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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고 혼돈스러운 나인
jimmani 2009-12-23 오전 1:55:31 11708   [1]
 
영화든 무대든 뮤지컬은 일반적으로 분명하고 단순화된 플롯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관객이 노래와 춤에 보다 잘 집중하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복잡한 플롯으로 관객들의 주의를 흐트러지게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뮤지컬은 그보다도 무대나 안무 구성에 압도적으로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플롯의 복잡성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 대부분의 관객은 어차피 뮤지컬을 볼 때 이야기가 얼마나 압축적이고 탄탄하냐를 따지기보다는 노래가 얼마나 듣기 좋고 무대가 얼마나 보기 좋은가에 집중하기 때문에, 설사 이야기가 전형적이고 비약이 심하다고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나인>은 좀 실험적이라고 할 만하다. 이 영화는 흔히 생각하는 깔끔하고 보기 좋은 플롯을 갖고 있지 않다. 뚜렷한 기승전결을 가진 사건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인물의 고뇌가 중심이 되는 영화라, 영화는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기 힘들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이야기의 전환에 적잖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작년에 국내에서 황정민 주연으로 뮤지컬이 초연되기도 했지만 반응이 썩 뜨겁지는 않았던 이 작품이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과연 뮤지컬 영화로서의 미덕을 보장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정도 보장한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생각이 많은 어떤 남자의 정신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축제 한마당'이다. 더구나 <시카고>를 통해 이미 무대 못지 않은 매끈한 매력을 선보인 바 있는 롭 마샬 감독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만큼, 현란함도 겸비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국민 감독이라 불리는 귀도 콘티니(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최근 두 작품 연속으로 속칭 '개박살'을 낸 상황이다. 평단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여전히 기자들의 가십거리로서 꾸준히 활용되는 그는 이제 다음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탈리아'라는 제목과 클라우디아 젠슨(니콜 키드먼)이라는 여주인공만 확정됐을 뿐, 대본이고 뭐고 만들어진 게 없다.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는 귀도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수놓는 7명의 여인들에게서 영감을 얻으려 몸부림친다. 아내 루이자(마리옹 코티아르), 정부 칼라(페넬로페 크루즈), 아홉 작품 째 호흡을 맞추는 그의 뮤즈 클라우디아, 의상디자이너 릴리(주디 덴치),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소피아 로렌), 그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보그 지 기자 스테파니(케이트 허드슨), 어린 시절 이성에 눈을 뜨게 한 창녀 사라기나(퍼기)까지. 그러나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아 있는 그녀들은 귀도에게 영화를 만드는 길을 열어주기보다 오히려 더 큰 혼란에 빠뜨리는데, 귀도는 과연 다음 영화 촬영에 무사히 돌입할 수 있을까.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지만 사실 <나인>은 귀도 역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원톱 체제로 이끌어가는 영화다. 그의 고뇌가 중심 플롯이고, 그의 생각 하나하나가 스테이지가 되고, 7명의 여인들은 모두가 귀도 주변에 존재했었거나 혹은 존재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비교적 경쾌하고 발랄한 역할(물론 고뇌를 거듭하지만 귀도의 성격은 대체적으로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바람둥이 스타일이다)로 돌아온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에너지가 물씬 풍기는 이탈리아 악센트의 말투와 더불어 고뇌하는 천재와 악동의 이미지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즐겨 입는 수트 등 의상 선택도 탁월하고 스타일링도 분위기 있어서 영화 전체를 휘어잡고 이끌어가는 매력적인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다. 미중년으로서 확실한 매력을 선보인다.
 
귀도를 둘러 싼 일곱 명의 여인들 면면을 일일이 살펴보자면 어지러워질 정도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모두들 쟁쟁하지만 출연 비중이나 연기 면에서 봤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이는 아내 루이자 역의 마리옹 코티아르다. 지금은 조용하고 고분고분한 아내의 모습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때 귀도와 함께 배우로 작업했던 사람으로서, 누구못지 않은 꿈과 열정을 갖고 있었지만 남편의 앞날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했던 여인의 아픔이 서려 있다. 마리옹 코티아르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다가 결국은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떨구고 마는 안타까운 캐릭터를 절제되고 세련된 연기력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그녀는 귀도와 더불어 7인의 여인들 중 유일하게 노래를 두 곡 부르기도 하는데, 두 곡의 무대에서 펼쳐보이는 가창력과 퍼포먼스의 카리스마도 상당해 정극 연기로 보나 뮤지컬 연기로 보나 모두 만족스럽다. 여인들의 비중이 워낙에 분산되어 있기에 주연상까지는 힘들더라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를 노릴 만하다.
 
