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황금같은 3일간의 추석연휴.. 그 서막을 저는 대학로에서의 연극한편으로 시작했습니다. 더굿씨어터 에서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를 보고왔죠! 공연장이 워낙 찾기 쉬운 위치에 있어서, 대학로에서 한번도 길 안헤메고 찾기는 처음입니다. 정확히 한시간전에 갔는데, 아직 오픈을 안했더군요... ㅡㅡ 그래서 40분쯤뒤에 다시 갔는데, 그때는 이미 오픈도 하고 많은 분들이 대기중이시더군요 ^^ 특이한 것은 기존 대학로 공연과 달리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구성의 관객이 많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참 보고 좋았습니다. 연인사이가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공연장은 무척 넓었습니다. 홀 방식으로 3면으로 관객석이 둘러쌓이고... 주차장, 집 2채, 길거리, 우유배달 대리점 모든 세트장이 한 곳에 다 각자 놓여있을정도였죠 대학로에서 그런 큰 세트장은 처음인지라 여러가지로 기대잔뜩하고 공연관람에 임했습니다. 한가지 꼭 집고넘어가야할 옥의티(?)는 공연시작후에도 몇번씩 관객이 입장했다는것.. 다음 공연부터는 꼭 없어야 될 기본적인 공연매너 였습니다.
극이 시작되고.. 처음부터 확실한 캐릭터를 선보여 주시는 주인공 김막석(강태기님)할아버지 말처음이나 끝이나 계속 제엔~장 을 달고다니시는 걸쭉한 입담에 거친 몸동작, 하지만 그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배려심.. 비록 못배우고 불우한 환경에서 생활하셨지만, 마음만은 따뜻하시고 예쁜 새색시같으셨던 송이뿐 할머니~ 그리고, 주차장에서 젊은 놈들에게 막소리 들어가며 힘겹게 사시지만,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손수발 다하시는 장군봉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할머님의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이라는 따뜻한 감정을 공유하며 키워가시는 모습에... 때로는 환한 웃음과 폭소를... 때로는 안타까움과 감동의 순간으로 눈물도 흘리게하고.. 정말 연극을 통해 얻는 감동이란 이런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경험한건 슬픈 순간에 주변 여기저기서 흑흑.. 눈물떨구고 콧물 쭉쭉 짜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까지 찡했습니다. 대부분 여자관객들이었지만 모두들 마음은 다 같았을 겁니다. 연극보다 관객들이 눈물까지 다같이 흘리기는 처음이었죠.
하지만, 연극의 대부분은 눈물보다는 웃음바다가 더 많았어요.
특히 김막석 할아버지가 사랑을 느끼면서 할머니에게 대쉬하기 위해 안절부절 하시는 서툰 모습은 너무 재밌고 귀여웠(?)어요... 이건 직접 보셔야지 글로 설명될 부분은 아니구요 (꼭! 보셔야됩니다.)
모두 연기생활에 있어서 달인(!)의 경지에 다달은 연기자 대선배님들이신지라 제가 연기력을 따로 왈가왈부할 자격도 없구요.. 특히, 강태기님의 김만석할아버지 연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중간중간 감초처럼 멀티맨으로 나온 민충석님의 개그도 공연의 활기를 주었고 흥미를 계속 이어주는 플러스 요소였구요. 깜찍한 손녀딸 박민영씨도 너무 귀엽고 이뻣습니다 (표현력이란 말재주가 여기까지...)
나이 성별에 불문하고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이 같이 웃고 같이 울게되는 이런 공연은..
아~ 진짜 전국민이 다같이 봐야하는것 아닙니까~ 제엔~~장 (김만석 할아버지 따라한것이니 삭제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제 마음은 그랬습니다. 우리 부모님, 장인어른 장모님 모두 모시고 꼭 다시 보러갈겁니다
마지막에 피날레를 마치고 강태기 선배님이 한 말씀하신게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요즘 연극이 너무 가벼워지는것 아닌가 우려가 됩니다. 외국의 유명한 작품이 많이 열리고, 또 많이 보러오는 것은 그만큼 좋기 때문이겠지만... (여기서 말을 좀 흐리셨지만.. 어떤 말씀이신지는 다들 알겁니다..)
이런 좋은 작품도 관객여러분들이 많이 오셔서 관람해주셔야 한다고.. 홍보 부탁하는 말씀도 하셨구요.. 전 정말 보는 사람마다 다 강추할겁니다.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 연극은 혼자보면 못참고 막 떠벌리는 성격이라..
글중에는 연극 내용이나 에피소드의 10분의 1도 소개하지 못했지만, 적극추천합니다. 저도 대학로까지 가서 보는 공연이라 여러 관람후기를 보고 너무 강추글이 많아서 갔는데 역시 관객들의 평은 날카롭고 정확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더불어 강풀의 작품에도 관심이 많이 가네요. 강풀 만화를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좋은 공연에 좀더 많은 분들과 같이 감동을 나눴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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