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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괴물 사이.. 갈 곳 없는 모정... 섀도우 댄서
ldk209 2013-04-05 오전 11:23:23 763   [1]

 

괴물과 괴물 사이.. 갈 곳 없는 모정... ★★★☆

 

※ 영화의 주요한 설정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실수로 동생이 영국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트라우마를 간직한 콜레트(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IRA(아일랜드 공화국군)에서 활동하는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에 실패하고 현장에서 검거되어 영국 정보부 MI5에 끌려온 그녀는 요원 맥(클라이브 오웬)으로부터 이중 스파이로 활동할 것을 제안 받는다. 아들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안을 수락한 그녀는 가족(아이)를 위해 가족(오빠, 동생)의 정보를 넘겨야 하는 기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줄거리만 보면, <섀도우 댄서>는 영국 정부와 IRA 사이에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첩보 스릴러물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그런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스릴러나 첩보물의 요소들은 중요하지 않거나 또는 모호하게 처리되거나 또는 심지어 구멍이 숭숭 뚫려 있기조차 하다. 왜냐면 <섀도우 댄서>가 주목하고 있는 건, 그런 스릴러나 첩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섀도우 댄서>가 바라보는 건, 가족, 그 중에서도 모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더 넓게는 개인의 행복이 전혀 보장되는 않는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영화의 이미지는 전반적으로 아주 아련한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주인공인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연기 스타일와 빠르게 내 달리지 않는 제임스 마쉬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전적으로 기대있다고 보인다. 첩보물 주인공이라 하기에 콜레트는 사람들의 표정과 주변 풍경에 주목하고,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실패한 런던 지하철 테러 작전은 사실은 실패한 게 아니었다. 영국 정보부 요원들의 대화에서 나오듯 콜레트는 처음부터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도록 장치를 마련해두었다. 콜레트는 폭탄이 든 가방을 매고 지하철에 탑승한 후 사람들의 표정을 본다. 무심한 얼굴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바로 우리네 평범한 이웃들의 표정을 말이다. 죄 없는 동생이 영국군의 무차별 사격에 죽은 게 나쁜 짓이듯, 그에 대한 보복으로 지하철에서 폭탄을 터트려 무고한 런던시민들을 죽이는 것 또한 나쁜 짓이라는 걸 콜레트는 아는 것이다. 그러니깐 콜레트는, 아니 제임스 마쉬 감독은 복수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걸 말하는 것이고, 그건 남성보다는 여성, 구체적으로는 모성의 자연스러운 발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콜레트가 영국 정보부의 이중 스파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 건, 단지 자신의 아이에 대한 안전만이 아니라, 누구도 죽지 않는다는 맥의 설득이 통했음을 의미한다.

 

괴물과 싸우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평화협정을 반대하고 영국과 내통하는 스파이를 찾겠다며 마구잡이로 동료를 잡아다 고문하고 결국 가족의 죽음조차 지켜보도록 하는 괴물과 심어둔 첩자를 보호하겠다며 그 첩자가 사랑하는 이를 첩자로 끌어들여 죽음의 늪으로 인도하는 것도 모자라 이를 방해한 요원을 죽이는 괴물, 그 어느 쪽도 모성이 몸을 의탁할 괴물(?)은 아닌 것이다. 그 어머니가 그랬듯이.

 

※ 묘하게도 IRA를 다룬 영화치고 실망을 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 여주인공인 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연기할 때 나만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임수정 삘이 난다.

 

※ 오빠인 게리를 연기한 에이단 질렌을 어디서 봤나 했더니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첫 장면에서 베인에게 비행기에서 죽는 CIA 요원. 여주인공의 남동생 코너를 연기한 돔날 글리슨도 어디서 봤나 했더니 <해리 포터 시리즈>의 빌 위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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