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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게 놀아제낀 기타노 다케시
인터뷰 | 2004년 1월 28일 수요일 | 서대원 이메일

"<자토이치>는 내 첫 번째 시대극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착상해 만든 <그 남자 흉폭하다(Violent Cop)>으로 감독 데뷔 이후에 연출한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나는 <자토이치>를 만드는데 있어, 일반적으로 시대극은 더 많은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꽤 재미있는 작품으로 태어났다. 오히려 모든 것을 꾸며내야 했기 때문에, 시대물이 더 허구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점은 내가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 전에 가보지도 않았던 곳을 개척할 수 있도록 했다. 영화를 만드는 작업이야말로 내 커리어에 있어 어떤 것보다도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만족을 주는 경험의 하나라고 단언한다. " - 기타노 다케시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임에도 그의 말마따나 <자토이치>는 오락성이 상당히 부각된 영화다. 종래에 선보였던 그의 영화와 비교함으로써 도출된 상대적 평가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 즐거움을 꾀하는 19세기 한 마을의 풍경을 담은 <자토이치>는 분명 신명난다. 그네들의 노는 방식이 다소 뜬금없고 어딘가 생뚱맞아 보일지라도 말이다.

영화를 총체적으로 관장한 감독이자 주인공이기도 한 기타노 다케시는 <자토이치>만의 이러한 엔터테이너적이면서 분방한 스타일을 밑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작심하고 만들었다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의도는 꽤나 성공적인 듯 보인다. 사색의 유희보다는 몸의 유희에 심혈을 기울여 연출한 영화는 그러하기에 보다 많은 대중을 그의 품으로 끌어안기에 충분하다.

노란 머리를 한 맹인 검객답게 기존의 건조하면서도 무거운 사유의 방식을 응시하지 않은 채 그것을 단칼에 날려버린 기타노 다케시. 불균질한 요소들을 한 곳에 불러들여 또 다른 자신만의 기이한 장르를 구축하며 탐사하기 시작한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며 관람하는 행위는 영화의 재미와 매력을 한층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지혜를 훔쳐 볼 수 있는 인터뷰를 마련했다. 물론, 영화를 맞닥뜨리기 전에 접하는 감독의 코멘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보는 이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역기능으로서 소용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언제나 그랬듯 과감하게 마우스를 누질러 빠꾸하시면 된다.

자토이치에 대해서 얘기해 달라.
자토이치는 일본 시대극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물 중 하나다. 아마도 30세 이상의 일본인이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에 관한 영화가 만들어진 지 이미 10년이 넘었고 그래서 어린 친구들에게는 낯선 것이 사실이다. 이 영화가 어린 친구들에게도 자토이치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떻게 <자토이치>를 만들게 되었는가?
이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하게도 '아사쿠사' 시절 내 멘토 중의 한 사람인 '치에코 사이토' 부인이 권유한 작품이다. 그녀는 원로 배우 '신타로 카츄'의 좋은 친구였는데, 그 배우가 바로 이 작품의 오리지널 영화와 TV시리즈(1962년 - 1989년)의 주인공이었다. 몇 년 전 그녀가 내게 이 작품을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난 그 때까지 시대극을 한번도 연출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서는 아주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그녀는 내가 이 작품에 주연으로도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난 혼란스러워졌다. 카츄씨를 대체할 만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난 정중히 거절했지만 사이토 여사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결국 난 하나의 조건을 제안했다. 자토이치의 이미지가 검술의 달인이면서 맹인 안마사와 주사위 도박의 천재로 남아있는 한, 내가 원하는 캐릭터로 바꾸어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내가 창작해낸 방식으로 한다는 조건이었다.

당신의 자토이치는 어떻게 다른가?
내가 만든 자토이치는 '카츄'의 자토이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다. 그를 흉내 내려고 하지도 않았다. 나는 원작과는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주 다른 새로운 버전을 만들려고 했다. 카츄의 자토이치는 검은 머리에 평범한 색상의 기모노를 입고 갈색 지팡이 검을 지니고 있다. 이런 모습은 그가 활동한 시대에는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난 나의 자토이치를 시각적으로 전혀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내가 만든 자토이치는 정말 별난 인물이다. 그는 금발 머리에 핏빛 같은 붉은 지팡이 검을 지녔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나의 자토이치는 감정적으로 다른 인물들과는 동떨어져 있다. 카츄의 자토이치는 마을 사람들과 좋은 관계로 지내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내가 창조한 자토이치는 착한 사람들과 섞이지 않는다. 그는 단지 나쁜 놈들을 죽이기만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면.
자토이치에게는 사실상 무서울 것이 없다. 그는 누구든지 맞설 수 있다. 궁금한 점은 어떤 방법을 쓰는가이다. 그는 맹인이기 때문에 적을 보지 않고도 강해야 한다. 나는 최종적으로 자토이치의 힘의 비밀을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하도록 결정했다. 영화의 끝부분에서는 자토이치가 맹인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아마 자토이치는 더 이상 장님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런 식으로 말이다. 자토이치는 당신을 당황시키겠지만, 바로 그것이 그의 역할이다.

