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진짜 힘은 참으로 소소해서 아무도 극적으로 얘기하지 않을 연애담을
영상으로 1시간 반씩이나 끌어간다는 것이다.
홍상수의 영화처럼 일상의 미학을 옴팡 닮아 있지는 않아 머리 쓰지 않아도 된다.
광식이나 광태나 아님 윤경이나 경재나 연애하면서 '꼭 이런 애들 있다'에 끼는
전형적인 스타일들이다. 과장 좀 하니깐 심히 웃기고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나와준다.
사소하지만 너무 가까이 있어 항상 고민되는 이야기를 하겠다는데
뭐 딱히 딴지 걸 것도 대단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다만 '사랑은 이런 것이야'라고 사랑학원론처럼 대놓고 말하는 대사들이
황당한 시츄에이션과 동떨어져 잘난 체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나마 광태나 경재는 몸으로 보여주는 친절함이 더 많다.
광식이나 윤경은 처음부터 그렇게 눈치로 감정을 쬐끔 퉁기다 말아 그런지
주절주절 말만 많아 보인다.
아무튼 정리하자면
'사랑하라, 이들처럼은 하지 말고'
그 깔끔한 주제에 맞게 딱 고만큼 날 끌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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