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처음으로 시리즈 영화에 도전해, 이전까지와는 다른 터프한 남성미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본 아이덴티티>에서 <본 슈프리머시>로 이어진 ‘본’ 시리즈가 그것. 특히 <본 슈프리머시>의 경우, 전작보다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 적지않다.
스턴트 코디네이터 댄 브래들리는 물속 장면, 점프 장면, 어려운 카레이싱 장면 등 거친 액션 장면들을 마다하지 않고, 전문 스턴트맨처럼 기꺼이 몸을 던진 맷 데이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
화려한 외모는 아니어도, 보면 볼수록 은근하게 끌어당기는 맷 데이먼에게 보다 강렬한 인상을 받기 원한다면, ‘본’ 시리즈를 눈여겨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듯하다. 물론, 평가는 여러분들의 몫이지만 말이다! 아, 일~단은 그의 말을 들어보시구~
2년 전, <본 아이덴티티>에 관해 얘기하면서, 단호하게 속편엔 출연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셨잖아요.
네, 분명히 그렇게 말했었죠.
그럼에도 속편에 출연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요?
음, 제가 했던 말은 속편이 전편보다 좋은 작품으로 나올 수 없다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미였어요. 왜냐면 그동안 너무 많은 속편이 실패를 했었기 때문이죠. 말하자면, 속편을 전편보다 잘 만든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에요. 친구가 속편을 할 경우엔 심사숙고하라고 말해 주기도 했구요.
친구가 말하길 영화 역사상 전편보다 성공한 작품은 오직 세 작품으로, 『구약』보다 『신약』이 <톰소여 모험>보다 <허클베리 핀>이 마지막으로 <대부>보다 <대부2>라나요. (웃음)
그래서 가능하면 속편을 하지 않겠다고 한 거죠. 그런데 <본 슈프리머시>에 출연을 하게 된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우선,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영화에 참여한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그와 함께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연출의도나 열성적인 자세 등을 알 수 있었어요. 음, 그의 전작 <블러디 선데이>의 경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의 하나로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거든요. 그러니 그와 함께 일하는덴 전혀 망설임이 없었죠. 두 번째는 각본이었구요.
속편에서도 같은 배역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일단은 흥미로웠어요. 같은 배역 연기를 연극에선 해보았지만, 영화에선 처음이었거든요. 전편 촬영할 때 6개월 동안 배역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실 배역을 준비하는데 6개월이라는 기간은 아주 오랜 기간이거든요. 덕분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죠.
그래서 이번 작품은 전편보단 쉽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전편의 더그 리만 감독은 제게 권투 선수와 같은 모습으로 걷게 했고, 권투 선수같이 당당하게 방어하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요구했죠. 그에 부응하기 위해 6개월간 복싱을 배웠고, 그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저를 변하게 했어요.
맡은 배역을 좋아하세요?
그럼 3편에도 출연할 생각이신가요?
음, 생각 중이에요. <본 슈프리머시> 촬영이 끝난 후, 전편과 같이 작품의 완성도에 만족 했었죠. 아마도 저뿐만 아니라 스태프들 모두가 전편의 완성도를 생각하며, 속편에 실망을 주지 않겠다는 뜨거운 집념으로 작품에 임했기 때문일 거에요. 음, 3편에 출연한다면 역시 각본의 완성도를 봐야 겠죠. 주인공의 행보가 중요한데, 어떻게 그를 다시 스파이 세계로 끌어들일지 하는 점이 중요한 요소에요. 소설의 3편 제목은 ‘The Bourne Ultimatum’으로 풀이한다면 ‘본의 최후’죠. 음, 제목이 의미하는 것으로 보면, 3편에선 본이 뭔가 확실히 보여줄 것 같아요. 기대가 되는 마지막 편이죠!
<본 슈프리머시>를 정의한다면 어떻게 내리시고 싶으세요? 복수 or 속죄의 의미?
복수로 시작을 하지만, 결과적으론 속죄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속죄 연기를 한다는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감성적인 연기가 요구되니까요.
음, 우선 촬영하면서 가장 신났던 일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스튜디오에서 거액의 제작비를 투자할 경우,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모험을 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배역의 성격도 좋고 나쁨의 특성이 정형화돼, 배우들은 틀에 맞춘 연기를 해야만 하죠.
사실 이번 작품도 많은 예산이 투입되다보니, 그런 요구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었어요. 하지만 다행히 스튜디오측은 정형화된 단순한 배역의 틀을 깨고, 훨씬 복잡하고 의미있는 주인공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줬어요. 주인공 ‘본’은 아픔도 많고, 상처도 깊은 남자에요. 그래서 단순히 액션 연기만이 아니라 내면적인 연기가 강하게 필요했죠.
전편에선 다른 나라에서 추격신을 촬영하는데, 그걸 허락받기 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이번에도 같은 문제가 있었나요?
음, 전편보단 수월했죠. 하지만 파리는 촬영하는데 여전히 아주 어려운 곳이에요. 그곳에서 촬영하려면 6주 전에 허락을 받아야 하고, 심지어 차를 주차하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미리 허락을 받아야 했어요. 이에 비해 베를린은 아주 쉬웠는데, 베를린에서 5개월간 촬영을 했죠.
