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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반가운 무대, 석연찮은 감동
브라보 마이라이프 | 2007년 9월 3일 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한번쯤은 하고 싶은 거 하며 살아본다고 말하면 사치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헌법 제 10조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은 이에 대한 법적 근거까지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정년을 앞둔 50대 샐러리맨 가장에게 이런 법적 근거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허한 허구에 불과하다. ‘어제 입사한 놈이 9년 회사 다닌 놈하고 직급이 같다는 게 말이 되’는 현실에서는 말이다.

어느 무대, 객석의 환호 속에서 밴드의 연주는 시작되고 무대 가운데 스틱을 잡은 조민혁(백윤식)은 신바람 나게 드럼을 연주한다. 그런데 점차 흥에 겨워가는 연주와 달리 객석은 난데없는 냉기가 돈다. 스틱을 잡은 조민혁의 손은 여전히 연주를 하고 있지만 당황한 눈빛이 역력하고 그 순간 연주보다도 더 큰 목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여보! 밥 먹고 출근해야죠!’ 근속 30년의 조부장, 허망한 꿈을 꾸었다.

<브라보 마이라이프>는 도입부의 꿈처럼 감개무량한 직장판타지다. 30대는 눈치코치로 버티고, 40대엔 알고도 모른 척, 50대엔 들어도 못 들은 척 그렇게 만년 부장, 과장 자리 지킬 수 있다고 스스로 말하는 <브라보 마이라이프>는 마치 삭막한 정글 같은 직장을 떠올리게 하지만 실상 영화에서 드러나는 그곳의 실상은 그리 어지럽지도 무겁지도 않다. 이는 낭만을 부각시키지만 동시에 현실을 망각시키는 영화적 태도와 맞물린다. 어떤 현실성에 대한 배치를 대사를 통해 꾀하는 듯 하지만 오히려 비현실적인 판타지에 손쉽게 동의한다. 이는 영화가 지향하는 최종적인 목적지, ‘갑근세 밴드’의 무대를 향한 일방적인 서포트 때문만은 아니다.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실상 적은 없어 보이는 그들의 직장은 겉으론 치열한 척하지만 실상 어딘가 긴장감이 결여된 모순을 동반하다. 이는 영화에서 내세우는 악역 캐릭터들이 제 직급에 걸맞지 않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덕분이며 마지막까지 정체성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덕분이다. 그래서 갈등 관계는 상투적이고 악역은 존재의 목적을 살리지 못하고 극 속에서 방황하다 종래엔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리고 만다.

<브라보 마이라이프>는 샐러리맨의 고단한 일상을 배경으로 삼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어떤 보편적인 표정을 보여주지 못한다. 또한 조민혁 이외의 캐릭터들은 개별적인 사연을 지니고 있는 듯하지만 영화는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 만약 그것이 영화의 중심인 조민혁의 개인적인 삶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면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영화는 종종 그 주변에 선 몇몇 인물들의 일상에 러닝타임을 할애하면서도 그들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도식적으로 소비한다. 이는 비슷한 소재를 취한 <즐거운 인생>과 비교하면 <브라보 마이라이프>가 지닌 두드러진 단점이기도 하다. 또한 밴드의 연주를 보여주는 측면에서도 어색함이 감지된다. 종래에 극적인 카타르시스로 승화돼야 할 밴드의 공연씬이 큰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정년을 앞둔 상사를 위해 부하 여직원과의 하루 데이트를 강요한다는 설정은 낭만으로 포장하기엔 지나친 구석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샐러리맨의 현장에서 중년의 비애만을 짊어진다.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의 갈등과 직장 내 스트레스는 결여되고 사무실의 풍경은 허망하게 단조롭다. 직장 상사의 너그러움 덕분이라고 해석하기엔 조민혁을 제외한 캐릭터의 비중과 완성도가 부실하다. 현실적인 고뇌를 간과한 채 직장의 사무실을 풍경처럼 소비한 <브라보 마이라이프>는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무대 위에 연출하지만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은 아무래도 그 무대 위의 판타지에 동의할만한 감정적 근거가 불충분한 덕분이다. 지나간 낭만을 위한 무대라고 하기엔 현실이 석연찮고, 물러가는 세대만을 위한 위안이라 점철되기엔 그 환경이 지녔을 법한 고뇌가 아쉽다. 연간 근로시간이 세계 최고라는 한국 직장인의 고뇌를 아버지에 대한 일방적인 낭만으로 간과하기엔 현실이 버겁지 아니한가. 중년의 남성을 위한 무대는 반갑지만, 그 무대에 마냥 환호를 보내기엔 망설여진다.

2007년 9월 3일 월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지긋지긋한 사무실의 일상에서 달아나고픈 그대의 판타지!
-중년 남성들을 위한 낭만을 무대에 세우다.
-코믹한 애드립 배우에서 간만에 벗어난 백윤식의 진중함이 돋보인다.
-열심히 일한 당신, 마냥 떠나라는 건가요?
-샐러리맨들의 현실적 고민은 느껴지지 않는다.
-연주음은 들리지만 연주는 생동감이 없다.
-캐릭터는 많아보이는데 실속이 없다.
27 )
eunjungta
나도 즐거운에 한표   
2007-09-14 14:16
ranalinjin
즐거운 인생에 한표더..   
2007-09-11 18:42
moviehong
저두 즐거운 인생 보려구요..   
2007-09-08 22:41
hhhh824
이거보느니 즐거운생본다   
2007-09-08 12:51
0000700
예고편만 봐도 알 수 잇겠습니다. 밑에분 처럼 웃음유발영화가 아니라 더 문제죠 ;

 '현실'을 다뤄야 할 부분에서조차 '판타지'가 가미되 잇으니

막상 진짜 판타지여야할 '무대위 판타지'가 시들해져버릴것 같더니.. 리뷰가 딱 그이야기네요.

그냥 집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나 한번 더 보는게 나을 것같네요. 와이키키브러다스는 한번 보면 일주일 맘에 걸리는 영화 -ㅠ- 젠장   
2007-09-06 20:55
theone777
어... 별로   
2007-09-06 00:41
hrqueen1
배우들에 대한 선입견일지 몰라도 감동보다는 웃음을 유발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2007-09-05 22:01
ldk209
백윤식 .. 가면 갈수록... 너무 식상....   
2007-09-0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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