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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집요한 사운드 오디세이 (오락성 6 작품성 8)
메모리아 | 2022년 12월 30일 금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배우: 틸다 스윈튼, 잔느 발라바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5분
개봉: 12월 29일

간단평
어느 고요한 새벽, 알 수 없는 ‘쿵’ 소리에 ‘제시카’(틸다 스윈튼)는 잠에서 깬다. 낯설기도 익숙하기도 한 이 소리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도, 혼자 있을 때도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나타나 ‘제시카’의 일상을 방해한다. 소리의 근원을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난 ‘제시카’는 잔잔히 흐르는 계곡과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로 가득한 숲 속에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르난’을 만난다.

다큐멘터리 <정오의 낯선 물체>(2000)를 시작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수상작 <열대병>(2004), 황금종려상 수상작 <엉클 분미>(2010) 등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이어온 태국 출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신작 <메모리아>는 ‘시네마틱 사운드 오디세이’를 표방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영화는 그간 위라세타쿤 감독의 작품에 자주 등장해온 태국의 정글이 아닌 낯선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이렇다 할 내용 없이 ‘제시카’가 소리의 근원을 추적하는 고요한 여정을 따라간다. 카메라는 콜롬비아의 도시 풍경과 자연, 그리고 사람들을 집요하게 잡는다. 이따금 영문 모를 ‘쿵’ 소리를 비롯해 재즈 합주, 바닷소리, 바람 소리 등 다양한 사운드가 지루할 정도로 느린 호흡과 긴 롱테이크로 구현된 정적을 깨뜨리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종식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콜롬비아 내전을 암시하는 이미지샷들도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다. 영화는 ‘제시카’가 자칭 ‘저장고’인 ‘에르난’을 만나고 난 뒤 급격한 전환을 맞는데, 장르를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이 반전은 감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곱씹게 만든다. 위라세타쿤 감독이 태국이 아닌 해외에서 할리우드 배우와 함께한 첫 장편 영화로 ‘제시카’ 역의 틸다 스윈튼이 기획에도 참여했다. 제74회 칸영화제(2021)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며 국내에선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2022년 12월 30일 금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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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 수상작 <열대병>, <엉클 분미>를 연출한 태국 출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신작, 필모 최초로 태국이 아닌 해외에서 할리우드 배우와 함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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