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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만들고 싶다고? 그럼 질러라!
정식 극장 개봉한 페이크 다큐 ‘목두기 비디오’의 윤준형 감독 | 2005년 7월 28일 목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얼마 전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피디박스에는 영화 한편이 유료 상영되었다. 이 작품은 귀신 동영상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편당 2000원이라는 돈을 지불하고라도 실제 귀신이 등장하는 그 영상을 보기위해 사람들은 지갑을 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영상을 만들었다고 밝힌 사람은 영상이 조작된 것이며 자신이 연출한 단편 페이크 다큐라고 밝혔다.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나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는 이야기부터 실로 엄청난 비난의 리플 공격을 받았다. 그 단편 페이크 다큐의 제목은 <목두기 비디오>로 상당한 우여곡절 끝에 동숭아트센터 하이퍼텍 나다에서 2년 만에 정식 개봉을 하게 되었다.

단편영화만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이번 작품을 연출한 윤준형 감독 인터뷰를 통해 영화이야기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단편 영화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윤준형(윤): 시사회장에서 봤다. 인상적이라 홍보하는 분한테 어디 계신 분이냐고 물어봤었는데 알고 보니 무비스트라고 하더라. 사실 무비스트는 진짜 많이 들어가는 곳이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좋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갑다.

최동규 기자(이하 최): 무비스트를 좋아한다니 고맙다. 영화를 무척이나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던것 같다.

최: 영화를 만든 지 2년만의 정식 극장 개봉이다. 소감이 어떤가?
윤: 배급되는 과정들이 전례가 없었던 순서도 그렇고 얼떨떨하고 기쁘기도 하다. 아무리 처음부터 인터넷 배급을 생각을 하고 만들었지만 그런 면에서 마지막에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다.

최: 약간은 일반적이지 않은 배급 방법을 선택 했다고 하던데?
윤: 제가 하고자 하는 영화 성향 자체는 솔직히 말하면 어정쩡하다. 정말 상업영화에 잘 만들어진 영화도 아니고 특별한 가치관이나 정체관이 있는 기존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만한 그런 영화도 아니다. 약간은 어정쩡한 면도 다분히 소지되어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배급은 일단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었으면 했다. 고등학교 때 영화의 3대요소중 하나가 관객이라 배웠다. 그러나 우리나라 관객들이 단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즉 극장을 찾아서 볼 수 있는 그런 구조는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개봉이라는 모습을 갖추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단편이라는 장르가 많은 노력을 가지고 홍보를 하거나 영화제에 알려도 결국에는 장편을 찍기 위한 소장용 영화 밖에는 안 되는 비효율적인 일이라는 생각에 주변에서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을 했고 잘 됐다고 생각한다.

최: 그렇다. 말한 것처럼 단편은 장편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수순의 느낌이 많은데 그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윤: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상업적인 영화들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다니지만 엄연히 인디영화시장도 확실하게 시스템화 되어서 그 안에서 영화를 만들고 개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보니 젊어서 한 사람들이 나중에 4, 50 나이가 되어도 장편으로 전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는 자본도 없을 뿐더러 시장자체가 있지 않기 때문에 상업영화로 가기위한 중간다리라고 감독들도 그렇고 스태프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너무 단편영화를 하고 싶어서 잘 만들고 싶어서 그게 빛을 발해서 상업영화 감독으로까지 가는 건 자기의 운이지만 상업영화 감독을 하기위해서 도구로써 이용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 인디시장이 가지고 있는 한계라고 생각한다.

최: 공감한다. 보통 수입을 얻지 못하는 것 보다는 단편을 찍어서 약간의 수익을 얻은 <목두기 비디오>의 방식이 옳은 것 아닌가?
윤: 저도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그런 배급방식을 택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힘들었다. 제작비가 삼천만원인데 지금까지 천오백만원정도를 번 셈이다. 사실 다른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얼마 들지 않았고 다른 분들도 삼 사천만원 잊어버리고 끝내시는 분위기지만 그게 싫어서 시도 해봤지만 결과적으로 봐서는 실망을 많이 했다. 욕은 욕대로 들어먹고.

