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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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이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 10 비영어 TV 쇼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원작 웹툰의 논란을 지우고 대중성을 확보한 홍종찬 감독과 이남규 작가는 무너진 공교육 현실 속에서 교권을 실추시키는 자들을 단죄하는 교권보호국의 활약을 통쾌하게 그려냈다. 그 중심에서 흥행을 견인한 배우 김무열은 자비 없는 손길로 부조리를 처단하는 주인공 '나화진' 역을 맡아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글로벌 신드롬의 주역이 된 김무열을 만나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와닿았던 대사로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를 꼽으며, 나화진이 단순한 처벌을 넘어 '이후의 변화와 회복'이라는 희망을 품고 움직인 인물이라 해석했다고 밝혔다. 처벌 뒤에 숨은 올바른 훈육과 희망의 메시지야말로 그가 나화진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진짜 '참교육'의 정의이자, 행동에 책임을 지는 '진짜 어른의 무게'라고 김무열은 말한다.
넷플릭스 글로벌 1위 등극을 비롯해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 중이다. 공개 소감은.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살면서 이런 순간이 또 올까 싶을 정도로 실감이 안 난다. 한편으로는 이 많은 사랑에 대해 무겁고 진지하게 돌아보게 된다. 감독님이 글로벌 1위 소식을 전화로 주셨을 때는 서로 약간 울먹하며 믿음, 용기, 신뢰 같은 단어들을 꺼냈다. 감독님께 앞으로 필요하면 크든 작든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각 에피소드가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들도 이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오픈 전에는 우리나라 특유의 학원가 방식이나 정서 때문에 해외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마음, 즉 선생·부모·학생의 마음은 전 세계 어디나 다 똑같구나 싶더라. 실제로 말레이시아 팬분이 작품에 공감하며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다.
실제 선생님들의 피드백이나 다양한 의견도 접했을 것 같다.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공감의 말씀을 들었다. 극 중 ‘우진맘’(박지연)의 "우리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어요"라는 대사가 밈이 될 정도로 화제였는데, 비단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공감의 여지가 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초보 학부형으로서 10개의 에피소드 속 다양한 입장을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이런 화두를 던지는 지점이 우리 작품이 가진 재미 이상의 의미가 아닐까 한다.
현실적인 교육 문제를 다루다 보니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 유의하거나 조심스러운 부분도 컸을 텐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원작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교육 현장의 문제는 전문가조차 함부로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첨예하지 않나. 이 작품의 순기능은 '참교육'에 대해 사회적으로 다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이다. 우리가 98% 정도를 채워놨다면, 나머지 2%는 시청자분들이 보고 느끼며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정말 영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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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참여에,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2022)을 함께한 홍종찬 감독에 대한 두터운 신뢰감이 작용했을 것 같다.
과거 <소년심판> 당시 감독님이 실제 소년재판을 참관하고 판사님들과 인터뷰할 여건을 미리 만들어주셨는데, 연기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됐다. 그때부터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현장에서도 제가 요청하는 것 이상으로 항상 큰 리액션을 주셔서 든든했다.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는 감독님의 시선이 참 섬세하고 신중해서 꼭 다시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 믿음이 이번 작품과 차기작인 <퍼스트 닥터>까지 이어졌다. 매 화 새로운 에피소드를 이끌면서도 전혀 지치지 않는 감독님을 보며 늘 용기와 위안을 얻었다.
<소년심판>에 이어 공적 영역에서 문제를 바로잡는 인물을 연기했다. 사적 제재(복수)와 선을 긋는 이 작품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나화진 캐릭터에 대입해 말씀드리고 싶다. 나화진은 학생에게 살해당한 여교사의 약혼자로, 배경만 보면 사적 복수를 의심할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최가윤 선생이 살아있었다면 어떤 생각으로 학생을 지도했을지'를 끊임없이 되뇌고 경외한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사적 제재를 매우 경계한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조규철’을 용서하며 "사적인 감정은 없었다"고 말하는 대목이 사적 복수가 아닌 공적 단죄라는 점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소년심판> 이후 4년이 지났음에도 촉법소년 문제는 여전히 사회적 화두다. 이번에 다시 한번 이 문제를 연기하며 든 생각이 있다면.
<소년심판> 때는 대본을 보며 울분과 분노가 많이 치밀어 올랐다. 반면 이번 <참교육>에서는 나화진의 성격에 맞춰 문제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바라보려 노력했다. 물론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들이지만, 분노를 터뜨리기보다는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차분히 문제를 응시하고 피해자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자 했다.
