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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노력은 보인다. 하지만 더 로맨틱 했어야 했다.
달콤한 거짓말 | 2008년 12월 8일 월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 아니, 사실은 잃은 척 한 것이다. 왜..? 가해자가 10년을 오매불망 그리워했던 첫사랑이니까.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겨우~ 겨우, 있던 기억을 숨기며 그의 목덜미를 잡았어도 한 구석 마음이 편하지 않다. 집에 오지 못하는 자신을 걱정할 가족들이 안쓰러워서? 아니면 짤린 직장에서 다시 부르지는 않을까 해서? 아니다... 첫사랑 그 님이 거짓말 하는 여자를 싫어해서다.

애국가 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조기종영 전문인 참 몹쓸 작가 지호(박진희)는 태우면 사리가 한 바가지는 족히 나오고도 남을 연애 무경험자다. 거기다 말 한번 제대로 못 걸어본 고등학교 첫사랑 민우(이기우)의 사진을 지갑에 척~!하니 끼워놓고 다니니 신파도 그런 허접한 신파가 없다. 그러나 그녀는 그 와중에 복이라고 부모님이 안 계시는 자신과 남동생을 살뜰히 돌보는 소꿉친구 동식(조한선)이 있다. 하지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 듯, 친구는 친구일 뿐이다. 그런 놈이 지호가 온갖 기억 잃은 척을 다하며 민우의 가슴에 장작 다 깔고 불만 지피면 될 즈음 나타나, 기억을 찾아 주려 노력함과 동시에 기억을 아예 재구성 하려 한다. ‘너랑 나랑 사귀는 사이야’, ‘우리 사랑의 추억이 기억나지 않아?’ 말도 안 되는 소리에 가슴을 쳐대도 참을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지호는 민우 오빠와는 제대로 끝장이니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미 익숙해 진 것에서 새로움을 찾기는 팔순을 넘기신 어르신이 5명 이상 아이돌 그룹 멤버 이름 외우기보다 힘든 것일 수 있다. 기억으로 인지되고 잠식 돼버린 습성은 꽤 보수적 성향을 띄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호는 아주 멀찍한 곳에서 첫사랑의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는 민우를 설레임의 상대로 인지한다. 그리고 변함없이 언제나 자신의 곁에 있던 동식을 익숙한 공기 같은 존재로 여긴다. 설레임이나 공기나 모두 다 무색투명하지만, 설레임이란 특별한 감정은 가슴을 들쑤셔 놓고, 공기는 숨이 모자라 헐떡이기 전까지는 그 존재를 중요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니 당연히 지호는 민우에게로 마음의 고개를 돌리는 것이고, 늘 함께했던 기존의 남자는 허탈하게 그녀의 곁을 소심히 지키는 것 뿐이다.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은 이러한 교과서 같은 범주를 어떻게 요리하고 데코레이션 하느냐에 따라 기가 차게 말랑거리며 눈에서 하트가 뾱뾱 나오게도 하고, 때론 기가막히게 심심하게도 한다. 그러면 <달콤한 거짓말>은? 미안하고 무책임하게도 중간이다.

박진희는 극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 여인답게 고군분투했다. 기억상실을 비튼 기억상실인 척하는 여자의 능청스런 표정과 몸 개그로도 보이는 여타의 행동들을 왜 저렇게 오버하냐 소리 안 나올 만큼 수다스럽고 경쾌하게 표현해 주었으니까. 그리고 조금은 무거웠던 조한선은 파마까지 해가며 코믹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늘 상 반듯한 이기우는 이번에도 역시 반듯했다. 그렇게 다들 나름의 역할을 했는데 그저 중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코미디는 있으나 로맨틱 코미디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 마음을 살랑이게 하는 달콤함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보고나면 연애하고 싶어지는 마음. 나의 현실과 비교해가며 상대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로맨스적 기류가 감지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살짝 비틀었을 뿐 결말로 향하는 과정은 기존의 무수한 영화들과 다르지 않고, 인물의 심리가 소소하고 리얼하게 드러나지도 못했으며 그들 셋의 관계가 로맨틱해 가슴을 치게 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이것은 기존의 외국 로맨틱 코미디에서 감지되었던 이국적 공기의 흐름 대신,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배경이 바탕에 깔려 있어, 로맨틱하다기 보다는 현실적인 느낌이 먼저 다가와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 안에도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는 너무도 많이 있다. 단지 내가 하면 사랑이고 니가 하면 불륜이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일상적이고 평범한 사랑일지라도 코미디로 버무려 지지 않고 로맨틱으로 버무려 지는 이야기들이 충분히 있다는 말이다.

영화는 그들 세 사람의 관계에 더 집중했어야 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얻고, 한 사람의 마음을 외면하고, 결국은 사랑하는 그들의 얽히고설킨 마음에 더 집중하고, 그 안에 유쾌한 위트를 넣어 줬어야 했다. 하지만 <달콤한 거짓말>은 이런 것들의 부족으로 인해 ‘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다는 ‘코믹 연애 담’에 더 가까워 보인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신인 정정화 감독은 꽤 많은 노력들을 영화 안에 담았지만, 영화전체에서 뿜어져야 할 로맨틱함은 많은 부분 놓친 것 같다.

2008년 12월 8일 월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맞춤옷은 아니지만 꽤 잘 맞는 옷을 입은 박진희.
-완전 쌩뚱 맞은 데서 웃음 주는 영화 좋아하는 당신.
-근래의 한국 로맨틱 코미디와 비교하면 정말 많은 노력이 보임
-그저 편안히 보다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원하는 그대라면.
-워킹타이틀 표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옳지 않아.
-영화를 크리스마스와 엮던데... 이유를 모르겠네..
-뭔가 개성 넘치는 스토리를 기대하는 그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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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j1231
그냥.. 음 편하게 보기 좋았던 영화였어요 시사회 통해 봤는데 감동같은건 없지만 그래도 나름 유쾌했어요   
2008-12-10 02:57
power0ju
시사회 보고 왔답니다,.. 재밌긴했는데... 기대를 안하고 봐서 더 잼났던것 같아요... 특히 감독님이 좀 젊으셔서 살짝 놀랐다는... ^^;;   
2008-12-09 23:54
okane100
이거 재미날것 같은데 기대하고 있어요   
2008-12-09 22:24
hahahohoyou
코미디 좋아요~ 재미있어요!   
2008-12-09 09:07
justjpk
노력은 보이는데, 별로라는 건가?   
2008-12-09 01:08
ldk209
그러저럭 오락성은 좀 있네...   
2008-12-09 00:24
mvgirl
재미있었음...   
2008-12-08 23:07
bjmaximus
오락성이 괜찮네요.   
2008-12-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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