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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처럼 달콤하고 깊이있는 그녀, 장서희!
인터뷰 | 2004년 9월 17일 금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언제였는지 조금 가물거리지만, 어릴 적 ‘장서희’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잡지나 CF에서 보여지는 깜찍한 이미지 때문이었는데, 특히 웃을 때 생글거리며 빛나는 동그란 두 눈이 유달리 호감을 줬던 것.
그러면서 차츰차츰 잊혀졌고,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드라마 <인어아가씨>의 전율가득한 명연기에 또다시 눈길이 흠뻑 쏟아졌다. 실제로 만난 그녀는 기자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모습처럼 무척이나 ‘귀여운’ 배우였다. 주문한 밀크티가 담긴 찻잔이 너무나 예쁘다며 탄성을 지르다 “이거 어디서 샀는지 물어봐. 어머, 바닥도 봐! 너무 이쁘다~”라는 말을 매니저에게 전할땐, 그 왠지 모를 친근함에 인터뷰보단 이런저런 사담을 주고받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
조금더 긴 인터뷰 시간을 보냈다면, 그녀는 기자에게 그 깊은 속내를 드러내는 여러가지 얘기들을 했으리라 짐작되는 다정한 배우였다. 그럼, <귀신이 산다>의 큐트한 귀신으로 찾아오는 장서희와의 즐거운 인터뷰 현장으로 출발~

와아 벌써 9월인데, 어느 계절을 제일 좋아하세요?
전 가을 좋아해요. 왜냐면 가을은 하늘이 높잖아요. 가을 하늘 보면 너무 좋구요. 덥지도 않고 춥지도 딱 좋아해요. 추석도 있구.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세요?
아마 겨울에 촬영 들어가서, 내년에 방영되는 드라마에 나올 것 같아요. 현재는 지금처럼 영화홍보하느라 굉장히 바쁘구요.

인터뷰 준비 때문에 ‘장서희 사랑회’를 비롯해 장서희씨 팬페이지를 몇 군데 방문해 봤거든요. 거기에 장서희씨가 남기신 글도 재밌게 봤구요.
(웃으며) 아, 그러셨구나. 저희 팬분들은요, 다른 팬들 중엔 좋아하는 스타 외의 사람들은 무조건 배척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면에서 무척 관대하세요. 제 연기 파트너가 바뀌고 그러면, 그분들 팬카페 가서 의견도 올려주고, 격려도 해주고요. 이해심많은 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그래서 의지도 많이 되고, 기쁘죠.

글을 많이 남기셨던데, 글쓰는 거 혹시 좋아하세요?
음, 글쓰는 건 좋아하는데 자주 들어가진 못해서 죄송하죠. 그게요, 잘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말씀드려도 실천에 옮기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너무 죄송스럽죠.

인터넷은 자주 이용하시는 편인가요?
제 팬카페에 들어가는 정도요. 인터넷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왜 이름 공개 안 하고 악의성 있는 글들도 많잖아요. 사람 상처를 많이 주는 곳 같아요. 그래서 필요한 사이트만 이용해요. 하고 나면 금방 시간이 가고, 피곤해지기도 하구요. 인터넷 때문에 편리한 점도 있지만, 글쓰는 문화같은 게 사라지는 것 같아서...삭막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귀신이 산다> 촬영현장 취재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개봉이에요. 기분이 어떠세요?
떨려요. 아, 관객들이 많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생각 때문은 아니구요. 그런 생각은 안 해요. 전 관객들이 영화를 보시구 어머 저런 역할도 어울리는구나, 저런 밝은 역할도 어울리는구나, 잘했다 그런 얘기를 듣고 싶지, 안 어울려, 이상해, 그런 얘기는 듣고 싶지 않거든요.

아마 영화 속의 장서희씨는 어떨까 싶은 생각으로,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왜냐면 제가 그런 코믹 역할을 안 했으니까요. 또, 제작 보고회때 감독님이 차승원씨도 그렇지만, 장서희씨두 웃깁니다 그런 말도 하셨으니까. (웃음)

제작보고회때도 실제 성격이 밝다고 하셨잖아요. 정말 그러신가요?
네, 그래요. <인어아가씨>에선 강한 역할이었고, <회전목마>에선 좀 우울한 역할이었고, 그런 모습이 부각이 돼서 그렇죠. 사실 제가 오락프로그램에 나갔다던지 그러면 제 본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것도 아니었잖아요. 제가요, 방송 생활하면서 인터뷰를 이렇게 많이 해 본 것도 처음이고, 오락프로그램에 출연 많이 한 적도 처음인 것 같아요. (웃음)

<귀신이 산다> 홈페이지나 뮤직비디오가 귀엽고 재밌더라구요.
그쵸?