최: <목두기 비디오>의 성격이 인터넷의 대다수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인가?
윤: 처음에 의도는 했었다. 네티즌들은 대상으로 했다고 하기 보다는 초반에 마케팅 컨셉을 잡을 때 인터넷으로 풀었을 때는 재미가 10/1로 떨어 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큰 반응을 있을지 몰랐고 영화가 가상의 이야기라는 것을 애교로 봐줄 것이라 알았는데 솔직히 그냥 넘어가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큰 오해였던 것 같다. 사실 마음고생 많이 했다. 영화가 허구라는 것을 밝혔을 때는 ‘돈 도로 내놔라’부터 생각하기도 싫은 인신 공격성 댓글에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최: 소재나 구성이 신선하다.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가?
윤: 제가 쓴 6개의 단편 소설 중에 하나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가지지는 않았다. 그저 전체적인 내용이 <목두기 비디오>의 사건방식과 비슷한 그런 이야기였다. 사건을 파헤쳐 나가면 풀어가는 이런 부분들은 비슷하지만 다큐나 리얼 프로그램 식의 생각은 못했었다. 어느 날 소설 중 하나를 영화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를 배우는 교육기관에 다니면서 알게 되었던 친구들에게 소설을 보여주었다. 근데 반응이 굉장히 차가웠다. 그 친구들은 머랄까 이미 그들은 예술 영화나 수많은 단편 영화들을 접해 왔지만 저는 할리우드 영화를 봐왔었고 진지한 영화랄까 그런 영화를 접한 것도 오래되지도 않았고 흔히 말하는 예술영화는 지겨워서 보지 않았고 그저 전형적인 요즘 시네마키드였다. 아트영화 같은 것은 저랑 성향이 맞지 않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겠다 싶어 동료들을 설득을 시켰다. 그것을 믿어주고 따라와 준 동료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최: 상당히 영화 공부를 나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윤: 네오필름에서 하는 영화 수업도 들었고 영상 작가반, 시나리오반 등 다양한 분야로 공부를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다시 말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건 기획 프로듀서다. 영화 전반에 책임을 지는 기획 프로듀서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반적인 제작과정을 전체를 알아야지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최: 알고 있기론 전공은 전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윤: 전공은 컴퓨터 웹 디자인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머 딱히 좋아서 간 대학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겠지만 그냥 간 것이 어찌하다 보니 운이 좋아서 캐나다까지 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

최: 그러고 보니 프로필 중에 캐나다에서 디자인 일을 했다고 되어있더라. 그렇다면 상당히 좋은 직업이었을 텐데 어떻게 영화에 빠지게 되었나?
윤: 사실 온다고 했을 때 미친놈 취급을 무진장 받았다. 정말 지금 버는 돈에 4배, 5배를 받았다. 컴퓨터를 원래 잘하거나 하는걸 아니었다. 이야기를 만드는 걸 좋아했다. 캐나다에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이 '매일 14시간 이상씩 마우스를 잡고 일을 했다. 친구들도 없고 의지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외롭고 내가 지금 16시간씩이나 컴퓨터 앞에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 답답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 생각해 보니 나라는 사람은 이야기를 만들고 영화든 모든 미디어 쪽으로 좋아했었다는 추억이 떠올랐다. 계속 그런 생각을 하다가 하루는 밤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고 한마디로 필을 받았던거다. 그래서 며칠 있다가 짐 싸서 무작정 한국으로 들어왔다.

