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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보다는 음악이 더 어울리는 멜로영화 (오락성 5 작품성 5)
춤추는 동물원 | 2010년 11월 29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작년에 열린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유독 국내 인디 밴드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많았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나왔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록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타바코쥬스의 음악 세계를 다룬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좋아서 하는 밴드가 출연한 <좋아서 하는 영화>, 그리고 한희정과 몬구가 주연을 맡은 <춤추는 동물원>이 바로 그것이다. 이중 <춤추는 동물원>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다른 영화와 달리 극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앞에 언급했던 영화 중 가장 마지막으로 개봉하는 <춤추는 동물원>은 인디 음악계에서 유명한 한희정과 몬구가 연기에 도전했다는 것부터 관심을 끈다.

음악이 좋아 가수가 되고 싶은 준수(몬구)는 서울로 올라갈 결심을 한다. 준수는 매번 자신의 노래를 들어줬던 동물원의 원숭이에게 작별의 노래를 불러준다. 이때 서울에서 내려온 인디 가수 희정(한희정)은 우연히 그 노래를 듣게 되고, 둘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금세 친해진다. 같이 무대에서 노래도 하게 된 준수와 희정은 이내 사랑을 느끼고 행복한 동거를 시작한다. 하지만 여느 연인들이 그렇듯 작은 일 때문에 싸우게 되고, 이들은 이별하게 된다. 이후 밴드를 구성한 준수는 기획사에 발탁되어 뮤지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고, 희정은 홀로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외로움에 서로를 찾게 된다.

<춤추는 동물원>은 음악영화로 국내에서 흥행몰이를 했던 <원스>처럼 음악이 대사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다. 음악을 하는 남녀의 멜로드라마라는 기본 이야기는 있지만, 내용을 전달하는 방법은 다르다. 영화는 처음부터 대사가 불필요하다는 듯이 두 주인공의 노래와 연주로 초반부를 이끌어간다. 약간은 촌스럽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준수의 모습은 우크렐레로 연주되는 경쾌한 음악으로, 아름답지만 뭔가 차가움이 느껴지는 희정의 모습은 기타로 연주되는 조용한 음악으로 표현된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역시 한희정과 몬구의 연기다. 둘 다 첫 연기에 도전한 것만큼 기존의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많은 점이 부족하다. 그러나 실제 인디 음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은 음악으로 그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 영화를 위해 직접 만든 음악은 매 장면마다 두 주인공의 사랑과 이별의 느낌을 충실히 전한다. 특히 준수와 희정이 연인이 되었을 때 흘러나오는 ‘어디라도 좋아’와 둘의 헤어짐을 예감케 하는 ‘코스모스’는 여타 멜로 영화에서 대사로 전해지는 사랑의 행복과 실연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실제 부부로 공동연출을 맡은 김효정, 박성용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전에 한희정, 몬구와 함께 서로 경험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감독은 두 주인공을 통해 서로 음악이란 공통분모에 마음이 이끌려 사랑을 했지만, 같은 일을 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잦은 다툼과 상처를 잘 표현해낸다.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며 어렵게 완성하는 합주는 이들의 인연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준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음악보다 대사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더 많아진다. 새로울 것 없는 진부한 멜로드라마를 음악을 통한 감정 전달이라는 신선한 방법으로 탈피했던 영화는, 음악보다 대사가 많아지는 후반부에서 결국 식상함을 드러내고 만다. 더불어 음악보다 연기가 서툰 몬구와 한희정은 대사로 캐릭터의 감정을 전하려 노력하지만 다소 힘에 부쳐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색깔 있는 음악을 듣는 것은 이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쏠쏠한 재미다.

2010년 11월 29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요조에 이어 홍대 여신 한희정의 첫 연기 신고식. 여신님! 기다렸어요.
-영화의 진부한 이야기를 음악이 살려주네.
-역시 이들에게 대사는 무리인가.
-영화의 후반부 음악보다 대사가 많아질수록 영화의 흥미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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