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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문식의 얼굴은 알아도 이름은 모르는 중년의 어르신들이 있겠지만 그의 영화를 두어 번쯤 보았던 사람이라면 연기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연기 잘하는 조연으로 눈도장이 팍팍 찍혔을 것이다. 기자가 만나 본 이문식은 잘나가던 연극을 잠시 뒤로하고 영화에 집중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였다. 아무리 자신이 초라해 보여도 혹은 관객들이 재수 없다고 느끼는 역할도 묵묵히 맡아서 해내는 그도 꿈은 있었다. 자식이 생긴 후 생각했다는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소박한 꿈을 가진 배우 이문식과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요즘 근황은?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번 달마야 홍보 때문에 조금 다시 바빠지고 있어요.
지금 준비 중인 작품은 없는지?
6월말에 들어가는 작품이 있는데 7월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들어갈 것 같아요.
캐릭터 설명을 부탁한다면?
전편과 마찬가지로 대봉 스님 역할이에요. 성격도 똑같은데 이번에는 무언 수행을 하게 됐어요. 영화 내내 거의 말을 못하는데 사건마다 중요한 순간에 사고를 치게 되요. 근데 말을 안 하니까 몸짓, 발짓으로 하다 보니까.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되는 역할이에요.
캐릭터가 전보다 강해진 느낌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산사에만 있었던 스님들이 전편에서는 쳐들어온 건달들에게 수비적인 입장 이였는데 이번에는 도심에 있는 절로 내려와서 스님들이 무척 적극적이 됐어요. 그 절을 구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들을 하니까. 캐릭터들이 강하게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됐고 그래서 캐릭터들이 많이 강해졌다고 말들을 하는 것 같아요.
글쎄요, 청명 스님은 주지스님으로 나오니까 그래서 무척 원칙 주의자로 나와요. 그래서 제 캐릭터가 가지지 못한 그런 것을 가지고 있어서 부럽고 또 현각 스님은 상당히 융통성 있게 일을 잘 처리 하니까 그런 측면은 부럽고...
극 중에 해병대 군가를 부르는 씬이 있는데, 따로 준비한 건가?
나는 무언 수행 중이라 노래나 말을 못하니까 같이 해병대 출신으로 나오는 친구가 주로 많이 했고 나는 거의 율동만 했어요.
자신의 코믹 캐릭터의 연기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제가 코믹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고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아요. 다만 코믹 연기라는 생각은 잘 안하고 연기하는 순간에 그 상황에 몰입을 하게 되다 보니까 주로 내가 하는 역할들이 억울하고 엉뚱한 상황이 엇갈려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게 되요. 그래서 맡고 있는 역할이 상황이 그래서 그렇지 내가 잘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작년에 2세를 가지셨는데, 2세에게 보여주고 싶고,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멋있는 연기이라는 것이 옛날에 나이가 적게 먹었을 때 그때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었고 하지만 지금은 어떤 배역이든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이고 하지만 부모가 되다 보니까 아버지역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근데 지금까지 맡았던 인물들이 주로 혼자고 파트너도 없었거든요. 상대 여자 배역도 없고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고 그게 자식이 생기므로 해서 많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떳떳하게 보이기 위해서요.
극 중에 로또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설명을 해줄 수 있는가? 또 로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한번도 안 해 봤어요. 우리가 영화 속에서 탁발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다가 지나다가 보니까 로또를 팔고 있는데 ‘대박이다’, ‘인생 역전이다’ 써 있어서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이게 “잘하면 몇 십억이 된다.”고 해서 절을 살릴 수 있겠구나 해서 돈을 주고 사게 되죠.
일확천금을 바란다는 것은 좋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어차피 차근차근 일하고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고요. 그게 오래가고 가치가 더 있는 것 같아요. 항간의 기사나 이런 거 보면 인제 당첨이 됨으로 인해서 삶이 좀 많이 바뀌어 버리게 되는데 돈에 대해서 그렇게 연연하다가 보면 삶이 그렇게 좋아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제는 흥행 배우의 대열에 섰다. 연극 시절과 달리 생활은 어떻게 변했나?
무지 좋아졌죠. 옛날에는 먹을 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했는데 라면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보통 1500원 할 때인데 어디를 들어가면 2000원하면 못 먹고 나오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는 않으니까 모든 상황이 감사할 따름이죠.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나아졌어요. 하지만 내가 배우의 길을 감에 있어서는 많은 부분 시간도 없고 해서 연극 할 때의 열정에 대해서 가끔 자문하기도 해요. “그때만큼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느냐?” 사람이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이렇게 편해지고 싶으니까 자꾸 편해지려는 나 자신을 발견을 하곤 하게 되요. 예전에는 연기에 치열하게 애착을 가지고 있곤 했는데 근데 지금은 혹시나 스스로 타협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타협할 만한 여건이 주어지게 되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옛날이 더 좋았지 않았나 싶네요. 배우 생활하기에는 말이죠.
연기적인 면에서 자신의 연기에 만족을 하는 것인가?
나이가 우선 많아졌고 그때보다 연륜에서 오는 그런 것은 있겠지만 치열함이나 이런 쪽에서 보는 것은 예전보다 나아졌다라고 감히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연극을 안 한지는 얼마나 되었는가? 계획은 없는지?
한 3년 동안 안한 게 아니고 못했어요. 언젠가는 하겠지만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보고 할 생각인데 영화 쪽 일이 계속해서 이어지니까 시간을 많이 할애를 하는 연극은 지금으로선 어려워요. 내년쯤에는 해보고 싶은데.
전 편에서처럼 철학적 메시지가 있는가?
전편에 그 밑 빠진 독에 물 붙기가 큰 화두였는데 이번에도 그런 화두가 있어요. 하지만 전편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 나가죠. 그것이 얼마나 어필을 하느냐는 것은 관객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주 가무를 즐기는 편인가? 주량은?
자주 먹는 편이죠.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은 쫑파티 다 뭐다 해서 많이 먹게 되요. 생활이 이런 쪽 일을 하다 보니까 외로워요. 또 주위 이목 때문에 자유롭지도 못하고 하니까 술로 많이 푸는 편이에요.
연극 시절의 선후배와의 만남은?
거의 못 만나죠. 촬영이 시작하면 그 작품의 사람들 위주로 생활이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 내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다음 날 촬영 있는데 만나자고 하면 서로 부담이 된요. 나이가 40살 정도 되니까 영화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게 되죠. 그렇다 보니 술을 먹거나 망가지거나 이렇게는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쁜 짓만 빼고는 하고 싶다는 것 시키고 싶어요. 그래서 학원 이런 거 특별히 안 보내고 싶어요. 애들은 어려서 마음껏 뛰어놀고 해야 되요. 그래서 나중에 경기도 외각으로 이사를 하고 싶은 계획이 있거든요. 저도 어려서 동네 산도 뛰어 다니고 했는데 영화배우 하고 있잖아요. 요즘 다들 공부를 너무 하니까 도심에서는 같이 놀 친구들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대안 학교라든지 시골에 있는 같이 어울리는 그런 것이 좋은 것 같네요. 공부는 자신이 하고 싶다면 하는 것이니까 기회는 마련해 주겠지만 어른 잣대로 강요는 하고 싶지는 않아요.
예비 관객에게 한마디 해주기 바란다.
겨울부터 열심히 찍었습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떨리네요. 보신 분들이 재미있다고 하시니까요 시간 내셔서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달마야 서울가자> 한번 만나 보세요. 감사합니다.
취재: 최동규 기자
촬영: 이기성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