그 다음으로는 정부 칼라 역의 페넬로페 크루즈도 인상적이다. 여러 영화를 통해 이제는 '내연녀 전문 배우'가 되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지만, 그녀의 활기와 카리스마는 여전히 이 영화에서도 빛난다. 여배우 클라우디아 역의 니콜 키드먼은 비교적 적은 비중이긴 하지만 귀도의 뮤즈로서 갖는 신비로운 이미지를 적은 비중 속에서도 우아한 연기와 노래로 잘 뽑아낸 듯 하다. 의상디자이너 릴리 역의 주디 덴치는 귀도의 동료로서 가지는 신뢰감은 물론이요, 스테이지에서는 의외의 에너지를 선보이며 즐거움을 준다. 보그 기자 스테파니 역의 케이트 허드슨은 이 영화 속에서 가장 화려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고, 창녀 사라기나 역의 퍼기는 가장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비중에 아랑곳없이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역할로서 제 몫을 다한다. 귀도의 어머니 역을 맡은 소피아 로렌은 노래 장면이 화려하진 않지만 스크린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광어린 아우라를 뿜어낸다. 이들이 한 무대에 서는 오프닝과 엔딩 장면은, 그들이 한 무대 한 화면 안에 담겨 있다는 것 만으로도 숨막히는 절경이다.
 
 
롭 마샬 감독의 노련한 무대 연출 감각은 <나인>에서도 여전히 효과를 발휘한다. (영 만족스럽지 못했던 <게이샤의 추억>에서도 공연 장면만은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시카고>에서 실제 배경을 활용한 극영화적 전개와 무대 세트를 활용한 뮤지컬적 전개를 교차했던 방식을 <나인>에도 잘 활용해 세련된 극영화와 화려한 뮤지컬 보는 재미를 함께 선사한다. 특히 <나인>의 경우는 뮤지컬 넘버들이 이야기 전개의 기능을 한다기보다 각각의 여인들이 귀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구실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영화는 각 여인들의 넘버마다 분명한 매력을 살려서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여러 여인들의 각기 다른 매력을 귀도가 구상하는 새 영화의 무대 세트라는 동일한 배경을 변주하면서 보여줌으로써 다양함 속의 일관성(귀도의 예술적, 개인적 고민을 관통하는)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를테면 사라기나의 무대는 어린 시절 백사장에서의 기억을 되살려 무대 바닥을 모래로 뒤덮고, 스테파니의 무대는 패션지 기자인 그녀가 느끼는 감각적 이미지를 패션쇼 런웨이로 형상화시켜 표현하는 식이다. 촬영 방식 또한 각 여인들의 컨셉에 따라 어떨 때는 몽롱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로(어머니), 어떨 때는 현란하고 정신 없는 분위기로(스테파니), 어떨 때는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로(루이자, 사라기나) 바꿔주는 등 넘버를 부르는 인물들이 다양한 만큼 총천연색 빛깔의 무대를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뮤지컬 넘버들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일직선 상에서 순차적으로 놓인다기보다 엇비슷한 비중과 위치를 점하며 수평적 위치에 놓인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겐 정리가 좀 덜 되는 느낌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이 여인에서 어느 순간 저 여인으로 넘어가고, 이 여인에게선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 순간 저 여인에게서 저런 느낌으로 넘어가는 전개는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고, 결국 이 많은 화려한 스테이지는 머리 속에 일관성 있게 모아지기보다 자칫 중구난방으로 흩어질 수도 있다. 이것은 뮤지컬 영화로서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애초에 만들어진 플롯을 생각해 봤을 때 이것을 감독의 과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얘기했듯, 이 영화는 제삼자가 보기에 옳고 그름이 정확히 판단될 수 있는 사건이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한 인간의 복잡한 심경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각과 환상은 논리를 따지지 않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길 좋아하지 않던가.
 
