2〉나 월남전 시절의 특수전 능력을 재활용하는 전사로 거듭나는 〈람보2〉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 콤플렉스는 사라지고, 자신의 강력한 능력을 자각하며 영웅 홀로 힘겨운 사건을 해결하는 실베스타 스탤론의 캐릭터는 사실상 〈람보2〉이후에 완성된 것이다.

스타의 변신은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오래 스타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미지에 안주하면 10년이 지나지 못해 사라지게 된다. 스타를 지배하고 있는 이미지란 유행의 산물이고, 유행은 긴 시간을 지키는 전통과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루스 윌리스가 존 맥클레인의 반복으로 80년대를 마감한 것처럼, 실베스타 스탤론 역시 〈람보2〉를 반복하며 서서히 80년대를 마감했다.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끈 (그래서 아직까지 4편을 기획하게 한) 〈람보3〉의 성공도 있었고 〈코브라〉같은 아슬아슬한 작품으로 이미지를 활용했지만 80년대가 접힐 때쯤 스탤론의 스타성도 함께 사그라 들었다. 코미디 영화 〈트윈스〉를 통해 캐릭터의 다양성을 높인 라이벌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성공을 보며 스탤론 역시 〈오스카〉〈탱고와 캐쉬〉같은 변형된 코미디를 도입했지만 지나버린 유행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장수하려면 감독도 해라!

강렬한 이미지로 살아남은 스타가 항상 짧은 유행 후에 저문 것은 아니다. 유행은 짧지만 관리할 수 있다면 스타로서의 수명은 충분히 늘어날 수 있다. 영화배우는 아니지만 그만큼이나 유행주기가 짧은 미국 팝계에서 마돈나는 20년이 넘게 넘버원을 지키고 있다. 지속적인 트렌드 읽기와 자기 변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헐리웃에서라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멜 깁슨 같은 경우가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가 되겠다.

지속적으로 살아 남을 수 있는 이미지로 스타덤에 올랐던 톰 행크스나 더스틴 호프먼 같은 배역에 개성을 맞추는 배우나 독특한 개인적 아우라가 배역에 영향을 주는 로버트 드 니로 같은 성격파 배우가 아니라면, 주류 영화계에서 한 스타일의 유행을 10년 이상 지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니라면 조니 뎁이나 니콜 키드먼처럼 유행에 훨씬 덜 민감한 독립영화에서 경력을 쌓아 이미지에 종속되지 않는 스타가 되는 길 정도다.
 〈더티 해리〉(1976)
〈더티 해리〉(1976)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황야의 무법자〉로 시작하는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스타가 되어서 하드보일드 형사물 〈더티 해리〉시리즈로 명성을 쌓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황야의 무법자〉〈석양의 건맨〉으로 이어지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작품이 더 유명하지만, 미국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명성은 돈 시겔 감독의 〈더티 해리〉 시리즈가 훨씬 높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찍을 당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상대역이었던 메릴 스트립이 “마치 더티 해리와 키스를 하는 것 같아 감정을 잡기 힘들었다”며 농담을 한 인터뷰에서도 미국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얼마나 〈더티 해리〉와 연결되어 있었는지 보여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변화는 감독으로 변신하며 나타났다.

감독으로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용서 받지 못한 자〉를 거쳐 작가로 발돋음 했고 〈미스틱 리버〉〈밀리언 달러 베이비〉〈아버지의 깃발〉〈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로 이어진 필모그래피에 이르러서는 헐리웃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거장이 되었다. 배우로 출연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도 세월의 깊이가 깊게 새겨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주름진 얼굴을 보고 더 이상 악질 범죄자보다 더 법에 대해 초연하며 한 손으로 ‘손대포’ 45구경 매그넘을 휘두르던 〈더티 해리〉를 연관시키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오랜 인연으로 2007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특별상 수상 소개를 위해 단상에 나온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침착하고 지적인 모습에서는 묵직한 풍모가 느껴진다.
 〈매드맥스 2: 로드 워리어〉시절의 멜 깁슨(1981)
〈매드맥스 2: 로드 워리어〉시절의 멜 깁슨(1981)

호주에서 1979년 〈매드맥스〉의 성공을 타고 헐리웃에 진출한 멜 깁슨도 마찬가지다. 첫번째 편을 호주에서 완성한 〈매드맥스〉와 헐리웃에서 만든 〈매드맥스2: 로드워리어〉의 호평과 흥행 성공은 섹시한 호주산 남성 스타로 멜 깁슨을 안착시켰다. 작품 내에서 멜 깁슨이 맡은 ‘미친(매드) 맥스’는 세기말 기름이 부족한 황폐한 세계를 돌아다니며 폭주족에 가까운 악당들과 싸우는 인물. 첫번째 〈매드맥스〉에서 밝히는 이 독특한 영웅의 탄생은 지극히 허무주의적이다. 원래 황야의 폭주족을 처단하는데 빼어난 실력을 가졌던 경찰 맥스가 초법적인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드보일드한 처단자로 변하는 이유는 바로 폭주족이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살해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숨을 신경쓰지 않고 복수를 하는 맥스는 속편 〈매드맥스〉 이후에 매우 냉소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캐릭터로 변하게 된다.