최: 아까 제작비가 삼천 만원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모두 개인 돈인가?
윤: 이거 참 창피한 이야기다. 아까 말했듯 천오백만원정도 수익이 생겼다. 머 그것도 포. 차 떼면 그 정도도 안 되지만 절반정도는 어머니한테 손을 벌렸다. 사실 무작정 한국에 들어와 공부한다고 모아놓은 돈을 써서 여유 돈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나머지는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받았다. 거기에 가지고 있던 것 조금 보태고 그렇게 마련했다. 수익은 우선적으로 대출금부터 갚은 상태다.

최: 그럼 결국 어머님께 빌린 돈은 안 갚았다는 이야기인가? 그 사이 결혼도 하신 것 같은데 어머님께서 힘드셨을 것 같다.
윤: 그게 그렇게 말씀하시니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열심히 도전하는 모습 그리고 무엇인가 이루려는 모습이 좋다고 하셨다. 야단도 맞긴 했지만 말이다.

최: 그렇다면 단편영화에 대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CJ나 국제 영화제의 지원 방안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윤: 물론 있으면 좋다. 어딘가로 부터 기댈 언덕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CJ에서 인디영화 만들고 단편 하는 사람들에게 술값이라고 보태주고 하는 것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단편 하는 친구들이나 사람들 만나보면 다들 같은 의견들이다. 그리고 영화제에서 지원하는 모습들도 참으로 고마운 일들이다. 한 가지 바란다면 좀 더 일반 관객들이 단편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최: 그렇다면 현재 <주먹이 운다>를 제작하신 시오필름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안다. 단평에 지원하실 의향은 없는가?
윤: 시오 필름 자체가 손익분기점에서 큰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얘기할 그건 아니다. 시오 필름의 대표가 <올드보이>를 작업 했던 분들 중 한분이다. 대표의 입장에서 상당히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돈을 좀 버시면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내 개인 생각이다.

최: 영화가 페이크 다큐 즉 거짓말 다큐고 귀신을 소재로 하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다.
윤: 무척 많았다. 앞에 습작이 몇 번 있었고 그것들 보다는 약간 스케일이 큰 영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다. 상업영화에 비해서 삼천만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드는 건 부담이 되었었다. 그전까지 공부한 것을 최대한 발휘해서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편집도 몇 개월 만에 배워서 했었고 아무튼 모든 것들이 처음해보는 시도였다. 시행착오도 많았었다. 그나마 동지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최: 몰카 부분이 재미있었다. 그 부분에 대한 것은 없나?
윤: 아 그 부분은 그 몰카의 주인공이 저와 지금의 와이프가 찍은 거다. 물론 그때는 서로 좋은 감정만 있었을 때지만 말이다. 사실 몰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안 좋은 인식이다. 비디오를 찍는다는 자체도 특별한 의미를 두는 나라에서 몰카의 주인공의 된다는 것은 여자들한테는 상상이 안 되는 일이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섭외에 상당히 고생을 하다가 이거 도저히 몰카의 주인공이 없다는 생각에 직접 연기를 하기로 했다.

최: 몰카 부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바로 그 장면에서 귀신이 나온다. 근데 귀신의 영상의 너무 흐릿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
윤: 의도한 부분이다. 너무 들어 내놓고 보이면 오버일 것 같아서. '저거 가짠데' 라고 트집을 잡을 것 같으면 그 다음부터 의문들이 계속 가짜라고 생각이 들까봐 상냥하게 이게 귀신이라고 설명해 주는 것보다는 영화 속 그 몰카 사이트 운영자가 형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요. 그것에 대해서 그 형상을 관객들이 미칭 시켜서 볼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렇게 봐주기를 바란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느 정도 정말 확실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나타내기 위해 무척이나 힘들었다. 우선 귀신 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서 작업한 다음에 빔 프로젝트로 쏴서 그것을 다시금 거울에 반사시켜 최종의 보이는 거울에 다시 한 번 반사시킨 것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어려운 장면이었던 것 같다.

