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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만나는 하나의 감동
투게더 | 2003년 3월 15일 토요일 | panda 이메일

지난 해부터 영화인들이 탐냈던 작품이 있다. 외화고, 수입을 한 회사가 확실하게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계자들이 그 영화를 어떻게 하든 가져오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구나 제목을 들으면 단박에 '아!' 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작품도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계에 퍼진 소문이 필자에 귀에 전해지면서 영화 <투게더>에 대한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가 되었고, 최근 들어 영화에 대해 상당한 권태로움을 가지고 있던 필자조차 당연지사 시사회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하기까지 이르게 되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작품 <투게더>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따듯한 화학작용이 보여주는 감동적이고 따듯한 드라마 정도로 귀결시킬 수 있겠다. 그 과정은 일련의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과 별반 다를 바 없지만, 동양적인 색감이 짙은 이 작품이 전하는 감수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아이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쓸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미소는 언제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빌리 엘리어트>가 그랬고 최근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에블린>이라는 작품에서도 아버지의 존재감은 항상 스크린을 온화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하는 것에 대해 3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하신 당신은 이 굴곡 많은 업종에 대해 이해하시지 못하셨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강력한 신뢰와 응원을 바라기만 했던 필자는 언제나 실망과 아쉬움 그리고 끊임 없는 질타 속에 속상한 마음을 부여잡고 아버지와의 관계를 이만큼이나 벌여나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무리 간격을 좁히려 해도 어려울 정도로 그 틈은 너무나도 큰 간격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항상 마음 한켠에는 아버지의 따듯한 한마디를 기디라고 응원을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투게더>가 필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이유는 개인적인 배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이는 비단 필자의 마음뿐 아니라 '아버지'라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무엇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수더분한 미소로 아들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영화 속 아버지의 모습은 눈물을 쏟아낼 만큼 슬프지는 않지만, 가슴 한구석을 알싸하게 울리는 진정한 떨림이 존재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아들과 아버지, 주변인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그들의 고백이 하나하나 등장할 때 마다 스크린 속 이야기는 어느덧 주변에 가득한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어 진정한 감동이 되고 가슴을 뜀박질하게 만든다.

최근 극장가를 압도하고 있는 가벼운 코미디들도 스트레스를 잊게 하는 데 특효약이 되겠지만 <투게더>같은 잔잔하면서도 흐믓한 감동을 전해주는 작품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영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영화를 수입한 회사에서는 전국 2만 명을 대상으로 일반 시사회를 개최했으며, 영화를 먼저 본 이들의 반응은 가히 놀라울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한국인 스탭이 영화에 참여했으며, <패왕별희>의 거장 첸 카이거가 연출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본다 해도 <투게더>는 그 영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다시 한번 이야기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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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in4rang
감동이 밀려온다   
2008-10-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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