나화진 역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이 자자하다. 스스로 잘 살린 부분을 자평한다면. 제2의 전성기라는 말도 인정하는지. (웃음)
반응을 전해 들었다. 공연할 때는 많을 때는 네 명이 돌아가면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한다. 그러면 비교가 되곤 하는데, 그때 마음을 다잡는 방법은 '이건 내 캐릭터고, 이 순간만큼은 내 것'이라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연기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살면서 이런 날이 또 올까 싶다. 최근에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1년 전 아이 사진첩을 보면 지금과 달리 너무 아기 같고, 2년 전 사진을 보면 '얘는 누구지?' 싶더라. 당시 내가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말 그대로 이 순간을 그대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성민 선배님도 즐기라고 하시더라. 얼마 전 17살 된 강아지가 세상을 떠난 아픔도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기뻐하며 말 그대로 일희일비하고 있다.
홍종찬 감독은 에피소드마다 신인 배우들이 많았음에도 김무열 배우 덕분에 케미가 살았다고 공을 돌렸는데.
어떤 친구는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기도 하다. 1화 주인공 중 한 명인 준형 역을 맡은 친구는 이번에 연기가 처음이었고, 8화 주인공도 이번이 연기가 처음인데 너무 잘했다. 진짜 깜짝 놀랐다. 그 신인 친구들이 현장에 와서 분위기가 낯설거나 조심스러워서, 혹은 억눌려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진 않을지 걱정되어 이런 부분에 도움을 주려는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결국 해내는 건 자기 자신 아닌가.
다행히 1화에서 ‘경민’(이찬용)을 괴롭히는 친구 중 한 명인 김도건 배우(김광수 역)는 나와 세 작품째 같이 하는 친구라, 덕분에 다른 배우들과 매개가 되어 호흡이 좋았다. 또 2화에 나오는 자동차과 친구 중 한 명은 영화 <악인전>(2019) 때 만났던 친구다. 당시 배우 지망생이라고 해서 같이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친구가 분위기를 격의 없이 잘 띄워주었다. 덕분에 모든 배우들이 자기가 느끼는 대로 리액션을 연기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원래 대본에는 나화진이 운전하는 걸 보면서 캐릭터들이 나화진의 무서움을 느껴야 하는 거였는데, 현장에서 운전하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와, 멋있다!"하고 환호하더라. 오히려 그 나이대에 맞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무서워하는 것에서 환호하는 것으로 연출이 바뀌기도 했다
에피소드 중 연기하면서 '정말 열받았다'고 느낀 대상을 꼽는다면.
공분의 대상이었던 5화의 ‘우진 엄마’(박지영)를 꼽고 싶다. <소년심판>때도 함께 했고, 그때는 몸가짐이 조심스러운 임산부 역할이었다. (웃음) 이번엔 첫 촬영부터 너무 연기를 잘하셔서 끔찍하고 무섭게 느껴졌을 정도다. 그리고 촉법소년으로 나온 친구들은 실제로 삭발 투혼까지 보였고, 합숙하면서 그 나이대의 말투나 행동을 연구할 정도였다. 소년 교도소에 입소하면서 머리를 삭발하고 머그샷을 찍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연기지만 상황처럼 무서웠다고 하더라. 그중 한 명은 실제 나이가 서른한둘 정도인데, (웃음) 다 같이 진짜 중학생처럼 왁자지껄하게 놀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범죄도시 4>(2024) 최강 빌런 ‘백창기’를 비롯해 그간 다양한 액션을 선보여왔지만, 이번 나화진의 액션은 훈육의 의미도 담고 있어 그 설계에 고민이 컸을 것 같다. 또 2화의 카체이싱의 경우 직접 소화했다고.
카체이싱은 직접 운전한 부분도 있고, 고난도 드리프트는 전문 스턴트맨분이 소화해 주셨다. 카메라 무빙과 학생들의 좋은 연기 덕에 장면이 잘 살았다. 액션의 경우, 약혼자인 ‘최가윤’ 선생(하영)이 가고자 했던 교육의 길을 따르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했다. 처벌 이후의 변화를 생각하는 연장선이었기에, 2화 학생과의 액션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딱밤을 때리는 정도로 수위를 조절했고, 조폭들을 상대로는 자비 없는 액션을 선보이는 등 대상에 따라 확실한 차별화를 두었다.
가해자들을 향한 '찰진 따귀'가 시원한 사이다를 안기지만, 한편으로는 불쾌한 폭력성도 내포하고 있어 그 표현에 신중했을 듯하다.
