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대나무숲을 연상시키는 잘 꾸며진 무대 배경과 잘 갖추어진 배우들의 의상은 작품을 사실감을 더해준듯..
대나무숲 속의 나생문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스님과 나무꾼, 그리고 가발장수느 얼마 전 관야에서 있었던 재판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으로 사건의 관련자와 목격자 등 4명의 인물들을 내면을 그리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그걸 풀어가는 과정이다.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자기합리화에 의한 진실의 왜곡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자칫 무겁고 진지하게만 여겨질 수 있는 주제를 요소요소에 적절한 해학과 웃음을 가미하여 균형감 넘치고 짜임새 있는 연극으로서 완성도 높게 연출하였다. 한 마디로 잘 만든 연극이다.
대나무숲 속에서 무사 부인이 산적에게 겁탈당하는 장면에서 여배우의 젖가슴이 노출된다. 이 정사신은 극의 리얼리티를 한층 고조시키는 명장면으로 손꼽고 싶다. 박초롱 씨의 용기 있는 노출 연기에 찬사를 보낸다.
또한 무사 박정길 카리스마작렬 밧줄에 묶여 꼼짝않고 무대 한쪽에 앉아 있던 동안은 대사 한마디 없이 어금니를 물고 부들부들 떨며 쏘아보던 경멸과 조소가 가득했던 결안한 눈빛, 아직도 선하다..
진실은 분명히 하나뿐일 텐데 서로 다른 진술을 하며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등장인물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 연출에 자연스레 이야기의 흐름 속에 동화되어 버린다. 공연이 끝난 후 기립박수를 치고 싶어질 만큼 멋진 무대였다. 기립해서 박수친다는 것이 아무래도 낯설어서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마음만큼은 스탠딩 오세이션(standing ovation)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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