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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변한다. 하지만 …
스토리 오브 어스 | 2003년 7월 5일 토요일 | 모구리 이메일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라는 것 뿐이라던가.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고, 위와 아래가 있고, 강할 때와 약할 때가 있다. 사랑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슴 터질 듯 열망하는 사랑, 사랑 때문에 목숨 거는 사랑… ’ 이런 노래 가사처럼 온몸이 화르륵 타오를 것 같은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그 뜨거움을 나몰라라하며 변하고 만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절규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알고 보니 변하더라고.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 [스토리 오브 어스]는 이런 사랑의 굴곡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롭 라이너 감독이 다시금 선보이는 로맨틱 코미디인데,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가 사랑의 ‘활황기’를 그린 영화라면, [스토리 오브 어스]는 사랑의 ‘불황기’, 그것도 최저점의 바닥에 꽂힌 사랑의 이야기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일견, 주인공 벤과 케이티를 보면 해리와 샐리, 그들의 10년 후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같은 감독의 손을 거쳤으니 그런 느낌에는 일단 고개를 끄덕여주자.

소설가 벤과 크로스워드 퍼즐 문제 출제자인 케이티는 이글거리는 사랑의 바다에 빠져들어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해가 바뀌어갈수록 갈등의 연속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당신의 그런 점이 나를 사로잡아!’라고 외칠 법했던 버릇이나 성격들이 이제 와서 보니 ‘당신의 그런 꼬락서니가 나를 화나게 만들어!’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로서의 릴랙스한 라이프 스타일을 소유하고 있는 벤과, 항상 정답이 딱 떨어지게 나오는 것이 좋아 크로스워드 퍼즐의 출제자가 되었던 케이티의 성격은 그야말로 천양지차. 하늘과 땅의 거리가 먼 것만큼, 그들의 감정의 골도 점점 깊어만 간다. 머리는 홀랑 벗겨진 아저씨의 모습이면서 아직도 하는 짓은 철부지 같은 벤의 모습에 서서히 지쳐가는 케이티. 지구 내부의 온도와 맞먹던 그들의 사랑은 빙하기를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두 사람은 아이들이 여름 캠프를 떠난 때를 틈타 별거를 해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멀어지기로 해놓고도 한걸음 뗄 적마다 자꾸만 서로를 돌아보는 두 사람…

벤과 케이티의 인터뷰 형식의 고백,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기억과 추억의 고리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영화는 심심하지 않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보는 이로 하여금 깔끔함과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그래서 그들은 최고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말로 매듭지어지는 해피 엔딩은, 관객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기대하는 행복감에 명쾌한 답을 주고 있다.

사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함께 살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또 한번 노래 가사를 들먹여보자면, ‘20년 가까이 따로 살았는데 도대체 서로를 얼마나 만났다고…!’ 두 사람이 덥썩 같이 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더 신기한 건 많은 부부들이 서로의 반대되는 성격과 모습들을 극복하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꼼꼼이와 덜렁이, 깔끔이와 꼬질이, 과묵군과 수다양, 뚱뚱이와 홀쭉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다른 모습의 사람들은 벤과 케이티처럼 그들만의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재차 말하지만 사랑에는 해뜨는 날도 있고, 비오는 날도 있다. 언제나 맑은 날만 있다면 누군가의 말마따나 사막만 될 뿐이다. 맑은 날도 있으니 비오는 오늘도 이해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라는 거다.

1 )
ejin4rang
사랑은 변하는 거죠   
2008-10-16 09:5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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