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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보단 실행을, 미래보단 현재를 <위대한 소원> 안재홍
2016년 4월 18일 월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최정인 기자]
안재홍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현재에 충실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친구들과 함께 작품을 하는 게 좋아 연기를 계속해 온 것처럼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더 다양한 연기를 펼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계획보단 실행을, 미래보단 현재를 생각하는 배우 안재홍을 만났다.

완성된 <위대한 소원>을 본 소감이 어떤가.
언론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다. 많이 긴장해서 제대로 못 봤다. 오늘 VIP 시사회 때 두 번째로 본다. 사람들 반응이 궁금하다.

본인이 보기에는 어떤가.
그걸 잘 모르겠다. 내가 영화에 어떻게 나왔는지 보느라고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까지 보지는 못했다. 주위에 앉은 사람들이 웃을 때도 나는 못 웃었다. 긴장되더라.

영화 출연이 처음도 아닌데 여전히 긴장되는 모양이다.
영화를 처음 볼 때는 항상 긴장된다.

<위대한 소원>은 ‘응답하라 1988’을 촬영하기 전에 찍은 걸로 안다.
맞다. 작년 이맘 때, 4월쯤 촬영했다.

‘응답하라 1988’이 끝나고 나서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주는 게 신기하기는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이 된 건 아니다. 사는 방식이나 만나는 사람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평소처럼, 하지만 기분 좋게 지내고 있다.

본인의 인기를 어떨 때 실감하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누가 케이크 한 조각을 준 적이 있다. 그때 실감했다.

배우로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도전하기 힘들었을 텐데 어떤가.
언젠가 사람들이 나를 많이 알아봐주면 좋겠다는 정도였지 배우로서 성공하기 위한 특별한 계획이나 준비는 사실 없었다. 미래는 전혀 모르는 일이고 단지 바람만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도 내 상황이 크게 달라졌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런데 기분은 물론 너무 좋다.

인지도가 조금 쌓이면 작품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나.
모르겠다. 내가 도움이 되는지(웃음).

연기는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됐나.
대학교 영화과에 연기전공으로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입학할 때는 몰랐는데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찍고 연극도 준비해 정기 공연을 올릴 때 연기하는 게 너무 즐겁다고 느꼈다. 밤새 촬영하면서도 피곤하지 않고 재밌었다. 그런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연기자가 되보고 싶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갖게 된 것 같다.

그래도 연극영화과에 진학할 정도면 막연하게나마 연기를 꿈꿨던 거 아닌가.
‘장래희망란’에 연기자를 쓴 적은 없다(웃음). 사실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잘 하는 것도 없었다. 어쩌면 잘 하는 게 없어서 하고 싶은 것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영화보는 건 굉장히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비디오 보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친구들의 행동을 따라해 보기도 했던 것 같다. 잘했다기 보다 그런 일을 즐겼던 거다. 그래서 대학 원서를 쓸 때 연극영화과에 한 번 써 볼까 했던 거다.
어릴 때 본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뭔가.
<어니스트> 시리즈를 즐겨봤다. 어니스트가 학교에 가고, 캠핑에 가고, 감옥도 가는 이야기다.

<어니스트> 시리즈는 코미디로 기억하는데.
맞다.

코미디를 좋아하나 보다.
좋아한다.

배우 중 롤모델이 있다면.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가장 존경하는 감독님은 홍상수 감독이라는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맞다. 학교 교수님이기도 하고 감독님 영화를 관객으로서도 굉장히 좋아한다.

홍상수 감독 영화에 제작부로 참여한 크레딧도 있더라.
맞다. 그런데 말이 제작팀이지 차량 통제하고 심부름 한 거다. 그래서 크레딧도 '제작지원' 이라고 올라와 있다.

배우로서 출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불러줘야 가능한 일이지 내가 하고 싶다고 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나.