이런 종류의 영화를 촬영하고 나면 어떤 점이 가장 남겨지나요? 전문가와 같은 운전실력, 아니면 격투실력? (웃음)
<리플리> 촬영땐 피아노를 배웠지만, 그 이후로 써 먹을 일이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배운 운전 기술은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어 아주 좋은 기회였죠. <본 슈프리머시>를 찍은 이후가 이전보다 훨씬 나은 운전실력을 지니게 됐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을 대부분 제가 직접 연기했기 때문에 운전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아요.
아마 10년이 지난 뒤에도, 사람들은 이번 작품이 당신의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말할 것같아요. 그런데 드라마가 아닌 액션 스릴러 장르인데, 혹시 그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웃음) 스릴을 느낄만큼 대단하죠. 물론 이 작품은 액션 장르라는게 분명한 작품이에요. 하지만 영화를 하는데, 장르 자체는 상관이 없죠. 액션 영화였지만, 단순한 액션 연기가 아니라 섬세한 내면 연기가 많아 촬영하는 동안 힘들다는 생각보단, 아주 즐거웠어요.
전 촬영 내내 주인공의 캐릭터를 고르게 유지하면서도, 그 캐릭터에 현실감을 주기 위해 내면적인 연기에 최선을 다했어요. 주인공이 겪었던 감정의 여정을 착실하게 밟아나갔구요.
(웃으며)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 영웅이라! 사실 본 시리즈로 액션만 하는 배우로 각인돼 버릴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해요. 그런 이유로 같은 작품에 반복해서 출연하고 싶지 않았던 거구요. 전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오션스 일레븐>과 같은 작품, <붙어야 산다>와 같은 코미디에도 출연했던 거구요.
어떤 영화의 출연을 결심할 때, 가장 우선시 하는 요소는 뭔가요?
음, 항상 세 가지 점을 고려하는데 각본, 감독 그리고 배역이요. 세 가지를 다 충족시키지 못할 땐 두 가지만으로도 결정을 내릴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론 항상 세 가지가 다 만족돼야 해요.
사실 여름 시즌에 개봉되는 액션 영화 중엔 황당한 작품들도 많이 있어요. <본 슈프리머시>는 분명 그런 영화들과는 차별이 되지만요. 만약 관객의 입장에 처했을 경우, 황당한 액션 영화를 볼 때 얼마나 실망하시게 되나요?
전 여름에 등장하는 액션 영화에 자주 실망하곤 했어요. 아마 여름용 블록버스터들 대부분이 주로 10대 남자 아이들을 겨냥해 제작되기 때문일 거에요. 그래서 전 액션 영화를 선택 할 때 의식적으로 더 지적이고 흥미로우면서도, 캐릭터 위주로 진행되는 뭔가 다른 작품을 고르게 되고,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하죠. 말하자면 다음 장면에 폭발 장면만 나오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와 긴밀하게 연결된 액션 장면이 펼쳐지는 사실감 있는 영화가 되길 바라는 거죠.
달리는 장면들이 아주 격렬해 보였는데 훈련을 받으셨나요?
특별히 훈련을 받지는 않았어요. 다만, 함께 출연한 프랭카 포텐테가 제게 달리는 장면을 비디오로 녹화한 뒤 미리 보라고 권해 주었었죠. <롤라 런>을 찍을 때 그렇게 했었다는데, 자신의 뛰는 모습을 교정하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대요. 실제로 전 프랭카 포텐테만큼 영화 속에서 멋있게 뛰는 배우를 본 적이 없는데, 알고 보니 그 모든게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었던 거죠. 그녀의 조언 덕분에 영화 속에서 더 멋지게 뛰는 장면을 보여줄 수 있었죠.
<본 아이덴티티>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때, 자신은 제이슨 본 역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그럼 누가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하셨나요? (웃음)
원작의 주인공은 저보다 나이가 많은 40대 남자로 설정됐었어요. 그래서 저보다 나이가 많은 러셀 크로우, 브래드 피트, 혹은 조지 클루니 등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었죠. 더그 리만감독이 캐스팅을 제안했을때, 비록 제 나이가 28살이긴 했지만, 14세 소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어려보였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휴가를 갈 수 없으면 쉬기 위해 어떤 일을 하시나요? 또 얼마나 자주 가족들을 만나시는지요?
음, 아무래도 제가 촬영에 묶여있을 경우가 많으니까 식구들이 저를 보기 위해 촬영장으로 찾아와요. 아주 다행한 일이죠. 보스톤 사람들의 습성이 뭐냐 하면, 한번 정착하게 되면 그곳을 잘 떠나지 않는 성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촬영지인 유럽에 들르게 되면, 우리 가족들에겐 좋은 여행의 기회가 되는 거죠.
휴가라! 일단 휴가가 생긴다면, 전 오랫동안 사용하지 못했던 제 소파에 몸을 푹 뉘이고 싶네요. (웃음) 근데요, 전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베를린, 모스코바, 인도 등지를 다녔고, <오션스 투웰브(Ocean’s Twelve)> 촬영을 위해선 암스테르담, 로마 등을 다녔기 때문에 이미 충분한 여행을 했다고 생각해요.
자료제공: U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