깨끗한 도덕관이나 명확한 정의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 섹시한 캐릭터는 헐리웃에 도착한 멜 깁슨을 하나의 이미지로 수렴했고, 헐리웃에서 찍은 1987년 〈리셀웨폰〉이 성공하며 이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역시 80년대의 대표적인 버디 액션영화로 이름을 날린 〈리셀웨폰〉에서 멜 깁슨이 맡은 역할은 전쟁에서 유능한 군인이었으나 황폐한 정신 상태를 가진 상태로 경찰에 입문한 릭스. 파트너로 침착하고 다정한 성격의 머터프 형사가 결정된 이유 역시, 실력에 비해 불안한 정신 상태를 지닌 릭스에게 가장 알맞은 짝이라고 서장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건을 터프한 방식으로 해결하지만 쉽게 흥분하고 자신의 몸조차 돌보지 않는 불안한 릭스의 캐릭터에서 〈매드맥스〉를 떠올리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으리라.

멜 깁슨 역시 한동안 〈매드맥스〉와 〈리셀웨폰〉의 연장선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매드맥스〉는 ‘미친’ 맥스가 아이들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점차 인성이 안정되어갔고 〈리셀웨폰〉은 릭스가 짝을 만나며 가정을 꾸리며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 것으로 3편을 마무리했다. (심지어 〈리셀웨폰4〉는 아이까지 가지게 된다) 한 시대를 〈전선 위의 참새〉〈데낄라 선라이즈〉같은 영화를 거쳐 액션 스타로 살던 멜 깁슨이 본격적인 이미지 변신이 성공한 순간 역시 직접 감독과 제작을 맡고 주연으로 참여한 〈브레이브 하트〉가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대히트를 거둔 후. 급기야 배우로서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은 연출작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르면, 완성도 높은 문제작을 만드는 감독으로 가진 멜 깁슨의 아우라가 80년대말 섹시남의 대명사였던 〈매드맥스〉를 누른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영원한 스타

평생을 쫓아다닌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스타의 대명사로 흔히 꼽히는 인물이 바로 원조 제임스 본드, 숀 코너리다. 긴 무명 기간을 첫번째 공식 007 영화 〈007 살인번호〉로 일거에 뒤엎은 이 스코틀랜드 남자는, 초반 시리즈 6편의 주연을 맡으며 제임스 본드 그 자신이 된다. 정식 시리즈에 속하지 않지만 1983년 만들어진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에서도 쉰셋에 나이에 제임스 본드를 맡아 당시 서른살의 킴 베이싱어를 상대로 출연했을 정도다. 현역 최고령급 헐리웃 현역 배우 중 하나일 숀 코너리가 본드무비 이외에 출연한 영화도 엄청나게 많고, 그 중에는 영화적으로 훌륭하거나 널리 알려진 영화도 많다. 이를테면 숀 코너리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마니〉의 주연이었으며, 시드니 루멧의 〈앤더슨 테잎〉의 주연을 맡기도 했다. 명장 존 휴스턴의 〈내가 왕이로소이다〉나 마이클 크라이튼의 초창기 작품 〈대열차 강도〉의 주연이고 전설적인 SF영화 〈하이랜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걸어나오는 숀 코너리 뒤로 제임스 본드 배경음악이 깔리고, 제임스 본드의 연장선상에서 〈장미의 이름〉〈더 록〉같은 영화를 맡는 것을 보면 70이 넘는 노구를 지닌 이 스타는 평생 제임스 본드의 그림자 아래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때가 지나 1993년 실베스타 스탤론은 과거의 기억에 고통스러워하는 산악가를 연기하며 〈클리프행어〉를 찍었고, 다시 헐리웃의 스타로 돌아온다. 과거의 기억에서 괴로워하지만 위기 앞에서 움츠러지지 않는 게이브 워커 역은 완벽한 액션 스타에서 벗어난 스탤론의 90년대식 대답인 셈이다. 암흑의 시간으로 80년대를 보낸 브루스 윌리스는 퀀틴 타란티노의 1994년작 〈펄프 픽션〉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재평가 받는다. 그 후 영리하게도 작가적 성향의 영화 〈트웰브 몽키즈〉〈스토리 오브 어스〉와 강도 높은 액션 영화 〈재칼〉〈머큐리〉〈아마게돈〉 혹은 그 사이에 걸쳐 있는 의외의 작품 〈식스센스〉〈식스틴 블록〉〈씬 시티〉에 출연하며 경력을 관리한 브루스 윌리스를 오늘날 헐리웃 일급 스타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할 이유는 거의 없다.

브루스 윌리스의 90년대 이후 모습은 초창기 <다이하드〉와는 조금 다르다. 실베스타 스탤론이 인간미를 더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스타성을 개량했다면, 브루스 윌리스의 캐릭터는 좀 더 프로페셔널에 가까운 모습을 더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처음 요령없이 죽을 고생하던 형사가 〈머큐리의 비밀요원이나〈럭키 넘버 슬레븐>의 일급 킬러로 변한 것이다. 조금쯤 달라진 캐릭터는 〈다이하드4.0>의 존 맥클레인에게도 영향을 끼칠 모양이다. 프로페셔널하게 돌아온 열혈형사를 볼 기회는, 여름 열기와 함께 온다. 정확히 말하자면 7월 17일!

글_유지이 기자

22 )
topnmin
정말 멋진영화   
2007-07-14 15:06
egg0930
시사회로 이미봤어요..
스트레스 확실히 날립니다!!   
2007-07-13 14:11
ldk209
형님.. 반갑습니다....   
2007-07-10 21:10
RAMSON
다이하드 다시 보고싶다 ^^   
2007-07-09 21:13
lalf85
스타는 영원하다!!
그리고 <다이하드>도 영원하다!!   
2007-07-09 17:37
leesol
기사 잘 읽었습니다.   
2007-07-09 11:58
1 | 2 | 3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