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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평가! 용서와 화해의 숨통을 트다!
| 2007년 4월 2일 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김기덕의 열네 번째 상상’ <숨>. 전작 <시간>을 통해 작품과 무관한 외부적 논란이 불거졌던 김기덕 감독은 어느 새 또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해 내던진다.

김기덕은 한국 영화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그의 영화가 해외에서 수많은 수상 경력을 자랑하고 그의 이름이 해외에서 한국 영화의 최우선 자리에서 관심을 받는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김기덕의 영화는 한국에서 혐오로 인식되기도 하고 소외의 서러움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김기덕의 영화는 어딘가 친숙해지고 있다. <숨>은 김기덕의 이색적인 필모그래피였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논외로 한다면 그의 세계관에서 관객에게 가장 친밀해진 습성을 지닌 작품이 될 법하다

장진(장첸)은 언제 죽을지 모를 사형수임에도 자신의 목에 날카로운 물체를 쑤셔 박으며 죽음을 꾀한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여성, 연(지아)은 남편(하정우)의 외도를 알면서도 소통의 부재로 묵인하고 애증으로 심화시킨다. 그리고 장진의 곁에서 그에게 연모의 눈빛을 보내는 어린 죄수(강인형)는 그가 다른 여자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애증을 느낀다. 또 연의 남편은 사형수를 찾아가 그와 애틋한 눈빛을 교환하는 연을 목격하고 또 다른 애증을 표출한다. <숨>은 애증의 알레고리 안에서 맴도는 인물간의 소통이다. 그들의 관계는 급하게 내몰아치는 호흡의 맺고 끊음처럼 거칠고 투박하다. 애증의 대척점에 서 있는 연과 남편 그리고 장진과 어린 죄수는 무관한 평행의 관계도에서 연과 장진의 조우를 통해 하나의 수직관계도를 형성한다. 그리고 기이한 만남은 갈등의 거친 박동에서 용서로 나아가는 심폐소생술을 꾀한다.

<숨>은 김기덕 특유의 거친 호흡이 여전하면서도 한결 깊어진 숨결의 여유를 드러낸다. 감성의 비릿한 핏기가 가득하던 살기어린 눈빛과 파괴적 주먹질로 채워졌던 그의 세계관은 분명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내면의 정화를 거친 듯하다. <사마리아>부터 시작된 용서와 순화의 여정은 <빈 집><활><시간>을 통해 공간의 굴레와 관념의 속박, 그리고 시간의 경계에서 한차례씩 허물을 벗는 고행을 겪은 후, <숨>을 통해 그 무가지한 현실을 탈피한 성찰의 심호흡을 내뱉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후, 김기덕 영화가 그리던 세계의 조각을 기워 맞춘 <숨>은 <빈집>의 죽어있던 공간의 생기를, <활>의 무의미한 갈망의 무력을, <시간>의 지독한 감정의 순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만들어낸 윤회의 세계를 구현해낸다.

<숨>은 관계의 윤회설이자 애증으로 변모한 사랑의 복원도다. 끝없는 증오 뒤에 다시 찾아온 용서와 화해는 하얀 백설을 맞으며 눈싸움하는 가족의 웃음 안에서 구원의 낯빛으로 치환된다. 이는 마치 김기덕이 관객에게 내미는 화해의 요청처럼 느껴진다. 날것의 지독한 생명력으로 관객에게 자신의 영화를 심드렁하게 내던지던 김기덕 감독은 <숨>을 통해 관객에게 손을 내밀고 자신의 세계관을 한번쯤 둘러보길 권하는 것 같다. 치기어린 눈빛으로 갈등과 상처를 빚어내던 그의 세계가 구도적인 깊이의 성찰로 접어든 것은 외부적 현상과 무관할지라도 연관 짓고 싶은 욕망을 부른다. 더불어 <숨>은 김기덕 영화로써는 이색적인 발랄함을 분출하기도 하고 기묘한 웃음을 끌어내기도 한다. 특히나 김기덕 감독 본인의 관음적인 등장은 관객에게 내던진 자신의 세계관에 대한 염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러 가지로 <숨>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이색적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대중적으로 소통을 꾀하고 있다는 것. 물론 그의 깊이가 얕아진 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더욱 깊어졌다.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에서 깊이있는 성찰로의 진화. 김기덕이라는 이름에 혐오감을 지닌 이에게 <숨>은 꼭 권해주고 싶은 그의 진심에 대한 재발견이다.

2007년 4월 2일 월요일 | 글: 민용준 기자




-김기덕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항상 생각한 당신!
-김기덕의 영화가 혐오스럽다는 오해를 풀어보고 싶다면!
-결코 평범하지 않은 김기덕의 작품세계를 접하고 싶다면!(완전 권함!)
-김기덕이란 이름이 결코 그대에게 '용서받지 못할 자'가 아닌 이상에야 죄다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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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2
제목은 좋은데....   
2007-04-13 02:25
ywoop0
시간이란 영화로 김기덕표 영화에 대해서 실망을 했다.
다시 기대는 하지만 이번에는 실수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같이 있다. 이래저래 관객을 긴장시키는 감독이다..   
2007-04-11 22:34
cutielion
아우 보고파!   
2007-04-11 14:46
egg2
김기덕 감독에겐 색다른 무언가가...   
2007-04-11 02:15
lolekve
동감이예요ㅠㅠ   
2007-04-10 14:41
hrqueen1
좋아하는 감독님이지만 잘 이해를 못하겠어요.
울 나라에는 이제 영화를 안보인다고 하다가 또 이케 만나게되고....
함 김기덕 감독님의 인터뷰가 실렸으면 합니다.   
2007-04-09 17:37
lolekve
리뷰 잘 읽었어요   
2007-04-09 16:03
theone777
ㅎ   
2007-04-0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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