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영화 창작 집단 ‘광화문 시네마’의 공동 대표인 전고운 감독이 <소공녀>로 관객을 찾았다. 없는 돈에 치밀한 계산하에, 노력한 끝에 독립영화개봉지원작으로 개봉하게 됐다며 웃는 그녀의 미소엔 개구짐과 고뇌가 공존한다. 전고운 감독은 <소공녀>의 주인공인 주관과 취향 확실한 ‘미소’는 그녀 주변에 포진한 많은 ‘미소’들에 힘입어 탄생한 캐릭터라고 밝히며 동시에 주변의 많은 ‘미소’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그녀 역시 고민 중이다. 몸이 있어야 마음이 있듯, 생활이 가능해야 작품 활동도 할 수 있기에 하고 싶은 것을 마냥 밀어붙일 수 없는 것이 현실. ‘돈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영화 작업에서 가장 즐거운 건 배우와의 교감이고, 엣지있는 영상으로 구구절절한 대사를 대신하고 싶다고 말한다. 촉 발달한 엣지있는 그녀,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된다.
시사 후 반응이 좋다.
빈말이 아니고 정말인가? 첫 시사회다 보니 도통 분위기 파악이 안 된다. 얼굴을 마주하고 눈을 보고 얘기하는 게 아니고 글을 보고 파악하는 거라서 잘 모르겠다. 간혹 영화가 좋았다는 글 중에서 진심이 느껴지는데 그때는 정말 기쁘더라.
<소공녀>는 취업난, 주택난, 경제난 등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을 담고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는 확실한 프레임 없이 막연했던 거 같다. 그런데 영화가 완성된 후 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해석이 되겠더라. 우리 사회가 집값이 너무 높고 소수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약한 건 확실하지 않나. 현재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획일화되고 서열화된 가치를 우선순위로 놓고 살고 있기에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도 괜찮다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 말이다.
영화 제목을 동화 ‘소공녀’에서 따온 이유는.
처음엔 ‘하녀’를 잠시 생각했었는데 그건 왜곡된 섹슈얼 이미지와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어 적합하지 않았다. 영화를 하는 친구는 아닌데 한 친구가 “유명한 주인공 있잖아?” 하는 거다. “소공녀”라고! 그 아이가 나중에 아빠 잃고 불쌍해진다고, 딱! 들으니 심플하고 느낌 팍! 오는 게 너무 좋더라. 소설 소공녀와 ‘미소’가 정반대라 더 좋았다.
극 중 반복되는 ‘폭력적’이라는 대사에서, 상식이라는 잣대로 타인을 멋대로 재단하는 무의식적 폭력에 대해 환기하게 됐다.
그 점도 얘기하고 싶었다. 그건 좀 전에 말한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같은 맥락이다.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그런 무의식적인 유형, 무형의 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소공녀>의 주연 배우인 ‘미소’역의 이솜과 ‘한솔’역의 안재홍의 연기 또한 좋았지만, 조연배우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정말 리얼한 연기로 극을 살렸다.
그렇지? 장난 아니지 않나! 그래서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에서 가장 사랑하는 게 극 중 인물들이다. 내가 평소 배우 덕후였고 덕질을 좋아한다. 작은 연극을 보러 가는 걸 즐겼었는데 큰 역이나 작은 역-비중이 중요한 게 아니라-연극이든 드라마든 한순간의 강렬함을 보여줬던 배우를 보면 열심히 정보를 캐내곤 했었다. <소공녀>에 그간 덕질했던 배우들을 한자리에 다 모아본 거다. 내 10년 덕질이 빛을 발했다고 할까. 나는 오덕(기자 주: 오덕후, 오타쿠의 변한 말)이 세상을 바꾼다고 강력하게 믿는다.(웃음)
음, 그래서 극 중 ‘미소’도 덕후 중의 덕후군! 집을 포기하고 담배와 위스키를 선택할 정도로 말이다. 혹 당신도 위스키 덕후?
개인적으로 위스키를 좋아하고, 없어서 못 먹는다.(웃음) 그리고 주관과 취향이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극 중 ‘미소’와 친구들을 밴드 멤버로 설정한 이유는.