뮤직비디오 찍을때 N.G 많이 났었나요?
아뇨, 그냥 전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춤추고, 카메라가 옮겨가면서 찍었으니까요.

이미 이런저런 인터뷰에서 김상진 감독이 장서희씨를 캐스팅한 이유 등이 나왔는데요, 처음에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때 망설임은 없었나요?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데뷔작이라 고민이 적지 않으셨을 것 같거든요.
음, 주변에서 그런 걸 많이 물으시는 거에요. 뭐냐면, 사실 제 분량이 딱 50%에요. 그래서 스크린 데뷔작치곤 비중이 너무 작은 거 아니냐구요. 근데 많이 나온다고 해서 비중이 큰 건 아니잖아요. 그 영화에서의 존재감이 중요한데, 제목 자체도 ‘귀신이 산다’고, 제가 ‘귀신’이잖아요. (웃음)
제가 얼굴을 알리기 위한 신인 배우라면, 어떻게든 많이 나오기를 원하겠지만 이젠 그런 거에 비중을 두기에는 경력 면으로도 그렇고, 또 여러분에게 보여드려야 하는 부분도 연기를 얼마나 깊이있게 잘 하느냐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수락했구요, 재밌었던 일은 <회전목마>찍을때 제가 중간에 교통사고를 당했잖아요. 근데 <귀신이 산다> 시나리오를 매니저가 갖다줘서 차에 실고 다녔었거든요.
촬영 때문에 계속 못 본 상태에서, 차는 망가져서 공장에 들어가고, 전 차 안의 짐이 어떻게 됐는지 신경쓸 겨를도 없이 병원에 실려갔구요. 음, 그런 차에 감독님은 저한테 연락이 없으니까 다른 배우를 보고 계셨대요. 결국 한 2주 지나서 물건정리하다가 <귀신이 산다> 시나리오를 봤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바로 하겠다고 했죠.

제목은 꽤 무시무시하지만(?) <귀신이 산다>는 공포보단 코미디잖아요. 개인적으로 코미디 영화는 좋아하는 편인가요?
사실 이렇게 얘기하면, 좀 쑥스럽지만 김상진 감독님 영화 좋아했어요.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등. 그래서 마침 함께 작업하게 돼서 너무 기뻤죠. 전 감독님 영화보면서‘저 감독님은 참 재밌는 분이실거야’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영화에는 그 감독의 감성이 묻어나니까요. 그렇게 상상했었는데, 역시 저의 상상을 저버리지 않으시더라구요. 재밌는 분이셨어요.

차승원씨까지 워낙 재밌잖아요. 같이 작업해 보니 어떠셨어요?
진짜 재밌죠. 차승원씨는 그냥 무표정으로 툭툭 던지는 말인데도 웃겨요. 생활 자체가 웃기다고 해야 하나. 촬영현장취재 오셨을때도 보셨죠? 천막에 그림 그려 놓구...

드라마랑 달라서 대기하는 시간도 많고...영화 작업 환경에 대한 느낌이 궁금한데요.
제가 이십 몇 회차에 첫 촬영에 들어갔거든요. 음, 왜 그런 게 있잖아요. 주위에서 잘하나 못하나 보자 그런 시선으로 보면, 더 떨리는거. 이번 <귀신이 산다>가 그랬어요. 제가 영화쪽 일을 안 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많이 궁금하셨나 봐요. 나중에 얘기들으니까 스탭들이 장서희 온대며? 언제 와? 언제 와? 그러셨대요. 그러다 제가 오니까 그날 다들 (포즈를 취하며) 요러고 보시는 거에요. 호기심반, 과연 어떻게 할까반. 그때 정말 떨었죠.
(귀엽게) 그리고 왜 이리 스탭분들이 많으세요? 제가 사실 아역 때 영화에 몇 편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후시녹음이었고, 옆에서 조감독님이 대사를 막 불러주세요. (웃음) 그런 시절에 영화를 했다가 중간에 한번 92년도에 <야망의 대륙>이라구 한중 합작영화를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땐 19살이었고, 거의 중국 올로케였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영화시스템을 어렸을 때 말고는 몰랐죠.
와, 근데 영화 많이 발전됐던데요. 장비도 좋고. 현장에서 바로 바로 편집하고...제가 이건 뭐에요? 이거 좋다 그러니까 스탭들이 촌스럽게 왜 그러냐구 그런 말씀도 하셨어요. 전 모든 게 새롭고 신기했어요.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질문 많이 받았을 것 같고, 솔직히 분위기 제일 험악했던(?) 촬영 장면이 있었다면 살짝 공개해 주세요.
불씬이요. 잘못하면 불이 잠깐 사이에 튀어서 위험하잖아요. 그래서 모두 초긴장 상태였고, 저희 매니저랑 스탭분들이 예방차 담요에 물 적시고 들고 있기도 했어요. 소화기같은 것도 준비했구요. 와, 근데 불 정말 무섭던데요. 너무 무서운게 확 타니까 정말 촬영할 때 조심해야겠다 그런 생각했어요.

