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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왕벚나무 동산] 후기 ^^
bami 2010-03-02 오전 2:24:34 475   [0]
사라진 것에 대한 그리움은 딱히 한정되어 작용하지 않는다.
사람에 대해, 사물에 대해, 혹은 꿈이나 그리움처럼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도 된다.
우린 아주 쉽게 “내가 왕년에는 말야”라는 말을 한다. 그런 사람치고 지금 잘된 사람 별로 없듯이 과거에 소유하고 있던 것에 대한 상실은 기억이 존재하는한 영원할 것이다.
서울에 올라와 사는 사람에게는 고향이 있다. 그 태반과도 같은 고향을 등진 사유는 많기도 많겠지만 연극 왕벚나무 동산에 등장하는 것처럼 타의에 의해 삶터를 빼앗긴 탓도 있을 것이다.
 
안동지방 권세가, 대대로 안동 권씨의 터전이 있었던 곳,
언덕에 지천으로 널린 벚나무 때문에 사람들은 그곳을 왕벚나무 동산이라고 불렀다.
주인 가족뿐 아니라 하인과 방객(訪客)들이 끊이지 않던 그곳에 조금씩 암울한 기운이 스며들고 있었다.
권씨 집 경제적 자산의 대부분이자 정신적 토양이었던 동산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깥양반이 사망하고 딸이 집안의 어른 행세를 하고 있지만 도통 세상 물정에 어둡다.
그녀의 관심은 두 딸의 혼사에 있고 오고 가는 사람들과 희희덕 거리며 소일하는 것으로 낙을 삼는다.
비천하지만 셈에 빠른 용구만이 수시로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오히려 그에게 돈을 빌려 생활비를 충당할 정도로 둔감하다.
결국 경매로 왕벚나무 동산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그 주인공이 바로 용구라는 사실에 경악한다.
 
이 연극은 안톤 체홉의 원작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을 채 읽지 못해 원작이 소구하는 바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런탓에 한국에서도 왜 하필 안동을 무대로 삼았을까 고민을 해보았다.
그 어느 지방보다 바깥 소식에 어둡고 나름대로 뼈대를 중시하고 체면을 세끼 밥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놓치고 고향을 떠난다.
그제서야 공기처럼, 물처럼 항상 자신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고향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연극은 대극장이라는 공간의 넉넉함을 포기하고 세트를 아예 없앴다.
대신 12개의 테이블겸 벤치를 동원해서 그걸 대청마루겸, 안방겸, 그리고 방문으로 마지막에선 열차의 좌석으로 만들어 활용했다.
여러 배우들간의 철저한 약속이 없어서는 다치기 쉬울만도 하건만 그런 우려는 기우였다.
대신 안톤 체홉이 묘사하고자 했던 구성원 간의 소통의 단절을 나타내려고 해서인지 대사가 잘 어울리지 않았다.
즉, 이런 대사가 나오면 예상가능한 대사가 이어줘야 함에도 자꾸 다른 소리를 하는 것처럼 들렸다.
해득에 두배로 힘이 들었던 것은 또 있다.
안동지방의 사투리를 가져다 썼다는 정보를 알긴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경상도 사투리에 배우들의 대사를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
전체적으로 서사시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조명을 간결하게 쓰고 세트와 배우의 동선도 최소화하는 바람에 중간 중간 늘어지는 아쉬움도 없지 않았지만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갈구, 채 사라지기 전에 한번쯤 보다듬어 주고 사랑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총 8명 참여)
whaldhr00
잘 보고 갑니다*^^*     
2010-06-28 16:46
hope0829
보고싶어요~~     
2010-06-19 23:57
ceojs
넘보고싶어염     
2010-04-03 17:42
k87kmkyr
설명 고마워요     
2010-04-03 13:00
ceojs
넘보고싶어여     
2010-03-29 00:55
ceojs
넘넘보고싶어염     
2010-03-24 20:06
ceojs
넘보고싶어염     
2010-03-16 01:34
ceojs
넘보고싶어염     
2010-03-14 03:16
ceojs
넘보고싶어염     
2010-03-12 19:02
ceojs
넘보고싶어염     
2010-03-11 00:2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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