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이름 앞에 붙은 “명품 코미디 체험극“이란 슬로건에 생긴 호기심으로 공연을 보러갔다. 시간 맞춰 들어간 공연장은 일반적인 소극장, 특이한 것은 공연 시작 전 관객입장시간에 무대 스크린을 통해 끊임없이 글이 올라와 공연 시작되기도 전부터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저게 뭘까?' 가만히 지켜보니 무대 뒤 배우가 몰래 관객을 보며 관객들과 채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를 알아차린 관객들이 글을 보고 반응해주며, 관객과 무대 뒤 배우와의 채팅은 계속되고 자리에 앉아있는 누군가는 채팅대상으로 지목돼 놀림거리가 되기도 하고 개그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초반부터 "아! 이래서 체험극~?" 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내 본 공연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관객 참여가 이루어진다. 공연 시작 후, 관객은 더이상 관객이 아닌 '배우'가 된다. 나무, 관객, 노숙자, 비둘기, 묻지마살인범, 불륜남녀등등 배역배정이 끝나면 동선과 순서를 정하고 관객과 배우가 함께 무대위에서 연기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쭈뼛거리던 관객들은 이내 극에 적응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연을 펼치고 에드리브를 치고 각자의 배역으로 어설픈 연기를 하는 관객을 보고 웃음이 나오게 된다. 공연은 여러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관객을 무대위의 배우로 관객으로 끊임없이 오가게 한다.
그 곳에서는 다른 관객의 굴욕이 나의 즐거움이다. 나도 다른 관객을 보고 실컷웃었으니, 이 정도 굴욕쯤은 쿨하게 넘길 수 있다. 몸을 움직이고 생각하고 즐기면서 스트레스쯤은 벌써 저만큼 달아나 버렸다. 마지막 스크린으로 배우들이 의식하지 못한 관객을 향해 눌러댄 사진으로 만든 작품이 올라가고 공연에 참석한 모든 관객들의 이름이 스크린에 기록되어진다. 홈페이지나 싸이월드에 그날의 사진을 올려놔 추억을 소장할수 있게 해놔 좀더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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