음, 좀 실례되는 질문일지 모르겠는데, 예고편도 그렇고 차승원씨 독무대(?)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혹시 그런 부분이 쪼금 언짢거나 하진 않았나요?
저두 욕심이 좀 많거든요. 그래서 장난반 애교반으로 포스터 촬영할 때도 왜 승원이 오빠가 3/2 나오구, 저는 3/1에요? 그러기도 했는데 그건 그냥 장난으로 그런 거구. 전 차승원씨 그런 부분을 굉장히 존중해요. 왜냐면 방송 경력같은 걸 따지면 제가 더 오래됐지만, 저보다 연장자이시구 영화쪽으로는 저보다 많은 작품을 하셨잖아요. 사실 ‘김상진 감독 & 차승원’ 콤비를 보고 <귀신이 산다> 보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구요. 전 그 부분을 인정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오빠가 주로 해서 불만도 없구. 또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

장서희씨가 혹시 애드립을 구사한 장면은 없나요?
음, 목욕씬이요. 그냥 밍숭맹숭하게 찍는 것보다 “감독님, 저 <아메리칸 뷰티>에 나온 것처럼 욕조에 장미꽃 띄워주세요!” 그래서 감독님이 장미꽃을 소품으로 준비하셨어요.

(웃으며) 예쁜 거 진짜 좋아하시나 봐요.
아뇨, 예쁜 걸 좋아한다기보다 그렇잖아요. 단순히 목욕씬 찍는 것보다 차승원씨도 거기서 귀신이 목욕하냐 같은 여러 가지 애드립을 구사하니까 과장해서 표현하려면 그런게 더 재밌을 것 같았어요. ‘공주병 걸린 귀신’, 재밌잖아요? (웃음)

김상진 감독과 차승원씨를 각각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고 싶으세요?
김상진 감독님은 굉장히 현장을 편안하게 해 주세요. 왜 선장이 잘해야 배도 똑바로 나갈 수 있듯이 감독님이 그런 선장 역할을 참 잘하셨어요. 권위주의없이 인간적으로 잘 이끌어 주시구요. 스탭분들도 감독님을 다 좋아하고 따르고 했는데, 그렇다고 마냥 편안하게 해 주신 건 아니에요. 조일때 조이는 역할도 참 잘 하셨죠. 음, 존경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편안한 감독님이죠.
차승원씨 같은 경우는 분위기 메이커에요. 스탭들이 밤샘 촬영하구 지치고 그럴때, 농담 한 마디라두 툭 던지면 사람들이 막 웃고...또, 사실 저는 차승원씨에 대해서 그냥 ‘배우 차승원’ 이렇게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같이 작업을 하다 보니까 ‘아, 왜 차승원이란 배우가 차승원의 이름만 가지고 관객동원이 되는 배우가 될 수 있나’ 하는 걸 느꼈어요. 굉장히 열심히 하세요.