최: 페이크 다큐라고는 하지만 사실 보면서 미스터리프로그램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 같다는 느낌이 많았다.
윤: 다큐의 틀을 가지고 온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재밌게 볼 수 있고 일반인들도 쉽게 동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랑방에서 귀신얘기 듣기를 좋아했고 남의 얘기를 하는 것을 무척이나 즐겼다. 한마디로 민족성 자체가 드라마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우리 영화도 드라마를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유명한 배우 없이 적은 돈 가지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고 그때 생각했던 것들이 공포나 스릴을 짬뽕 된 것 같은 느낌. 즉 공포감들이 내 주변에서 일어날 때 오싹 하다고 생각해서 다큐를 들고 오자라고 생각했다.

최: 하지만 다큐방식을 넘어 '그것이 알고 싶다'나 '이야기 속으로'의 형식이 더 주가 된 것 같은데?
윤: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를 좋아한다. 그런 형태의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익숙해져있고 믿고 받아들이기 쉽다. 그런 점을 조금 의도적으로 이용한 면도 있다.

최: 흉가를 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디 시골에 처박힌 건물도 아닌 것 같던데.
윤: 처음 생각했던 흉가의 이미지는 7, 80년대 한국 영화에 보면 안에 특유의 어둠침침한 좁은 일본식 집 비슷한 풍의 아무튼 그런 집을 바랬다. 그런 집을 찾았었다. ‘차인표의 블랙박스’라는 프로에 나온 곳이었는데 그 집이 있는데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딱 맞았다. 그런데 그 집에 진짜 귀신이 많다고 주변에서 말리는 것이었다. 그곳은 주변 분들이 들어가지 말라고 하셔서 동료들에게 들어가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스태프들을 설득시켜서 갈 용기도 없었고 저도 직접 그 집에 갈 용기도 않았다. 그래서 각 구청 홈피에 가면 빈 집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빈 집은 전부다 확인한 것 같다. 의논을 해서 예산 관계도 있으니까 이정도면 되겠다 싶어 화성에 있었던 집을 섭외했다. 용달차에 실어서 촬영을 하러 갔는데 집 관리인이 집을 고치고 있는 거였다. 포클레인으로 파헤쳐서 찍을 수가 없었다. 진짜 여러 가지로 낭패를 봤다. 특히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예산적인 부분도 그렇고 그래서 화성에 있는 다른 집으로 선택을 했다. 두 번이나 일이 꼬였기 때문에 조금은 급하게 찾아서 촬영을 마쳤다. 그 부분은 아직까지 아쉬움이 있다. 정말 처음 선택했던 그 집에서 찍을 수 있었다면 좀 더 무섭게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최: 영화 속 사건의 중심이 부산이었는데 왜 그렇게 했나?
윤: 별 큰 이유는 없다. 그냥 집이 부산이다.

최: 영화 속 나래이션을 맡았던 분은 전문 성우였고 미스터리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는 목소리인데 예산이나 이런 부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 같다.
윤: 사실이다.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캐스팅 비용에서는 최고로 많이 투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아주 만족스럽다. 아나운서 지망생이나 주변에 목소리 좋은 사람들을 오디션 이라면 뭣하고 만나 봤는데 신빙성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과감하게 결정 했다. 그분을 선택하게 된 것은 각 성우 분들 홈피에 가서 샘플링을 했다. 역사 스페셜이나 라디오 등에서 역사 드라마를 주로 하셨던 분이다. 한 80만 원 정도인 것 같다.

최: 반면에 연기자들은 철저하게 아마추어 심하게 표현하면 전혀 연기력이 없는 사람들을 기용했는데 의도였나?
윤: PD나 무속인 정도만 재연배우 정도고 나머지는 전부 부산에 내려가서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말 못하시고 더듬거리는 사람들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불안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작업 해 놓고 보니 대 만족이었다. 그리고 정말 행운이었던 것이 그 큰아버지를 연기하신 할아버지가 연기를 진짜 리얼하게 잘 해줬다. 하루 일당이 10만원인 그 할아버지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다. 시나리오를 드리지 않고 이런 설정이라는 이야기만 하고 대사나 연기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는데 의외로 잘해서 상당히 놀랬다. 영화에서 보면 알겠지만 그 분 덕분에 살아난 부분들이 많다. 다른 분들은 자연스럽게 약간은 더듬거리고 알맞게 나와 주었다. 설정이나 연출한 것은 아니다.

