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스스로를 위한 동화 한 편을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를 넣을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희로애락이 모두 들어간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어쩌면 환상동화의 시작은 이런 모티브로 시작되었을지 모른단 짧은 상상 속 동화를 써본다.
우선 너무 시간이 흐른뒤 이렇게 리뷰를 쓴다고 한다는 것이 살짝 미안해 진다. 환상동화 속을 헤메이다 돌아온 현실은 공연 속 동화처럼 결코 이름 답지 않았기 때문이란 변명을 해 본다. 고백하자면 교통사고로 인한 입원이라는 원치 않았던 시간의 공습 속에 짧은 공상 속 동화에 빠져 이렇게 리뷰를 쓰고있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나타난 요정들(난 감히 요정이라 칭하고 싶다)의 어쩌면 친근한 설명과 애교는 환상동화라는 열차를 타고 떠나기전 꼭 거쳐야 하는 차표 확인 처럼 맛깔스럽고 관객들을 위한 배려로 아주 멋드러지게 시작을 하고 있다. 특히 사랑 요정의 익살스러움은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느낄 수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장 인상에 남을 것이다. 세명의 요정들에 등장에 저건 머지 라고하지말고 그저 그렇구나하고 따라가면서 마음을 연다면 환상동화를 떠나는 최고의 가이드를 만났다는 것을 공연이 마치는 순간 느낄 수 있게 된다.
환상동화는 한입에 그 맛을 다알게 되는 페스트 푸드 같은 공연이 아니다. 어쩌면 몇번이고 곱씹으면서 감상한다면 더욱 재미있을 공연이다.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반복되는 단어들의 유희를 따라가기에 다소 멋쩍을 수있다. 하지만 다시한번 환상동화의 열차에 탑승한다면 공연 속 장면들의 의미나 언어의 유희를 마음껏 자기것으로 소화 시키며 맛깔스런 여행을 할 수있을 것이다.
세명의 요정들이 만들어가는 환상동화는 관객이란 작가가 넣고싶어하는 전쟁 사랑 예술이라는 이야기를 대신해서 만들어가는 대리만족의 작품이다. 그 이야기를 쌀짝 들여다 보면 기분나쁠정도로 잘생긴 예술을 사랑하는 00(잘생기면서 피아노에 노래 춤까지 사알짝 기분 나빴음…)가 전쟁에 나가 시인인 상대편의 병사와 단둘이 전장에서 남게 되면서 그의 여동생에 대해 알게 되고… 아무튼 복잡하게 꼬여 가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 쓰다보니 세명의 요정들이 미워지기도 하면서 진짜 이야기 잘 풀었다는 생각이….
어쩌면 단순하것 같으면서도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무대에 폭 빠져들지 않고는 못베기게 만든다. 관객과 가까운 무대는 더욱 감칠맛 나게 만들며 모든 공연이 그렇겠지만 그냥 여행을 떠난다는 마음으로 세명의 가이드에 몸과 마음을 맡긴다면 더욱 멋진 환상동화 여행이 될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와 멋드러진 표현이 있겠으나 아픈 심신의 유혹으로 무족한 글을 마쳐야 할 것 같다.
조금 곁들이자면 6월 3일 오늘은 생일이다. 생일이 찾아오는 이 새벽에 환상동화를 떠올리고 글을 쓰는 것은 특별한 추억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 미래를 약속한 추억이 바로 환상동화다. 퇴원하고 나면 환상동화 여행을 다시한번 떠나자는 소중한 그녀의 수줍은 부탁을 꼭 지키고 싶다. 우리의 사랑을 영원한 행복으로 만들어준 환상동화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