통쾌한 재미도 중요하지만 서사의 일부 장치이기에 더 신중하게 접근했다. 매 화 가해자의 생각, 피해자에 대한 위로, 그리고 가해자가 잘못을 뉘우친 '이후의 변화'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화면상으로 직접 때리는 행위 자체는 너무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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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만화적인 명대사나 멘트들을 잘 소화해 냈다. 전체적인 톤앤매너는 어떻게 잡아나갔나.
‘네가 만든 지옥’ 같은 버거운 대사들이 1화에 집중되어 있었다. 현장 용어로 '니주를 깐다'고 하는데, 교권국의 방향성과 색깔을 초반에 규정하는 대사들이라 혼자 톤을 감당해야 해서 가장 어려웠고 실제로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다행히 상대 신인 배우들이 연기 전공자라 순간순간의 리액션을 너무나 잘해줬다. 액션보다 어려운 리액션이 잘 받쳐준 덕분에 장면이 크게 살았다.
강렬한 톤 속에서 힘 조절이나 코믹한 아재 개그의 밸런스는 어떻게 맞췄는지. (웃음)
현장에서 호흡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힘이 조절됐다. 미리 준비해 가더라도 현장에서는 다 잊고 날것으로 부딪쳐야 한다. 나화진의 아재 개그는 지문 사이에 참을 수 없이 튀어나온 재채기 같은 것이었다.(웃음) 감독님과 코드가 잘 맞아서 그런지, 다행히 던진 아이디어 10개 중 2~3개 정도가 흔쾌히 채택되곤 했다.
교육부장관 ‘최강석’으로 분한 이성민 배우와의 티격태격하는 호흡이 정말 좋던데, 여기도 애드립이 많았나.
대본을 보다가 티격태격하는 흐름이 보이면 또 애드립이라는 '재채기'가 나오더라.(웃음) 이성민 선배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존경이 바탕에 있어서 현장에서 더 많이 까불 수 있었다. 선배님은 캐릭터상 현장에서 잘 안 받아주시는 듯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시다가도, 마지막 10화 촬영 때는 오히려 먼저 애드립을 던지며 유쾌하게 받아주셨다.
명대사도 많은데 개인적으로 기억나는 대사를 꼽는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대사는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이다. 가윤이 죽기 전 ‘조규철’(이봉준)에게 무슨 말을 남겼을까 생각했을 때, 화진이 믿는 최가윤이라면 분명 그런 말을 했을 것 같았다. 처벌 이후 변화의 희망을 가지고 활동했다고 나름대로 해석한 것이다. 원래 대본에는 없는 말인데, 현장에서 화진이 생각하는 가윤은 이런 말을 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내니 감독님이 흔쾌히 허락해 주셨고 실제로도 개인적으로 위로를 받았다.
나화진과 더불어 교권보호국 3인방 ‘봉근대’ 역의 표지훈, ‘임한림’역의 진기주도 새로운 모습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그 중심에서 나화진으로서 발휘한 리더십이 있다면.
내가 아이디어나 톤을 제안하면 두 배우가 항상 기대 이상의 좋은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돌려주어 고민이 명쾌하게 해결됐다. 나화진이 1화부터 극의 톤을 이끈 부분도 있겠지만, 뒤이어 두 배우가 투입되면서 현장에 완전히 새로운 활력이 형성됐고 비로소 팀이 완벽히 완성됐다. 홀로 책임져야 했던 1화가 가장 외롭고 어려웠는데, 2화에 지훈이, 3화에 기주가 들어오면서 동료로서 너무나 큰 힘이 됐다.
작품 속에서 '올바른 훈육'을 이야기한다. 김무열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
책임감이다.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든지 간에 자신이 저지른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느냐의 차이다. 결과가 어떻든 끝까지 책임감을 잃지 않는 어른이 진짜 어른이 아닐까 한다.
배우 김무열에게 <참교육>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내 커리어에 있어서 아주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그간 해온 수많은 작품 중 가장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큰 호감을 보여주신 작품이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 매 작품 최선을 다할 것이고 앞으로도 묵묵히 연기해 나가겠지만, 이번에는 많은 동료와 스태프들이 피땀 흘려 같이 만든 작품이라 다 함께 보답받는 기분이 들어 더욱 뜻깊다. 과정의 어려움을 이겨낸 진심을 글로벌 시청자분들이 알아봐 주신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하다.
가벼운 질문으로 마무리하자! 글로벌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현재 진행 중인 월드컵 경기와의 흥행 싸움은 자신 있는지.
당연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승리를 열렬히 기원한다.(웃음) 그리고 <참교육>은 24시간, 365일 언제나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니 축구 경기가 끝난 후에도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2026년 6월 29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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