자토이치는 금발에 붉은 지팡이 검을 지녔다. 독특하다.
나는 지팡이가 붉은색이면 자연스러워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 자연색 그대로의 칼을 썼다면 그것은 멋져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원작은 너무나 현실적이었고, 이것이 바로 이 영화를 평범한 마을 사람들에 관한 지나치게 따뜻한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만약 자토이치가 금발에 붉은 지팡이를 가지고 다닌다면, 다른 캐릭터들이 그를 두려워하고 아무도 그와 얽히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최초로 만든 시대극이다.
어떤 사람은 그 의상과 배경에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야 하는 시대극이 현대물보다 많은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난 반대로 창의적인 자유를 느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가공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재창조되기 때문에, 인물들의 외관이나 배경 등 모든 구체적인 사항들은 사실상 현대물보다 더 허구적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배우들은 옛 시대를 재현해내기 위해 가발을 써야 한다. 이 점에 있어 내가 생각한 것은 고전적인 시대 드라마가 아닌 현대의 일본인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잘 쓰지 않던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했다.
날이 갈수록 많은 영화들이 컴퓨터 그래픽과 시각효과에 의존하고 있고, 이는 현대물에 있어 특히 그렇다. 예전에 나는 과거의 내 영화들에 이런 효과를 쓰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극에서 그것을 사용하면 만화적인 느낌을 살려 줘서 더욱 좋은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주로 사람을 베거나 다치는 장면에 효과를 사용했다. 이전에는 피가 솟구치거나 상처 부위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그런 장면을 피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우리는 그래픽으로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그런 장면들을 많이 보여주려 했다.

액션 연기에 어려움이 많았겠다.
난 액션씬을 위해 컴퓨터 그래픽과 시각 효과에 의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가능하면 스턴트맨 없이 연기를 하길 자원했다. 이야기상이나 원작 영화에서는 자토이치가 칼을 뽑을 때 손등으로 잡고 있다. 이것은 내가 칼을 쓰는 방법에 상당한 제약으로 다가왔다. 액션씬의 용어에 있어서도 휘두르기, 내려치기, 옆치기 등 선택권이 조금밖에 없었다. 영화에서 시각적으로 구성된 방법으로 칼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만들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발목, 팔꿈치, 어깨를 여러 번 아프게 휘둘러야 했다. 그것은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맹인 연기의 어려움은 없었나?
카메라가 나를 향하는데도 눈을 감고 칼싸움 연기를 한다는 것은 더욱 힘들었다. 가끔은 내가 어디서 칼을 휘두르고 있는지 몰랐던 적도 있다. 눈을 감고 있는 것은 방향 감각이 없도록 만들었다. 그냥 앞으로 걷기만 하는 것도 힘들었다. 땅이 조금만 튀어나와 있어도 구르고 넘어지고 했다. 나와 다른 배우들의 사이 공간이 어떤지 말할 수도 없었다. 또한 그들과 연기할 때에는 그들의 액션과 표현을 볼 수가 없었다. 그것은 예상보다 더욱 힘들었다. 당신이 눈을 뜨고 연기를 할 때에는, 물리적으로는 자신 스스로를 볼 수 없다 해도 당신이 어떻게 움직이고 대사를 하는지는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액션씬이 상당히 기발하고 멋스럽던데.
세트장에는 검투 안무가가 따로 있었지만, 오기 마을에서 두 게이샤와 긴조의 부하가 대결하는 장면만 빼곤 거의 모든 검투 장면을 내 스스로 안무하여 찍었다. 난 당신들이 봤을 때 상투적이었던 과거의 영화들과 비슷해지길 원하지 않았다. 난 전문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과거의 잘 알려져 있는 시퀀스들과는 뭔가 다른 것을 원했다. 난 칼이 모든 것을 지배하여 챙챙 소리만 무수한 결투를 싫어한다. 운좋게도 자토이치는 주로 한칼에 해결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반면, 나는 아사노 타다노부(하토리 역)에게 내가 몇 년간 쌓아온 교활함을 연출하도록 했다. 나는 '아사쿠사'의 코미디 장면에서 벗어나 검투 장면에서는 연습한 만큼의 연기를 했고, 그것은 과거의 코미디에서는 필수적이었다. 우리는 가끔 무대에 올릴 작품에 검투를 적용시켜 보기도 했다. 나의 코미디 선생님이 기본 동작을 보여주면, 우리는 그것을 더 웃기게 만들어 보이곤 했다. 그 이후로도, 마음 한편에 검투 안무에 대해 몇가지 아이디어를 가졌었고, 내가 언젠가 시대극을 하게 되면 그것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검투씬은 어떻게 촬영했나?
검투는 타이밍이 최대의 관건이다. 난 정말 빨리 액션을 취해야 했다. 때로는 칼이 실제로 옆을 스쳤다. 하지만 이것은 상대의 움직임이 느려져서 대조가 된 것이다. 빠른 칼놀림을 포착하기 위해 우리는 고속 카메라와 일반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했다. 카메라를 두 대 사용하는 것의 이점은 한 대가 어떤 순간을 잡지 못하면 다른 한 대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한 카메라가 칼을 전혀 찍지 못하면, 다른 한 카메라가 그 장면을 찍도록 해야 했다.