‘밴드’라 하면 뜨거움과 열정이 느껴지지 않나? 주변에도 밴드 활동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느낌이 강하다. 누구나 그렇게 뜨거운 시기가 있었을 거고 그 시기에 대한 그리움도 있을 거다. 또, 밴드는 다양한 인간이 모여 하나의 곡을 연주하니 그만큼 멤버 간에 끈끈한 유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미소’가 아주 젊은 여성임에도 직업을 가사도우미로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일단 여성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당직을 생각했었다. 사실 가사도우미는 어느 정도 나이가 많은 여성의 직종이지 젊은 여성은 드문 게 사실이다. 가사 노동은 강도나 의미 면에서 아주 중요한데 그만큼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 받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아주 전문적인 프로 가사도우미를 설정해 봤다. 그게 ‘미소’의 엣지를 살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엣지’의 의미를 좀 더 풀어서 얘기한다면.
무언가를 봤을 때 딱 생각나는 거, 상징적인 거라고 본다. 극을 보거나 책을 읽을 때 혹은 노래를 들었는데 아무것도 떠오른 게 없다면 (나에겐) 엣지가 없는 거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거다. 영화라는 건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보여줘야 하는데 나는 주로 보여줄 때 엣지를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면 ‘미소’의 흰머리나 ‘미소’가 도우미 일 할 때 휴대하는 청소 전문 도구들이 그렇다.
<소공녀>가 어찌 보면 암울한 현실을 담고 있는데 그럼에도 경쾌한 느낌이 드는 것은 곳곳에 포진한 웃음 포인트 덕분일 거다. 의도한 것인가.
지금 나를 만나고 얘기하면서 느껴지지 않나? (웃음) 내가 기본적으로 웃기고 노는 걸 좋아한다. 친구들이 말하길 “네가 이상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친구인 건 네가 웃기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다. 어느 분이 개그 코드를 어떻게 생각해 냈느냐는 질문을 주셨는데 일부러 한 건 없다. 그냥 내 평소 행동과 생각이 반영된 거다. 개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수단이자 편하게 접근하는 도구다. 영화의 코어를 잡기 위한 밑밥 정도라고 보면 된다.
마무리에서 비추는 ‘미소’의 흰머리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론 ‘미소’의 취향과 주관이 더 단단해졌다고 느꼈다.
확실한 건 없고, 보는 분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미소’의 캐릭터가 어찌 보면 판타지같이 보일 수 있다. 그녀의 평범하지 않음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설정이 흰머리라고 본다. 현대인이 몸이든 마음이든 아픈 사람이 많고 건강 관리를 심하게 하지 않아도 비타민 정도는 대체로 먹고 있다. 그래서 아픈 것의 상징으로 머리가 쉽게 하얘지는 것을 상정해 봤다.
백발이 된 ‘미소’를 보고 더 단단해졌다고 느끼면서도 순간 씁쓸하고 울컥하더라.
그게 바로 ‘엣지’! 그래서 보여주기가 중요한 거다. “나 약 끊었어” 이렇게 말로 하는 것 보다 백발의 모습이 확 지나가는 게 훨씬 많은 의미를 강하게 전할 수 있다. 백발의 그녀는 좋아하는 담배와 위스키를 위해 약을 포기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알려준다. 또, 사회 경험을 해보면 알겠지만 아무리 친구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처지인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된다. ‘미소’도 점점 주류에서 밀려났음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회적 죽음이라고 할까. 주변에 흰머리로 그대로 다니는 분도 있지만, 대다수가 염색 등을 통해 흰머리를 커버하는데 머리 색을 포기했다는 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내려놨다는 걸 의미한다. 위스키값이 올라가고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으니까 다른 걸 포기한 거지.
‘미소’처럼 당신이 포기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
음, 먹는 거로 한정하면 와플? 결혼하기 전 와플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결혼 후 와플이 비싸서 안 먹고 아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화가 나더라.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싶은 거다. 그렇지만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나마 반대 인물을 보고 싶었던 것도 있다.
