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보자마자 한마디! ‘이끼’ 속에 던져진 ‘델마와 루이스’? <그녀의 취미생활>
2023년 8월 17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폐쇄적인 시골 박하마을, 주눅들어 사는 ‘정인’(정이서)과 도시에서 이사 온 자신만만하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센 언니 ‘혜정’(김혜나)이 만났다. 이웃들의 온갖 오지랖과 노골적으로 음흉한 눈길을 보내는 남성들 앞에 동네의 최약자인 정인의 앞날은 과연?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등 국내 미스터리·스릴러 장르를 대표하는 서미애 작가의 단편 소설 ‘그녀의 취미생활’이 하명미 감독에 의해 스크린 위에 재탄생했다. 감독은 고두심과 지현우가 주연한 <빛나는 순간>을 제작한 바 있다.

영화 <그녀의 취미생활>(제작: 웬에버스튜디오)은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정인이 늦은 밤 고향 할머니 집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반가움도 잠시 할머니를 잃은 정인은 동네에서 농사일을 도우며 생활하게 되고, 마침 비어 있던 윗집 별장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혜정이 이사를 온다.

영화는 두 사람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예측하기 힘든 전개로 호기심을 높이며 힘있게 직진해 나간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농촌의 단면을 사실감 있게 그려 ‘농촌 괴담’이라고 할 만큼 불쾌한 긴장감을 길어 올렸다.

16일(수)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진행한 하명미 감독은 “원작의 밀도높은 이야기에 충실하되, 단편이라 빈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어떻게 채울지 고심했다”며 “원작의 정인 시점과 달리 정인&혜정의 두 시점과 관계에 포커싱했다”고 연출방향을 말했다.

이어 감독은 “어촌으로 귀촌해 주변의 눈치를 보며 최약체로 산 적이 있다”며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경험담이 원작에 대한 공감과 이해도를 높였고, 이를 장르적으로 풀어보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다큐멘터리 <미싱타는 여자들>을 연출한 김정영 감독이 처음 원작을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으로 익숙한 배우 정이서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여성 ‘정인’으로 분했다. 그는 “정인은 행복해지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몰라 발버둥 치는 인물이다. 언젠가 그녀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연기했다”면서 “평소 남의 눈치를 보고 주눅들어 있는 억압된 인물이라 자신과 다른 혜정에 끌린다”고 둘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서울에서 온 알 수 없는 언니 ‘혜정’역의 김혜나는 “원작과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센언니로 다가왔다. 그러나 촬영하면서 단순히 센 것만이 아닌 여러 경험을 통해 담담해진, 인간적인 인물이라고 느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정인은 혜정의 거울 같은 인상이었다. 정인의 현재는 혜정의 과거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녀의 취미생활>은 올해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배우상(정이서), NH농협배급지원상을 받았다. 30일 개봉, 118분이다.


한마디
● ‘이끼’속에 던져진 ‘델마와 루이스’ 같은 (오락성 7 작품성 7)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3년 8월 17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