어렸을때부터 활동하셨기 때문에, 지금은 연기관이 많이 바뀌기도 했을 것 같아요. 어떠세요?
사실 어릴때는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제가 21~22살 이럴땐 여배우는 일단 이뻐야 돼 그런 생각을 했었죠. 지금도 그 생각은 갖고 있구요. 물론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여배우들도 있지만, 그래도 전 여배우는 꽃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지금은 ‘아, 이쁘다! 아름답다!’그런 차원이 아니구요, 왜 연기를 잘 하면 배우가 예뻐 보이잖아요. 전 그런 걸 말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어릴 때는 외모에 치중을 하다가 나이가 한 둘 먹고, ‘아, 연기란 이런 거구나’ 조금씩 알아갈 땐 ‘연기를 잘 한다’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전 그게 정말 꿈이에요. 앞으로도 ‘장서희는 최고야! 정말 연기 잘해!’ 그런 얘기 듣고 싶어요. 그게 배우한테는 최고의 찬사인 것 같아요. 그렇게 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구요. 제 연기관은 그래요.
제가 어렸을때 감독님들이 삶의 굴곡이 많은 배우일수록 연기를 잘한대요. 그때는 '그럼 뭐 일부러 그렇게 살고, 힘들게 고생해야 되나’ (웃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 말뜻을 알것 같아요. 전 지금 너무 행복한게 그래도 인생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30대의 나이에 뒤늦게 잘돼서, 여러분들한테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거요.
제가 만약 20대때 이런 기회를 얻었다면, 제가 최고인줄 알고 정말 공주병 걸렸을 거에요. (웃음) 전 나이먹어서 잘된게 무척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아역 배우 출신들은 아역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다른 배우들보다 몇 배의 고통에 부딪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좀더 강하고 파격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구요. 장서희씨도 그렇게 뭔가 한계에 부딪치고,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됐을때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그게요, 아마 빨리 성숙해지고 싶어서 그럴 거에요. 근데 굳이 억지로 빨리 성숙시키려고 하면 되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흠, 저도 물론 고민했지만...저는 그냥 운때도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구요, 전 그런 생각을 아예 안 해버렸어요. 그냥 주어진 역할 열심히 하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20대 때는 예쁜 모습 보여주고 싶고, 멜로 영화 여주인공 하고 싶고 그랬는데...여건이 안 됐을때 욕심을 버렸죠.
그러기까진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고, 고민도 많았어요. ‘이걸 그냥 안 해버려? 그만둬?’막 자존심도 상하고 그랬었는데, 받아들이게 됐죠. ‘아, 내가 할 몫은 이거구나’. 그때부터 주어진 역할 열심히 하고, 그러다보니까 <인어아가씨>라는 행운의 드라마를 하게 되는 기회도 주어졌구요. 그 이후에는 제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행운도 얻구요.
사실 그 전에는 ‘저 역할 나한테 시켜주면 잘할텐데...’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 너무나 좋은 역할 중에 제가 그것도 골라서 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나 잘났어’ 이런 게 아니라 진짜 너무나 행복해요.

정말 <인어아가씨> 이후에 시나리오도 많이 들어왔을 것 같아요.
음, 그랬죠.

팬카페에 남긴 글을 보니까 어릴 적 우상이 강수연, 이미숙씨더라구요.
근데 만났잖아요. 저 너~무 좋았어요.

(웃으며) 최근에야 그런 마음을 고백(?)했다고 하셨는데, 와아 근데 그렇게 만날 기회가 없으셨어요?
네에, 없었죠. 이미숙 선배님은 사석에서 한번 뵙구요. 강수연 선배님은 앙드레 김 패션쇼 를 같이 했어요. 처음엔 말을 못했어요. 인사만 드리구 눈치 보면서 가만히 있었죠. 그러다 같이 옷 갈아입으면서 “저기요~”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드라마 보셨다구요. 너무 기뻤죠. 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영화건 드라마건 정말 같이 작업 하고 싶어요. 있죠, 그런 것 같아요. 너무 신기해요. 자꾸 몰래 훔쳐보게 되구요. (웃음) 한편으로 ‘아, 나를 좋아하는 팬들도 아마 이 느낌이겠지’라는 생각이 들구요.
또, ‘정말 행동 조심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게 저를 좋아하는 후배들도 있잖아요. 그런 후배들한테 좋은 모습 보여야지, 정말 기대 많이 했는데 알고 보니 성격도 못됐고 사생활도 안 좋더라 그러면…그때 강수연 선배님 보면서 ‘아, 정말 내가 보여지는 모습이 소중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미숙 선배님의 경우는 정말 여장부 같으시더라구요. <단적비연수>때 모습처럼. 되게 멋있으세요.

연기에 영향을 받기도 하셨나요?
이미숙 선배님은 <장희빈>이요. 저 어렸을때 그 시간에 꼭 기다렸다 봤어요. 그때 이미숙 선배님 너무 좋아했어요. 강수연 선배님은 수많은 영화에서 그랬는데...너무 예뻐요. 어쩌면 그리 오목조목 예쁘신지.