이 영화는 합쳐져 있던 귀도의 생각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초반부에 새 영화 작업에 들어가는 귀도 앞에 귀도의 인생을 관통하는 여인들이 하나둘 씩 등장해 무대를 채우는데, 이것은 곧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귀도의 창작 활동에 이 여인들이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이후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는 귀도 앞에 각 여인들과 관련된 생각들이 하나씩 왔다 가면서 귀도는 더욱 더 큰 혼란에 빠진다. 점점 일과 사랑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아내의 한탄, 섹스 코드에 집착하지 말고 이탈리아인의 열정에 집중하라는 추기경의 조언(사라기나로 연결), 세련된 패션과 멋진 남성미가 매력이라는 패션지 기자의 찬사, 뮤즈가 아닌 한 여인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클라우디아의 하소연 등이 귀도의 곁을 오고 간다. 영화는 이렇게 귀도를 둘러싼 여러 여인들의 목소리를 일관된 시선으로 쫓아가기보다 각 여인들의 성격이나 심리 상태, 귀도가 그녀들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들을 고려해 변화무쌍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때론 웅장한 파노라마로, 때론 역동적인 핸드헬드로, 때론 정적이고 어두운 시선으로. 그래서 각각의 여인들이 펼치는 스테이지 역시 관객들에게 확실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기보다는 마치 거대한 환상 속에서 유영하는 듯 기묘한 느낌을 안겨준다. 한 남자의 심리에서 비롯되는 복잡다단한 생각의 양상을 그만큼 단정하게보다는 약간은 멍하고 혼란스럽고 입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 영화의 잠재적 의도가 은근하게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뮤지컬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완결성이란 필수 불가결의 요소이기 때문에, <나인> 역시 멍하고 혼돈스러운 와중에도 결말에 가서는 웬만큼의 완결성을 보여준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원작 제목이 미완성을 내포하고 있는 <8과 1/2>인 것과는 달리 이 뮤지컬의 제목은 완전한 자연수인 '9'를 의미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완결성 있는 결말은 방사적으로 뻗어나가던 주인공의 고민이 순식간에 봉합되는 듯 해 갑작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영화는 이러한 갈등 해결 과정을 논리적 전개보다는 역시나 개인적 심경의 변화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설명이 순조롭게 되지 않는다고 해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가 흔히 뮤지컬로부터 기대하는, 일방적이지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한다면 <나인>은 약간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영화가 던지는 이야기는 확실하기보다 흐릿하고, 각각의 무대는 일관성 있게 하나의 영화를 형성하기보다는 독자성이 더 강해 보인다. 그러나 예술가와 바람둥이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인상 쓰고 철학적으로 그리지 않고 현란하고 축제적인 노래와 춤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롭다. 예술가가 하는 고민인 만큼 예술적으로 그리기 위해 노력한달까. 열정과 현실, 순수했던 과거와 찌든 때로 가득한 현재가 교차하는 만큼 <나인>이 선보이는 무대는 때론 뜨겁고 때론 우중충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한 남자의 정신 없는 머리 속에서부터 비롯됐다고 생각하면 꽤 요상하고 신기한 무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나인>은 뚜렷하고 확실한 카타르시스보다, 기묘하고 몽롱한 기분으로 관객을 색다르게 매혹시키는 스테이지가 준비된 영화다.

(총 2명 참여)
hssyksys
잘봤습니다^^*   
2010-04-10 23:46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14 21:30
kimshbb
기대만발   
2010-01-06 11:06
lskbaby
"뚜렷하고 확실한 카타르시스보다, 기묘하고 몽롱한 기분으로 관객을 색다르게 매혹시키는 스테이지..."-> 영화를 본 입장에서 읽어보니, 참 적절하게 요약을 해주신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0-01-05 10:14
loop1434
대니얼 데이 루이스만큼은 역시   
2010-01-04 23:05
j1725
보고 싶은 영화~   
2010-01-04 22:00
nada356
뮤지컬 영화는 일단 음악이 반은 먹고 들어감.   
2010-01-04 20:57
mvtdty
기대됩니다.   
2010-01-03 19:38
pinkoki
기대   
2010-01-03 13:04
ghddk0909
너무 화려해서 혼란스럽단 사람들두 있던데 ..ㅠㅠ
그래두 꼭 보고싶네요~~   
2010-01-01 20:07
zkz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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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20:30
verite1004
개인적으로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였답니다!   
2009-12-31 19:50
lskbaby
오늘 보러 갑니다~ 기대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2009-12-31 09:53
monica1383
잘봤어요   
2009-12-31 00:10
mvtdty
화려하네요ㅛㅛㅛㅛ   
2009-12-29 19:50
vonus
저도 보고 싶어요   
2009-12-29 19:04
ko6059
8과1/2 아 아니 완전수 "9" 드뎌 오늘 보러 갑니다..
멋진 영화보다 눈으로 보면서 생각하는 영화...좋습니다.
기대만땅입니다   
2009-12-29 09:55
kim31634
뮤지컬 영화 ㅋ 나인 기대됨 ㅋ   
2009-12-27 21:44
cipul3049
님 이번에 무비위크에 리뷰 당첨 되신 그분맞죠?
사진도 나오셨던데 ^^   
2009-12-25 21:25
shtk6
이런 영화는 볼게 많아서 매우 좋아하는데 얼른 보고 싶어요ㅋㅋ   
2009-12-25 17:52
hyppp43
멋진 느낌   
2009-12-25 05:58
sarang258
감사   
2009-12-24 15:58
clay92
색다른 재미가 있겠네요~   
2009-12-24 10:35
fa1422
음...   
2009-12-24 00:56
sasimi167
매혹적인 영화인 것 같네요   
2009-12-23 22:43
snc1228y
감사   
2009-12-23 11:12
seon2000
감사...   
2009-12-23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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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2009,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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