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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메모리즈'는 친일영화?
네티즌들이 격분! | 2002년 1월 21일 월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2009로스트 메모리즈'의 개봉을 앞두고 영화가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의 배경과 설정에 관련하여 네티즌들이 격분하고 나선 것. 영화는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데 실패한다는 설정과 미·일 합중국이 이차세계대전을 일으킨 다는 것으로 출발한다.


2009년 한국, 일제시대를 연상시킨다.

1945년 8월 15일,베를린에 원폭을 투하하여 미,일 합중국이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뒤 동아시아 일대는 '일본제국'이라는 이름아래 '대동아 공영 권'으로 통합되었다는 설정, 그리고 일본 제3의 도시 서울에서 한국계 형사가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 등을 다루고 있다. 간단히 말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인 2009년도 한국은 일제시대의 연장에 있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설정에 알맞게 현대의 한국의 상황도 마치 과거 일제시대를 연상시키는 듯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컴퓨터 그래픽에 의해 실감나게 표현된 2009년 한반도의 서울 한복판 광하문 앞 한복판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 대신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조선총독부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그리고 이동국이 2002년 일본월드컵에서 일본 유니폼을 입고 일장기를 달고 띄는 장면도 들어가 있다. 이러한 설정이 영화의 친일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2009로스트 메모리즈'의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많은 네티즌들이 몰려 영화에 대한 찬반논쟁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제작진은 친일파인가","아무리 표현의 자유라고 하지만 이러한 설정이 말이 되는가","이러한 영화를 만들라고 조상들이 독립을 일구어 낸 건 아니다" 라고 하며 영화에 대하여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로스트 메모리즈 안보기 운동을 펼치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

과연 이 영화는 친일 영화일까?

영화의 결말이 알려지기도 전에 시놉시스만을 가지고 저러한 친일논란이 번진다는 것도 이해 안 되는 일이지만 이 영화를 보고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 영화의 가상적인 역사는 일본의 과거 군국주의가 원하던 역사임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과연 그러한 것을 '합리화'하는 영화냐는 것이다. 영화는 일제시대 우리의 조상들이 실제로 겪었던 상황을 현대상황에 맞게 재현해 내고 있다. 즉, 관객들은 일제시대의 상황이 현대상황에 맞게 적용된 영화를 보고 우리 조상들이 일제시대에 느꼈던 울분과 한을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에서 일장기를 달고 뛰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 서울한복판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 무참히 학살당하는 독립운동가들. 이러한 것을 보는 것과 이 때 느껴질 착잡함과 울분은 우리 조상들이 실제로 경험했던 암울한 상황을 보는 것이요 우리 조상들이 느꼈던 울분과 한 일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울분을 영화에 대한 비판으로 돌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것은 역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에게로 돌려야 하는 것이고 어쩌면 이러한 일이 번질 때에나 애국자가 되는 우리 자신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만약 청소년 등 우리 국민이 봐서 "일제시대가 더 나았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끔 일제시대를 합리화시키는 영화라면 돌을 맞아도 부족하겠지만 영화는 그 반대가 아닌가. 우리의 조상들이 피로 일구어낸 '광복'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 다 주었는지를, 어쩌면 실감나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영화인 것이다. 제작진이 의도한 것이 저런 게 아닐까 싶다. 우리 조상들이 독립을 이루어 내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쯤 저러한 암울한 상황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 말이다. 이 영화는 어쩌면 잊혀지고 있는 그 일제시대의 그 울분과 한, 그 잊혀져 가고 있는 기억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로스트 메모리즈를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것 말이다. 역사교과서엔 나오지도 않는 황당 무개 한 설정이지만 어쩌면 그 무언가를 역사교과서보다 더 실감나게 가르쳐 줄 영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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