최: 주위 이야기를 듣자하니 인터넷 개봉 후에 마음고생이 예상 밖으로 심했다던데?
윤: 인터넷에서 개봉하고 나서 일명 초딩이라고 불리는 댓글 다는 사람들의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초반에 일주일 정도는 페이크 다큐라는 것을 오픈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진짜다. 가짜다. 게시판에 수많은 글이 올라오고 결과적으로 일주일후에 솔직히 밝혔더니 그 담부터 엄청나게 욕을 들었다. ‘내 돈 내놔라.’부터 시작해서 아직도 생각하면 그때의 기억들로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그건 피디박스라는 사이트 자체의 속성도 한몫을 했다. 파일을 공유하고 공짜라는 것에 대해서 익숙한 집단이다. 그런데 호기심을 자극시켜서 2000원이라는 전자 화폐를 저지르게 했으니 나라도 괴씸 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마케팅 적으로 조금은 잘못을 했다고 인정을 하고 싶다.

최: 형사가 출연하는 부분에서 다소 진짜 결찰 분들이 들으면 기분 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윤: 그 부분 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최: 다른 게 아니고 결국에는 결찰의 수사가 엉터리였다는 것 담당형사는 그런 것을 알면서도 그냥 쉽게 처리하려고 했다는 점 그리고 형사를 그만두고 다방을 경영한다는 것 이런 부분들이 조금은 형사라는 직업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도 심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윤: 시나리오 상에 그런 부분은 들어있지 않아서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말을 들어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차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영화 전체의 마지막 반전격인 부분이고 그 장면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알았다 하더라도 뺄 수는 없었을 것 같다.

최: 생각해 보면 파일 공유 사이트에 개봉을 한 점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인데.
윤: 그것은 철저하게 인간관계로 이루어진 일이다. 특별히 의도하거나 한 것도 아니고 솔직히 혼자서 고민은 했었다. 한겨레 문화 센터에서 공부할 때 알게 된 분이 피디박스의 관계자였다. 이런 영화를 하는데 인터넷 상에서 배급을 하거나 개봉을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라고 상의 했는데 재미있는 콘텐츠라고 상당히 관심있어 해서 그때 그 곳에 먼저 올리기로 했다. 역시나 그분 말대로 한곳에서 올라가니까 나머지 포털 사이트들은 쉽게 풀렸다.

최: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영화 공유를 어찌 생각하는가?
윤: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부분에서는 머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 좋은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유저들은 그나마 한국 영화를 보호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철저히 DVD 나 올 때까지는 자제를 한다. 그런 면에서는 크게 걱정은 안하지만 외국영화 같은 경우에는 영화 시장을 자체를 축소시키는 큰 어떤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것을 무시는 못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

최: 아까 궁극의 목표는 기획 프로듀서라고 했는데 연출을 계속할 의향은 없는 것인가?
윤: 연출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 하지만 최종의 목표는 기획 프로듀서다. 어떤 재미있는 소재가 있어 영화로 만들어 보자라고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만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게 나 자신의 성향과 맞는 것 같고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게 아닐까하고 싶다. 만약 하게 되면 그쪽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

최: 그럼 현재 시오필름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은?
윤: 지금은 시나리오 준비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작가나 감독님들 접촉해서 작업하고 관리하고 시나리오 나올 때까지 관리한다. 그 다음에 캐스팅을 하고 거기까지 하고 있다. 그러니까 기획 프로듀서의 중간 단계라고 보면 될 거이다.