여전히 와플인가.(웃음)
아니, 이젠 와플에서 위스키로 바뀌었다. 물론 싼 거로. 술이 많은 걸 해결하더라. 어딘가에 취해야만 상황이 나아진다고 할까. 위스키는 그 상징이다.
각본도 직접 썼다. ‘미소’ 캐릭터를 창작하면서 참고한 인물이 있는지.
‘미소’는 너무 딴 세상에 살아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현실적이어서도 안 되는 톤 조절이 힘든 캐릭터다. 내 주변에 다행히 ‘미소’들이 많다. 모두 가난하지만 멋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사회가 정해 놓은 순서대로 살게 되는 거 같다. 그런 모습이 싫어서 이번 작품을 만든 것도 있다.
각본과 연출을 겸해보니 어느 과정이 좀 더 편하고 즐거웠나.
영화의 모든 과정이 힘들고 어렵다. 가장 철학적이고 솔직한 순간은 배우를 만나는 것이다. 내가 촉이 좋은 편이라 배우들과 만나고 그들과 에너지를 교류하는 게 참 좋다.
시나리오 쓰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가장 막혔던 부분은.
그게 어느 한 부분이 막혔던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힘들었다. 아마도 내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일 거다. 내가 쓰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게 표현하고 싶은데 잘 안 됐던 거지. 그래서 너무 답답했었다. 나름대로 고민하고 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 반성도 하고, ‘먹은 게 있어야 나올 것도 있지’ 하며 나 자신을 좀 더 채워야겠다 다짐하곤 했었다.
고민을 했다고 했는데, 주로 무엇을 고민했는지.
내가 항상 힘들었던 기억은 자꾸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뭐에 대해 고민했냐면....
혹 진로에 대한 고민일까?
아니, 고등학교 때부터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영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좀 전에 웃고 재미있는 걸 좋아한다고 했는데, 웃음이 발달한 사람은 그만큼 어둠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살았던 곳이 워낙 보수적인 동네였고 할머니가 철저한 아들 신봉자였다. 당시 내 의견을 이야기하면 항상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어릴 때부터 ‘왜?’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그러니 주변에서 “쟤 너무 별나네, 특이해” 항상 이런 취급을 받았었다. 영화를 보니 영화 속 세상이 너무 다양한 거다. 그리고 다양함이 이상한 취급을 받는 게 아니라 존경받는 거 같아 보였다. 그래서 이왕 이상한 취급 당할 거면 영화를 만들어 내 생각을 표현하면 좀 대접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나를 만든 건 할머니의 남녀차별 덕분인 것 같다.(웃음)
결혼 전후 혹은 나이가 들면서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뭘 잘 몰라서 했던 것도 있고 한편으론 피가 끓어 넘쳐서 했던 일도 있다. 이제는 훨씬 계산적으로 됐다. 이렇게 쓰면 돈이 안 될 것 같아, 투자 못 받을 거 같아 등등 그래서 쓰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야기들도 있다. 아마도 사회적으로 보면 성장했다고 볼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젊을 때의 용기와 열정을 잃어가는 거로 보인다.
극 중 ‘미소’는 ‘담배, 위스키, 남자친구’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한다. 반면 누군가에겐 안락한 주거가 행복의 필수 요소일 거다. 당신에게 행복이란.
평소 그런 생각 안 하는 편이다. 다만 행복이란 건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거라고 본다. 그리고 순간적인 거. 만약 계속 행복하다면 그건 일상이지 않을까. 마음 잘 맞는 편한 친구들이랑 가면 안 쓰고 노는 것, 그 순간이 정말 편하면서 행복한 거 같다.
당신은 얼마나 ‘미소’와 닮았는지?
확실히 닮은 부분이 있을 거다. 지금 질문은 마치 우리 아버지를 얼마나 닮았느냐는 질문과 흡사하다. 우리 아버지와 나는 비록 외모가 닮지 않았더라도 어딘가 비슷한 부분이 있을 거다. ‘미소’와 나도 그렇다. 그녀에게 내 로망이 투영됐기도 하고.
