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치맨.역사상 최고의 그래픽노블이라 칭송받은 원작. 난해하고 복잡하며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가진 이 그래픽노블은 스크린으로 어떻게 그려질까?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온 길고 긴 시간들은은 잭스나이더감독의 163분짜리 왓치맨이 시작되면서 그간의 기다림을 보상해주기 시작한다.

우선 영화 왓치맨은 오리지널원작과 99% 같다. 영화의 마지막 결말부분만 다르게 그려졌을뿐 기본적으로 원작 코믹스의 명장면들은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결말부분이 다르게 그려졌다고 해서 메시지가 다른건 아니다. 다만 표현방법. 더 쉽게 말하자면 도구정도가 바뀐 셈이랄까.어찌됐건 영화 왓치맨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원작코믹스와 똑같다.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을 보고 흔히들 만화책에서 튀어나온듯한, 움직이는 만화책-이라는 표현을 자주 봤을텐데, 영화 왓치맨은 그야말로 원작 코믹스가 살아움직이는 듯함이 아닌 살아움직인다라고 표현해야될 정도로 완벽하게 스크린에 옮겨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를 보기 불과 몇일전 원작을 읽은터라 꽤 디테일한 장면을 기억하고 있었던 필자는 영화 왓치맨은 거의 신세계에 가까운 영상이었다. 게다가 잭스나이더 감독은 똑똑하게도 코믹스를 완벽하게 옮기면서 사이사이 자신만의 스타일 영상을 끼워넣는 재주를 선보인다. 예를 들면 유명한 장면이자 영화의 중요한 장면중 하나인 코미디언이 창밖으로 내던져 죽음을 당하는 씬 같은 경우, 원작에는 없던 왓치맨킬러와의 결투가 디테일하게 그려지면서 코믹스가 갖고 있지 않은 무브먼트가 더해져 잭스나이더감독만의 '스토리'가 더해졌고, 장면이 끝나면 영화 왓치맨은 또다시 원작코믹스로 자연스럽게 돌아가있는식의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영화 왓치맨은 그렇게 163분동안 원작 코믹스를 꼼꼼하고 자세하고 똑똑하게 그려내고 있어 원작을 봤건 안봤건 모두가 만족할만한 영상을 끌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단순히 화려한 비주얼적인 측면을 말하는게 아니라 잭스나이더감독은 코믹스에서는 안되고 영화에서는 가능한 원작의 숨은 1인치컷을 똑똑하게 스크린으로 옮겨냈고 당당히 R등급을 받아냈다. 이 부분 때문에 원작과 그냥 똑같다며 잭스나이더감독은 깍아내릴 많은 분들에게 할말이 생겼달까.

비주얼을 이야기하고 나면 이제 원작 왓치맨이 주는 심오한. 솔직히 잘 알지 못하겠고. 이해 못하겠던 메시지를 이야기해야한다. 자신없는 부분이다. 원작을 제대로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할 수도 없는 시점에서 보게된 영화 왓치맨은 분명히 원작이 갖는 난해함 보다는 좀 더 쉽게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고, 영화가 끝나고 곰곰히 생각해볼만큼의 무겁지도 한편으로는 가볍지도 않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진다. 이건 필자가 왓치맨이 말하는바가 뭐라며 떠들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자신도 없다.

자, 잭스나이더가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다면 영화 왓치맨은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야할까.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코믹스의 진화를 알렸던 다크나이트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만큼의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잭스나이더가 왓치맨을 창조해내지 않았고, 그저 스크린으로 똑같이 옮겼을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영화 왓치맨은 원작의 완성도를 그대로 갖고 있다고 봐도 좋을만큼 완성도가 뛰어나다. 이것은 개인적으로 볼때 훌륭한 각색의 힘이 컷다고 본다. 잭스나이더감독과 각본가들은 비주얼이전에 스크린으로 제대로 옮겨야되는 각색부분도 만만치않게 공을 들인것으로 보이고, 그것은 영화로 증명해내고 있다. 여기에 앞서 말한 영화적재미가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옆에 보너스처럼 함께하고 있음이 보이고 이것은 잭스나이더감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영화 왓치맨은 또한번 진화된 코믹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웰메이드 영화로 남게됐다

잭 스나이더의 왓치맨을 보려는자들이여. 원작이 갖는 심오함의 무게에 짓눌리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