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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_빨래에 관한 작은 단상
harada 2010-07-26 오전 11:06:26 470   [0]
작년부터 너무나 보고싶었던 뮤지컬 빨래에 관한 작은 단상이란..
그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난 평으로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입소문난 공연이였기에 기대에 찬 작품이었습니다.

빨래하면.. 우리가 하루종일 더러움이 묻어난 자국들과 어둡게 얼룩지듯 타들어가 재가되버린 마음을 싹~씻어주는 놀라운 효과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빨래라는 공연또한 서민적인 따스함으로 다가오리라 예상했었습니다.

서울상경한지 오래.. 작은 동네의 좁은 방으로 이사온 나영과 몽골에서 온 순수하고 마음 착한 청년 솔롱고..웃음소리가 마치 전원주 아주머니를 연상케하는 호탕하고 애교만점인 나영의 이웃집 아주머니인 희정엄마와 그런 그녀의 연인(?)이자 옛 80년대 배우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 구씨..
억척스럽고 구두쇠같지만 누구보다 따스하고 온정을 베푸는 이면안에 아픔과 한이 있는 주인집 할매..
나영이 일하는 서점의 사장이며 야비하고 스쿠루지 영감같은 빵..
그리고 그녀의 동료들...

정말 서민적 삶이자 가난하고 사람냄새 물씬 나는 그곳 동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보며
'아~왜 이공연이 이렇게 오래갈수밖에 없는 것인가!'를 시간이 지날수록 알겠더라고요..

솔직히 초반에는 단조로운 흐름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이사오고 빨래를 널고 나를 알리고 수다를 떠는 그런 익숙함이 묻어난 장면들이었기 때문인지 그냥 지켜보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한사람 한사람 각자의 이야기 내면의 목소리, 아픔을 알아가며 제자신에게도 필요한 공연이 아닐수 없었죠

자꾸 결혼하자는 구씨의 청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딱맞는건 구씨밖에 없으면서 그의 아이들과 시댁살이만큼은 피하고 싶어 매번 싸우는 희정엄마내.. 정말 부부싸움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 것 그리고 점점 강도가 세어지는 건 다 똑같나 싶더군요.. 그러면서 다시 알콩달콩으로 돌아가는 걸 보면 부부란 아직 미혼인 저로선 이해불가결의 존재들
로만 여겨지더군요..=ㅁ=

서점에서 친절서비스를 실천하는 나영과 그녀의 동료들 .. 서점 초창기때부터 열심히 일해도 매번 승진을 못하고 결국 회사를 위해 몸바쳤는데 하루아침에 내쳐진 동료 A.. 그런 A에게 아주 가혹한 처사와 대우를 일삼는 폭군같은 사장 빵..
장면을 보며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아직 그렇게 심한 상사를 접해본적은 없지만 불편한 동료를 접했던 적이 있었기에 그때의 직장생활.. 현 직장생활에서 아마존 살아남기 같은 서바이벌을 펼치는 생지옥이 바로 일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편하게 친구같은 일터가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직장이란 이름은 내 생각 내 마음으로 살아가기에는 아직도 낯설고 어색한 공간같기만 하니까요..(머.. 제생각은 그렇지만요^^;)

그리고.. 움직일수도 말도 할수 없는 나이든 딸을 간병하고 보살피는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사는 할매..딸이 발작을 일으켰을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외면하던 차에 매번 방값 똥값 내라며 잔소리를 듣던 이웃집 아줌마 희정엄마가 나타나 업고 병원으로 뛰어갔을때는.. 정말.. 이래서 촘촘하게 모여드는 것이 때론 가족보다 더한 깊은 정을 나눌수도 있구나.. 사람살이 그래도 살만 하구나 하는 정이 느껴졌어요..
저희 엄마도 지병이 있어서 10년이상을 응급실 갔다하면 중환자실로 직행해야 하다보니 가족중에 아픈사람이 있는것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일하고 있을때 혹은 외출중에 있을때 다른 형제는 먼곳에 살다보니 부양하고 있는 저로서는 때론 안심이 안되고 불안한적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희정엄마가 지저분하고 냄새도 날지 모를 식물인간과도 같은 딸을 업었을땐 간접적으로나마 이웃과 이웃살이의 끈끈함에 대리만족을 하였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로맨스.. 어느 영화 어느 인생살이에서나 피해갈수 없는 공통의 재료인 사랑..그 사랑이 여기서 더욱 빛을 발하였다고 봅니다.
이사온 나영이 첫 빨래하여 널고 있을때 때마침 앞집에서 빨래 널고 있던 몽골 청년 솔롱고..
두 사람의 풋풋한 만남에 어색하지만 로맨스의 예감이 왔지요..
시골상경 인생살이.. 직장에서는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고 사는 낙이 없던 나영에게는 역시 사랑은 먼 단어였겠지만 순수함과 맑음으로 가득찬 솔롱고는 그녀를 변화시킬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알콩달콩 짝사랑을 하는 솔롱고와 이름모를 두근거림을 안고 있는 나영.. 그들의 사랑 표현력이 너무도 닭살돗듯 간질간질하면서 부러웠습니다. 엄청 부러워서 그들을 보는 내내 저절로 입가가 비소지어 다물어지지 않을정도로 사랑스러웠습니다.. '나도~ 연애하고 싶다.. '의 갈망이 더욱 들던걸요..

외국에서는 어떠할지 가보지를못해서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이국노동자란 돈떼먹기 쉽고 한국말로 뭐라해도 못알아 들을테니 하고 참 부려먹는 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솔롱고가 그러한 처지였네요... 
이전에 보았던 영화 '반두비'가 생각났습니다. 이국노동자가 한국에서 월급도 제대로 챙겨받지 못하고 단지 불법 체류자란 명목아래 헐벗기듯 제나라로 쫓겨날수 밖에 없는 현실과 한 소녀와의 공감과 사랑에 관한 영화입니다.
솔롱고도 여느 불법체류자의 일상처럼 밀린 급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 반말과 욕에 아파하고 상처받고 그러면서도 짝사랑하는 나영에게는 언제나 '웃어요~'라며 방긋 웃음 짓고.... 그런 고운 마음씨의 솔롱고에게 어느덧 마음을 열고 함께 아파하고 보호해주는 나영을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왜 다같은 사람인데 ..
이렇게까지 상처를 줄수 있는 것일까요.. 그 아픔에 가슴 아프고 심장이 저며왔더랬습니다.

그렇게 일상이 지나간 그들의 이야기에서.. 뮤지컬 빨래는..말합니다.
'얼룩지고 먼지 가득 쌓인 어제와 오늘을 빨래로 씻어 내리고 내일을 깨끗함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하루가..시간이.. 지금이 힘들고 고되지만 빨래하면서 모두 잊고 다시 밝게 희망을 가져볼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으로 와닿고 마음을 울리는 명공연 그것이 뮤지컬 빨래의 힘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뮤지컬 빨래속 노랫말 가사들이 너무도 좋아 ost로 만들었음 좋겠어요..
그만큼 두번 이고 세번이고 몇차례를 보아도 지겹기는커녕 지친 제 마음을 어루고 달래주는 명약같은 빨래..
또 보고싶네요...^^

아마도 공연관람전은 단순함으로 시작했을 모를.. 공연관람후에는 가벼운 발걸음과 마음이 되시리라 확신합니다.
(총 0명 참여)
cookyand
빨래~ 정말 멋진 공연이죠     
2010-07-26 14:3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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