본인이 남들보다 배우로서 소질이 있다고 생각된 적이 있나.
단편 영화를 찍어 영화제에서 상영하거나 연극을 할 때 사람들이 나를 집중해서 봐 주고 나의 특정 행동에 웃기도 하고 공감하는 게 행복하더라. 그래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는데도 연기를 계속하게 됐다.

‘전형적인 미남’ 의 외모를 가진 건 아닌데 연기를 시작할 때 불안하지는 않았나.
누구나 가지는 막연한 불안감은 당연히 있었다. 사실 지금도 있다. 하지만 미남이 아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없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평범하게 생긴 게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훈남’ 과거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군대 갔다 오고 나서 즈음의 사진이 인터넷에 있더라(웃음).

<족구왕> 이후 코믹한 이미지가 강해져서 그런지 코믹한 영화에 많이 출연하는 것 같다.
코미디 영화만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액션, 멜로, 드라마, 모두 좋아한다. 다양한 영화에 다양한 역할로 출연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욕심이다. ‘응답하라 1988’ 이전에 <족구왕>으로 오디션 기회를 많이 얻어 코믹한 역할을 많이 연기하게 됐던 것 같다. 하지만 난 아직도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고 있고 시작하는 단계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코믹한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대한 불안감은 없나.
이미지가 고착화 될 정도로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라서 이미지를 걱정해야 하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이다. 앞으로 건강하게 잘 걸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소원>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시나리오를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신선한 이야기 코미디가 될 것 같았다. 한국영화에는 드문 B급 코미디 정서도 새로웠다.

작품 선택에 있어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면.
시나리오가 좋아야 한다.

어떤 시나리오가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나.
이야기의 매력이 가장 클 거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그 안의 인물도 살아있으니까.

교복을 벗은지가 꽤 됐는데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데 있어 특별히 준비한 부분은 없었나.
고등학생처럼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주변 친구들에 비해서는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 편이라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촬영을 고등학교에서 했는데 지나가는 고등학생을 보니 많이 다르더라(웃음). 다행히 편집본을 보니 고등학생처럼 치기 어리게 보이더라.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것도 물론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게 가장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절대적인 나이보다는 치기 어린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했다.

영화에서 많이 맞았는데 촬영할 때 힘들지는 않았나.
특별히 힘들지는 않았다. 맞는 게 두렵지도 않았다. 때리는 게 힘들지 맞는 건 꾹 참고 맞으면 된다(웃음). 그리고 때려준 사람들이 모두 잘 때려줬다.

그럼 연기할 때 가장 고민됐던 지점은 뭔가.
영화에 맞는 연기톤을 잘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앞섰다. <위대한 소원>은 독특하고 새로운 코미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연기톤에 있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고민도 많이 했다.

참고한 영화가 있다면?
미국식 B급 코미디를 촬영 전에 많이 찾아 봤다.

어떤 영화들?
흔히 병맛이라 불리는 영화들 있지 않나. <행오버> <21 점프 스트리트> 같은 영화들을 주로 봤다. 하지만 <위대한 소원>은 그런 영화들과는 또 다른 면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색다른 느낌이 있다.

<위대한 소원>은 여성관객보다는 남성관객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남성으로서 개인적으로 영화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절친한 친구가 나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를 위해 모든 걸 해 줄 수 있다. 친구라면 당연히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갑덕처럼 함께 여행을 떠날 것 같다. 소중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인 거다. 그리고 친구가 원하는 게 무엇이든 이뤄주려고 노력할 거다.

많은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편인가 아니면 소수의 친구와 교류하는 편인가.
후자인 것 같다. 정말 친한 친구 몇몇이 있다. 마당발처럼 사람을 두루두루 사귀는 편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적을 많이 만드는 편도 아니다. 평범한 것 같다.

그 친구들에게 마지막 소원을 부탁할 수 있다면 무엇을 부탁할 건가.
그때 그때 상황마다 다를 것 같다. 지금의 내가 원하는 것과 몇 년 후에 내가 원하는 게 다를 수 있지 않나.