창작자로서의 괴로움, 경제적 여건 등등 영화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영화를 계속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내 원동력은 관심과 복수가 아닐까 한다. 뭔가를 꾸준히 지켜보면 어떤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그 관찰은 분노에 기인한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른데 난 좀 ‘싸움닭’ 쪽에 가깝다. 일단 분노에서 시작하고 그 이후 애정? 을 가지고 관찰하는 거지. 이번 <소공녀>를 예로 들자면 그 담뱃값을 올려? 그럼 난 영화를 만들까? 이렇게 된 거지.
참을 수 있는 분노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있을 거다.
물론 역린, 즉 못 참는 분노가 있다. 그런 건 마치 벽같이 안개 너머에 있는 것들이다. 담뱃값 올리는데 그걸 누구한테 말하겠나. 그런 것들이 좀 전에 말했듯 영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글이 안 써져서 열 받고 이런 자잘하고 사소한 분노는 술 마시며 풀곤 한다.
흥행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인가.
없는 돈에 얼마나 치밀한 계산하에 여기까지 왔는지 모른다! (웃음) 다행히 독립영화지원작으로 개봉하게 됐는데 일단 많은 분이 봐주길 바란다. 잘 될 수록 좋다. 왜냐하면, 잘될수록 고생한 스태프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기대와 걱정이 수시로 교차한다. 고생한 식구 생각해서 어떤 날은 기대를 걸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만족하자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영화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있고 영화 보고 위로받았다는 분도 계셔서 내 개인적으론 만족한다. 다만 상처받지 않을, 억울하지 않을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
영화 창작 집단 ‘광화문 시네마’의 공동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광화문 시네마’의 운영 방식은.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운영 방식 등이 정해진 게 없기에 뭐라 설명드릴 수가 없어서 죄송하다.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는 게 이상했었다. ‘우리는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데 왜 궁금하지?’ 이런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이런 질문이 이해된다. 우린 자본주의에 역행하는 것 같다. 술 마시다가 흥이 오르면 찍고, 누가 찍는다 하면 가감 없이, 성심성의껏 도와준다. 그들이 만들 영화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믿는다. 그 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있다면.
내가 좀 이상한데 꽂히는 경향이 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피아니스트>(2002)를 특히 좋아한다. 그리고 <대부>(1977)도 좋아한다. 정말 각본, 영상, 연기 다 완벽한 영화라 생각한다. 그런 영화보다가 내 영화 보면 완전히 뜨악하지 않겠나! 다행히 내가 객관화가 돼 있는 편이다. 그래서 아까 <소공녀> 좋다고 했을 때 정말이냐고 되물었던 거다. 최근작으론 폴 버호벤 감독의 <엘르>(2017)가 좋았다.
다음 작품 계획은.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듯하다.
정반대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평소 누어서 책 읽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데 요즘 너무 바빠서 그러지 못했다. 에너지가 방전된 상태라 좀 채워야 할 거 같다.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다. 마치 망상 같은? (웃음) 내가 좀 즉흥적인 편이고 순간 확 꽂히는 게 중요해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하지 않는 편이다.
향후 상업 영화 진출에 대한 생각은.
솔직히 내적인 욕망, 그러니까 영화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면 독립영화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몸이 있어야 마음이 있듯 돈이 있어야 생활할 수 있으니 고민인 부분이다. 요즘 내가 하루살이 인생이라 나와의 대화를 끊은 지 오래됐다. 개봉 끝난 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소공녀>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는지.
아마도 누군가는 깊게 또 누군가는 가볍게 느끼실 거다. 어떻게 봐주실지는 내 영역이 아니다. 알아서 봐주시리라 믿는다. 다만 욕만 안 했으면 좋겠다. 욕을 먹으면 누구나 아프다! 아프기 싫다. (웃음)
최근 행복한 일이 있다면.
생각 좀 해보자....최근 내 생일이었는데 술이 떨어졌더라. 마침 돈도 없었고. 그래서 종교는 없지만, 그냥 기도했다. “평소 위스키가 두 병 갖춰진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고. 그랬더니 다음날 친구가 선물이라며 술 두 병을 내미는 거다. 너무 행복하고 신났는데, 내 모습을 보고 친구가 더 행복해하더라.
2018년 3월 26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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