지금 장서희씨도 그렇게 우상으로 생각하는 후배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전엔 별로 없었는데 <인어아가씨> 하면서, 그때 막 나온 신인 배우들이 인터뷰에서‘장서희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라는 걸 몇 번 봤었어요. 그럼 너무 뿌듯한 거에요. 일일이 기억은 안 나지만. (웃음) 실제로 몇몇 기자분들이 ‘서희야, 내가 어제 누구를 인터뷰 했는데 너 너무 좋아한다더라’ 그런 얘기 들으면 굉장히 기분이 좋으면서도 뿌듯해요. 또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구요.

이효리씨를 계기로, 여자 스타들의 섹시어필하는 분위기가 많이 형성됐었잖아요. 혹시 그런 몸매 가꾸기랄지 섹시한 이미지 쪽에 신경 쓰인 적은 없으세요?
사람마다 자기 개성이 있는 거고, 자기가 나타내고 싶은 부분이 있잖아요. 저는 글래머나 섹시과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여자니까 ‘나도 볼륨감 좀 있었으면...’ 그런 생각은 하죠.

‘아, 내가 저기에 출연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한국영화가 있다면요?
음, <번지점프를 하다>요. 지금 차승원씨가 <혈의 누>라는 작품 하고 있는데, 감독님이 그분이시잖아요. 그래서 제가 사석에서 승원 오빠한테 너무 좋아한다구 기대된다구 했더니 전화 통화를 시켜주셨어요. 그래서 인사드렸죠. (웃음) 저는 그런 잔잔한 영화 좋아해요.

어떤 기사에서 보니까 앞으로 어눌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정말 그런가요?
네. 왜냐면 제가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 제가 사실 어렸을때부터 방송 활동을 해서 사회성이 많이 떨어져요. 어렸을땐 주로 엄마손 붙잡고 방송국 많이 다니고, 주로 챙김을 많이 받았잖아요. 집에서도 막내고...그래서 방송에 관련된 일같은 제가 접해본 일은 야무진다 소리를 듣는데, 그 외적인 것은 어눌한 구석이 많아요. 잘 모르구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TV에서의 저를 보고 ‘독하다’, ‘야무지다’, 오랜 조연생활 끝에 성공했으니까 ‘의지가 강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는데...끈기같은 건 있지만 사실 산전수전 다 겪고 이런 과는 아니거든요. 어눌한 역할, 그런 역할 정말 해보고 싶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병행할 생각이신가요?
네, 병행할 거에요. 저는 예전부터 드라마만 해야지, 뭐 영화만 해야지 이런 스타일은 아니었거든요. 제가 드라마에서 많이 연기했었지만, 사실 엄밀히 따지면 어렸을때 영화도 했었잖아요. 그래서 어느 한 쪽을 고집하진 않아요.

어떤 배우로 남기 싫으세요?
왜 그냥 흔하게 널리 있는 배우요. 반짝해서 곧 잊혀지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이번에 <야심만만>이란 오락프로그램에 나왔거든요. 그때 강호동씨가 저를 소개하는데“우리 마음 속의 영원한 인어아가씨”라고 했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연기를 잘 하는 장서희씨’ 이것보다 그게 저한테 와닿았던 이유가 뭐냐면, <인어아가씨>는 제 대표작이에요. 어떤 배우이건 간에 대표작은 하나거든요. 그걸 발판으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거구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인어아가씨> 이미지 벗을래요, 싫어요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인어아가씨’였으면 좋겠어요.

<귀신이 산다> 끝내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흠, 좀더 몸이 풀렸다고나 할까. 그러면 애드립도 좀더 많이 하고, 더 재밌게 할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귀신이 산다>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소개한다면요?
억지로 웃기지 않아서 좋아요. 보면 코믹 영화는 웃기려는 억지 설정이 보이잖아요. 근데 차승원씨 자체가 그냥 말 한마디 툭 던져도 그게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형태니까...그게 저희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영선

12 )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08
loop1434
영화에서도 좋은활동 보여주길   
2007-10-05 14:13
qsay11tem
달콤해요   
2007-08-10 08:13
kpop20
오랜만에 보네요   
2007-05-27 03:28
ldk209
예전... 약간 중성틱하게 나왔을 땐 참 좋아했는데.
지금은 영....별로...   
2006-12-30 01:06
js7keien
너무 늦게 떠서 아쉬운 배우 중 하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며   
2006-10-06 18:54
soaring2
실제로 봤는데 너무 예쁘더라구요. 그리고 연기력도 탄탄하구요   
2005-02-13 06:15
l62362
인어아가씨에서의 기가쎈연기말고는 아직 잘 아는게없는배우.. 두번째 스타트가 흥행부진이어서 참 씁쓸했을듯.. 아쉽네요   
2005-02-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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