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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신은 공평하다’는 진실을 입증해준 수작! | 2005년 2월 22일 화요일 | 이성 이메일


신은 공평하였다는 말에 대한 진실을, 사실상 그에게서 입증 받았을 뿐이다. 그것으로도 만족한다. 그저 분야에 관한 천재, 시대가 낳은 음악적 경지에 선 인물정도로 알려졌을 따름인 한 맹인 흑인 뮤지션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보다 인간다운 인간의 고찰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그리고 그가 친근해진다. 영화 '레이'의 엔딩 크레딧을 확인하고 난 뒤의 결론이다.

흑과 백의 인종차별이 유난히 심했던 미 남부에서 흑인으로 태어나 맹인으로 살다 간, 한 시대의 음악계에 커다란 획을 그어버린, 이젠 전설이 되어버린 현대 블루스의 대부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레이'는 그것을 다시 한번 재확인 시켜준다.

영화는 그를 그저 한 사람의 음악을 좋아하던 남자라 부르자고 한다. 인간 '레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감싸고 있다. 촌뜨기 흑인 맹인으로서의 성공기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그를 지배하고 있던 정신세계를 경외하는 맘으로만 해부하려 들지도 않고 신체장애를 불굴의 의지로 이겨낸 인간승리의 한 모습이라며 찬사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달콤한 슈크림과 독한 위스키의 절묘한 내음을 전할 따름이다. 흑인 하층민의 소년,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강인한 어머니를 가진 아이 레이였을 뿐이다.

멋모르고 동네 낡은 피아노를 눈썰미로 익히게 된 꼬마 레이에서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사실 영화는 일반적 전기형의 영화적 플롯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레이>에는 기왕의 그것들과 완전 포개지지 않는 미덕이 존재한다. 그가 맹인이거나 흑인이기에 고난스러웠던 점이 아닌 드러나지 않았던 정신적 아픔(가족)과 이유, 치유 과정 등을 쉼표를 찍어내는 느낌으로 교차해 예지시킨다. 그림자조차 느낄 수 없는 눈도, 그에 따른 주변적 좌절도 아닌, 가슴을 죄어오는 혹독한 어둠과 기억 속 충격으로 인한 자신을 향한 끝없는 질책에 힘겨워 해야만 하는 모습들이다.

또 하나는 뮤지션으로서 그만이 뿜어내는 독창적이며 특징적인 열정을 리드미컬하고, 현실성이 풍부한 영상과 음색으로 채색해 놓은 것이다. 거기에는 재즈와 블루스의 역사를 아우르는 풍미마저 곁들어져 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찰나의 쾌락의 아닌 심장을 적시는 ‘찡’한 그 무엇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전자에서는 연민과 안타까움의 뭉클함을, 후자에서는 감동과 환희의 심적 풍만함을 보는 이에게 전해준다. 대개의 전기 영화를 보면, 주인공의 인물성에 치중해 내재적 갈등묘사에 빠지거나, 성공담의 연대기순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반면 <레이>는 무엇보다 인간의 향취, 삶의 매력에 심취해 있다. 엉거주춤하게 주변 잡담에 머무는 그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길지 않은 두 시간 여의 러닝타임으로 60여년의 일대기를 그려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타 전기 영화와는 달리 뮤지션을 대상으로 한 영화는 강렬한 이야기와 더불어 음악의 듣는 즐거움까지 관장시켜 드러내야 한다. 바로 이런 점을 충분히 소화해낸 영화가 <레이>라면 어떻겠는가? 물론, 주인공보다 더욱 주인공답게 고뇌하고 그의 숨결마저 자신의 심장으로 가득 채운 듯 열연한 배우 제이미 폭스와 15년간의 오랜 준비와 기다림 속에 인내를 지속한 감독 '테일러 핵포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레이 찰스의 음악에 경외하던 마니아에게는 그의 숨겨진 음악세계 이전의 삶의 이면을, 스크린의 암묵적 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팬에게는 시촉각적 만족감을 영화 <레이>는 동시에 선사해주는 수작이다.

6 )
ejin4rang
 진짜 재미있었고 최고였고   
2008-10-10 09:44
callyoungsin
제이미 폭스의 열연으로 잘만들어진 작품   
2008-05-16 11:24
kyikyiyi
이런영화는 잘 안보게 되요   
2008-05-09 16:00
qsay11tem
비호감영화네요   
2007-11-23 13:09
kgbagency
이상하게 이 영화도 안봐진다는...   
2007-05-24 15:27
js7keien
유년기 상실의 아픔을 중독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천재적 뮤지션의 연대기,연기와 음악이 혼연일체가 된다   
2006-09-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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