최: 그럼 지금은 프로듀서가 아니란 뜻 같은데?
윤: 지금 시오 필름에서 월급 받는 프로듀서 분들이 두 분 있다. 두 분 모두 작품을 하고 있어서 나머지는 어쩔 수 없이 직접 하고 있다.

최: 우리나라의 단편 영화의 비전이랄까 앞날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윤: 나는 영화 공부를 시작하면서 다른 영화는 어떻게 만드는지 영화제도 가보고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내린 결론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대중들이 보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 컸다. 그래서 어쩌면 친절하고 조금 재미에 치중한 영화가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더라. 영화라는 게 여러 가지 해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 본다. 또 단편에도 분명히 철저히 연출가중심의 관객들이 생각하는 일종의 장르영화. 관객들이 스스로 찾아 올 수 있게 만드는 상업영화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들이 영화를 찾도록 조금은 쉽게 조금은 재미있게 만들어야 계속 발전하고 시장도 점점 커질 수 있을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본적인 문제다. 옛날 4, 5년 전만 해도 어려웠는데 요즘은 상당한 발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너무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최: 상당히 인상적인 인터뷰였다. 무비스트에는 다양한 회원들이 많다. 단편 영화를 준비하는 회원들이나 기획 프로듀서의 꿈을 가진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윤: 나는 같이 할 수 있는 동지들이 있고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일단 저지르기만 하면 될 것 이라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겠다고 시작하면 결국에는 자기가 생각한 대로 나아가고 길이 생긴다. 일단 어떤 영화를 해볼까. 어떤 것을 만들어볼까. 생각을 많이 하겠지만 생각한 다음에는 꼭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행동에 옮기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일단 저질러라. 이것이 하고 싶은 말이다.

최: 고맙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방법을 제시한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가? 요즘 보면 장편 감독들을 보면 엘리트라 불리는 사람들도 많던데 꼭 그렇게 제대로 된 대학이나 유학을 진행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도 많을 것 같다.
윤: 나는 여러 가지 배우기는 많이 배웠다. 그것들은 기본적인 테크닉이고 정말 많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생활 주변에 널려있다고 믿고 있다. 지하철에 서있는 사람이 모델이 될 수도 있고 방송에 나오는 뮤직비디오가 될 수 가 있는 것이고 이런 텍스트들로 할 만한 것들 즉 배울 만한 것은 무궁무진한 것이다. 그런 것이 중요하지 굳이 영화학과라던 지 아주 특수한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배운다면 도움은 많이 도리 것이다. 영화 감독하겠다는 생각 그 생각이 중요한 것 아닌가 싶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라는 것 그저 일반 관객일 때 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 마지막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시킨 <목두기 비디오>를 자랑해 달라.
윤: 철저히 약 60분 동안 아무정보 없이 본다면 물론 정보가 가짜라고 알고 보셔도 집중력을 가지시고 다른 생각 없이 빠져드실 수 있지 않나 감히 생각을 하고 그렇게 봐주셨으면 고맙고 나름대로는 친구들과 고민을 많이 해서 대중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을 한 작품입니다. 그러니 ‘저거 가짜지. 저게 모야? 저것은 틀렸어.’라고 생각하시지 말고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도한 대로 무서워하시기도 하고 궁금증을 가지시기 바라면서 흩어져있던 미스터리의 조각들을 맞추시기도 하고 섬뜩함이 느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최동규 기자
사진: 이한욱 피디

7 )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30 15:47
qsay11tem
멋져요   
2007-08-10 10:57
kpop20
멋집니다 ^^   
2007-05-26 18:04
ldk209
이런 분들을 위한 전용 상영관.. 이런 거 필요할 듯...   
2006-12-30 10:48
ldhzm
멋진 감독 같네요..   
2005-08-13 20:05
ejwl1
생각이 있는 감독같은 인터뷰,,,   
2005-07-29 10:51
hekkt
오타가 있는 것 같습니다. 5번째 줄에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는 이야기 같은데 자신의 동을 돌려달라고 나와있네요...;   
2005-07-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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