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시동라사'
강원도 홍천의 소읍 시동에 맞춤양복점 '시동라사'가 있는데, 세탁소와 다름없는 처지입니다. 주인은 양복 기술에 굉장한 자부심과 애착을 갖고 있지만 5년 째 아무도 양복을 주문한 사람이 없는 것. 주변사람들은 기성품 입는 세상에 때려치고 세탁소로 바꾸라지만, 주인은 자존심과 성깔로 버티면서 사냥을 나가 스트레스를 풉니다. 한편 어느날 춘천 도시국장인 번듯한 사내가 찾아오고 주인은 갖은 애를 써 양복을 주문받으려 하는데.. 사내는 사실 20년 전 아내의 옛 연인이었고 그녀를 유혹하며 계속 시동라사를 드나듭니다..
주인 사내가 사냥에 쓰는 총이 뭔가 있을 듯 해서(;;;), 막판에 주인이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되고 갈등이 극도에 달했을 때 누군가 한 명 쏘지 않을까 했지만... 그렇진 않더군요^^;; 기-승-전-결로 급하게 치닫지 않고, 도시국장이 양복을 완성하는 장면 이후로 완만하게 사건이 진정되어가는 결말이었습니다.
헐리우드나 TV 드라마 식의 위기-절정-해소 구조에 너무 익숙해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완만하긴 하지만 여운이 남는 결말이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도 그렇게 갈등이 마구잡이로 증폭되다가 파국을 맞지는 않으니까요. 한편 끊임없는 조연 캐릭터들의 개그도 재미있는 요소였습니다. 이것도 한국적인 해학이려나요? ^^; 조금은 느슨한 호흡과 해학성이 우리나라의 문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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