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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산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제9중대
hongwar 2007-09-27 오전 12:25:34 1155   [0]
 

사람이 산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전쟁은 언제나 무섭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한 순간인 그 순간순간이 무서운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전쟁이 정말 무서운 건..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있어 무던해 지는데 있는 것 같다.

 

나의 이웃에 사는 이들 처럼, 혹은 내 가족처럼 .. 평범한 그리고 익숙한 그들이 "전쟁" 이라는 명목하에 전쟁터로 간다. 그리고 그들은 철저히 전쟁기계가 되어 교육받고 길들여 진다. 그러니까 그들은.. "무기" 로 변해간다.

 

죽음의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진 그 곳으로 가기 위해 두 팔과 두 다리는 점점 더 단단해 지고 , 눈빛은 점점 더 빛을 잃고 어둠속에서 매서워 지며, 심장은 차가워 진다. 그렇게 인간 무기로 내 던져 진다.

 

제 9중대에 소속된 그들도 마찬가지 였다.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겁도 없고 철도 없고 꿈 가득한 그들..

그저 시키는 대로 매일매일 지옥같은 훈련을 받고 군인이라는 이름을 채워 나간다. 점점 더 군인이 되어 간다. 

서서히 미쳐간다. 상처는 점점 더 깊어 져 간다.

그들의 젊음은 피로 물든다. 사랑도 기대도 희망도 꿈도.. 그렇게 포탄의 시커먼 연기 속으로 흩어진다.

 

그들은 그토록 원하던 전장에 나가고 피를 흘리고 몸뚱아리를 잃고 .. 그리고 영혼을 잃는다.

목적은 오로지 하나. 살아남아 승리한다는 것 뿐이다.

 

사람이 사람이 아닌 곳이 바로 그들이 있는 곳이다.

 

나는 반전주의자 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대규모 살생과 땅덩어리 전쟁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것에 피 바람이 휘몰고 누구도 정당하다 절대 말할 수 없는 것을 정당하다고 합리화 시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 그들은 총부리를 겨누는 것일까?

어떠한 신념에서?

누구를 위해서?

왜 어떤 이유로 그저 내 이웃의 친절한 사람이었던 혹은 우리 오빠였던, 동생이었던 그들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변해버리는 것일까?

 

전쟁은 결국 책상위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그들에게 있어 책략에 불과한 것에  몇 천명이 죽음과 생을 오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필요여부 하에 따라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9중대 대원들도 마찬가지 였다.

그들은 철저히 이용당한 사람들인 것이다. 전쟁이라는 껍데기로 이용당했을 뿐인 것이다.

적당히 잘 놓여지는 장기의 말 판 처럼 그들은 놓여지고 움직이고 죽고 산다.

철저히 이용당한다.

 

그들의 조국이 무너지고 가슴에 달린 훈장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 것 처럼,

그들의 전쟁터의 삶은 그저 과거의 한 순간 일 뿐이고, 한 때의 수단일 뿐이었던 것이다.

 

사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람이 수단이 되는 세상인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공포와 슬픔과 연민이 한데 섞여 눈물이 흘렀다.

무서웠고 가슴이 아팠다.

 

정말로 전쟁이 나면.. 나도 여름에 손바닥으로 모기 잡듯이 그렇게 한 순간 처참하게 죽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를 보면서 슬퍼해야 하고 한 발의 총에 쓰러지는 그들을 잡고 오열 할 것이다.

그래서 무서웠다.

게임을 하다 "죽었다" 고 하는 것 처럼.. 그렇게 순간-

 

그리고 내 죽음은 그저 어떠한 목적에 따라 있었던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되겠지?

목적을 위해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인간이.. 인간을 위한 것으로 인간의 목숨을 떼어낸다는.. 꽤나 그럴 듯한 정당성을 끌어들이며.. 모순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남자들이 군대에 다녀오는 것을.. 그저 당연스레 받아 들였다. 하지만.... 이제는 군대에 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것 같다. 그들은 죽지 않고 살아 나는 방법을 배우고, 살아 남기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국방 훈련이 아니라..

죽음의 선에 지금도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아..

아무것도 소용없어진 소련의 훈장처럼..

그렇게 전쟁은 거짓말 빵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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