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일) 무비스트 당첨으로 잘보고 왔어요~
후기시작>
파스텔톤에 예쁜 포스터를 보고 잔잔한 공연이 될 것이라 짐작했다
공연은 역시나 잔잔했다.
굿바이 파더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 현실을 직시하고 슬픔은 과장, 억제 없이 그 자체로 받아들어야 한다는것,
주변의 지지적 자원(연극에서는 친구들)이 있으니 슬픔을 이겨내라는 것 - 인데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그로인해 외면했던 문제와 직면하며 감정이 극대화 되는 그 순간이
삶에서 한번쯤은 겪어야 하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한번도 상처받은 적 없는 사람은 굳이 아픈현실이나 과거와 직면할 일이 없겠지만
생각만해도 가슴아픈 경험을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그 상처를 외면하지 말고
고통스럽겠지만 자꾸꺼내 들춰보는것이 상처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공연을 보며
착하긴한데 별 재미는 없는 친구, 혹은 착하지만 능력없고 성과를 못내는 동료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면 내 감성이 너무 메마른걸까.
너무 큰 잣대를 세우고 공연이나 영화를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드는데
그래도 매번 좋은 공연을 찾겠다는 기대와 희망은 잃지 않는다.
어여쁜 포스터와는 다르게
요즘 여느 공연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되고 화려한 면이 없는 공연이라
그동안 자극적인 공연에 길들여져 있었는지
나로서는 사실 연극 '굿바이 파더'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3단콤보에 걸린 환자의 병원밥을 먹은것처럼 싱겁게 느껴졌지만
흠들은 차치하고 연극의 괜찮은 점에대해서도 말 할 거리가 있다.
일단 두레홀 4관에 도착하자 티켓확인하는 입구에서 아로마 초를 태워서
공연장에 은은한 향기가 돌아 편안함을 조성했고, 뉴보잉보잉을 보았던 두레홀3관에 비해
무대와 배우가 잘 보이도록 공연장이 구성되어 있었다.
또 특별한 무대 장치없이 흰 척막을 두르고 크고작은 블럭들을 옮겨서 세트를 꾸며내는 점이
다음엔 어떤식으로 무대를 꾸밀까 기대하게하고, 블럭쌓기하는 것 같은 재미를 안겨줬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실제 치료목적으로 시행되는 심리극형식을 연극 무대에서 시도해
환자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정상인인척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도 실은 속에 상처하나씩은 가지고 있을테고
이들을 위한 치료극이 하나쯤 있는것도 위로가 되는 일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연을 보고 난 후의 전체적인 감상으로 굿바이 파더에 대해 뭉뚱그려 표현하자면
'수수함'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좀 부족하고 단점도 많지만, 수수해서 착해보이는 공연 이었다.
이런 연극이 완성도를 높여 점점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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