총격씬과 검투씬은 어떻게 다른가?
빵 하는 총소리와 챙 하는 칼소리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가졌다. 총싸움을 찍는다고 할 때에는 그렇게 많은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다. 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또한 총이 빠져버리면 총에 맞은 사람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 하지만 칼싸움에 있어서는 다음 동작이 어떻게 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일격이 가해지면 검투사는 상대의 허점을 찾아 공격해야 한다. 때로는 찌를 수도 없다. 연습중에 같은 동작을 몇 번이나 반복한 뒤라 해도, 촬영에 들어가면 얼마나 반사적이고 민첩하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

편집에 관해 들려 준다면.
예전의 영화에 비해 자토이치는 많은 컷을 사용해야 했다. 모든 배우들이 가발을 쓰고 기모노를 입은데다 모든 세세한 것들이 제자리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완벽히 보이기 위해서는 여러 샷을 찍는 것이 필요했다. 특히나 카메라의 움직임이 많을수록 짧은 컷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메라의 움직임 없는 시대물은 무성영화처럼 보일 수 있다.

구로사와에 대한 오마주도 담겼던데.
구로사와는 검투 장면에 있어 주로 잘 짜여진 방식으로 테이크를 찍었고, 그것은 지금도 충격적이다. 구로사와의 방식대로 영화를 찍는 것은 엄청난 정력을 요구한다. <자토이치>에서 비오는 시퀀스는 구로사와의 <7인의 사무라이>에 대한 오마주다. 부수적으로, 그 장면을 촬영했을 때에는 추웠을 뿐만 아니라 어떨 때에는 비 냄새가 달랐다. 그곳엔 물탱크가 모자랐기 때문에, 분명히 잉어가 사는 우물물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정말 악취였다. 마치 잉어를 우리 위에 쏟아붓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웃음)

엔딩에 탭댄스 공연을 사용했다.
일본 시대극이 재미는 있었는데 반면 결말이 항상 똑같았다. 예를 들어, 영웅이 마을을 떠나 논길을 따라 걸어가거나, 밭을 갈던 농부들이 일을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한다던가 춤을 추는 장면이 그것이다. 첫번째 시대극을 만들게 되었을 때, 난 '시대물이라고 전형적인 해피엔딩이어야 할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한 무리의 엑스트라들에 둘러싸여 다같이 전통춤을 추는 것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신나지 않아서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탭댄스라고 안 될 이유가 뭐 있겠어?' 하는 생각이 스쳤다. 자토이치의 기본 줄거리 - 번개처럼 검을 다루는 검술의 달인이자 맹인 안마사 - 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엉뚱한 이야기로서 충분했다. 그래서 난 내 시대극에 있어 전형적인 축제춤을 현대적인 공연으로 만들었다. 일본 최고의 탭댄서들을 기모노를 입고 게다를 신은 농부와 목수들로 등장시켜, 힙합 리듬에 맞춰 최신 탭댄스를 추도록 했다.

하필 왜 댑댄스였나.
위대한 엔터테이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난 탭댄싱을 좀 했지만 활기가 없고 너무 평범했다. 난 진 켈리 타입의 탭댄스가 싫었다. 하지만 음악 없이 그레고리 하인즈의 공연을 보았을 때, 난 너무나 놀랐다. 몇 년 전, 난 'The Stripes'라는 일본 탭댄스 팀을 알게 되었다. 난 그들의 쇼를 보았었고 그 춤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난 내가 배운 전통 스타일과 그들의 스타일이 얼마나 다른가를 알고 위압감을 느꼈다. 그것이 내가 자토이치에 'The Strepes'를 출연시키게 된 동기이다.

영화가 아주 코믹하다.
난 감정의 균형을 원했다. 영화 전반적으로 단지 액션만이 즐비하길 원하진 않았다. 영화를 좀더 가볍게 만들기 위해 유머를 섞는 것을 원했던 것이다. '오기'라는 캐릭터(사부로 이시쿠라)는 아주 악독하지만 농담도 많이 하는 재미있는 인물로 그려지길 원했다. 한마디로 그는 '재미있는 나쁜 놈'이다. 재미있고 착한 남자인 자토이치의 부하 '신키치'는 내 가장 오래된 코미디 파트너인 '구아달카날 타카'가 맡았다.

자료제공:프리비전

6 )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19
qsay11tem
인터뷰 잘봄   
2007-08-09 21:03
kpop20
기사 잘 봤어요   
2007-05-27 11:38
js7keien
자토이치?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전광석화 액션, 스타일리쉬한 탭댄스   
2006-10-02 13:53
soaring2
자토이치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여주셨죠   
2005-02-13 12:02
cko27
기타노 다케시. 한국에서 비춰진 모습만 진실이길 빕니다. 일본오락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좀 거북하더군요.ㅜㅜ   
2005-02-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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