지금이라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영화 속 갑덕의 의상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감독님은 갑덕뿐 아니라 <위대한 소원>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단번에 어떤 캐릭터인지가 분명히 보였으면 했다. 특히 갑덕은 캐릭터가 쌓여가면서 이해되는 인물이 아니라 처음부터 육감적으로 캐릭터가 드러나는 인물이다. 감독님은 내가 갑덕을 명료하게 연기해주길 바랐다. 그래서 헤어 스타일도 독특하게 하고 옷도 조금 튀는 옷을 입었다. 집이 굉장히 잘 사는 설정이기 때문에 옷에 대문짝만하게 명품 로고가 박혀 있다. 하지만 갑덕이 그런 옷과 조금 어울리지 않는 치기 어린 모습으로 보였으면 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이런 저런 의견들을 나누며 결정한 부분이다.

본인 옷은 없었나?
난 그런 옷 없다. 그리고 그 옷들은 모두 이미테이션이다.

촬영 분위기가 유독 좋았다고 들었다.
정말 좋았다. 모든 촬영을 지방에서 합숙하며 진행하다 보니 함께 한 친구들과 너무 친해졌다. 선배들도 우리를 너무 예뻐해줘서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에 간식을 사들고 왔다. 스텝들도 모두 서로 너무 친해졌다. <위대한 소원>은 예산이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영화지만 모두가 의기투합해서 만든 재밌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임한 영화다. <위대한 소원>은 예산은 작지만 그렇게 친해 질 수 있는 게 매력이자 장점이다. 서로 이름도 모두 외웠다.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남대중 감독은 배우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는 편인 것 같더라.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의견을 많이 수용해줬다. 그런데 본인의 색깔이나 취향이 분명한 분이라서 아닌 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해준다. 적절하게 잘 이끌어 줬다. 마음도 넓고 포용력도 있다.

연출작 <검은 돼지>가 전주영화제에 초청됐다. 배우로서 연출을 해 본 게 도움이 되던가.
어떻게 되든 공부가 되겠지 싶어 한 번 해 본 건데 연출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은 없다.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만드는 시간이 즐거워서 한 거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하거나 그걸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큰 건 아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좋았다. 끌리면 다시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계획이 전혀 없다. 그런데 전주영화제라는 큰 무대에서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된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함께 한 친구들에게 유일하게 보답해 줄 수 있는 길이지 않나. 우리가 함께 똘똘 뭉쳐 만든 영화의 결과물을 우리끼리 모여서 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선 보일 수 있다는 게 기쁘다.

사비로 찍은 건가.
모두 내 사비로 찍었다. 스텝은 4명이었다. 영화는 그 당시 내가 꽂힌 생각을 풀어 만들었다. 짜장면에 관한 영화인데 내가 실제로 짜장면 먹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영화에 짜장면이 나오면 먹고 싶어지지 않나. 소리도 그렇고 왠지 다른 음식보다 짜장면이 확 끌린다. 그런데 짜장면을 먹는 걸 흑백으로 영화화해서 만들면 어떤 느낌일지 호기심이 생겨 만든 거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짜장면 먹는 ‘블랙데이’다.
그러네? 몰랐다.

커플이 없는 사람만 먹는 날인데.
그냥 짜장면 먹는 날 아닌가?

<열아홉, 연주>는 또 다른 연출작인데 학생 때 찍은 건가.
졸업하고 찍은 거다. 그때는 속초라는 장소에 꽂혔다. 속초에서 남녀가 여행하는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다고 생각한 적은?
쉽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왜 사람들이 당신의 코믹 연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이유를 나는 잘 모른다. 그런데 코미디라고 해서 다르게 연기하지는 않는다. 뻔한 대답일 수 있지만 시나리오에 충실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성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미디라는 장르를 인식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
그렇긴 하지만 <위대한 소원>도 마찬가지고 코미디는 혼자 웃기겠다고 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재밌으니 웃음이 발생하는 거다. 그래서 특별히 웃기게 연기하려고 한 건 없다. 그럴 재주도 없고. 혼자 나오자마자 웃음을 터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웃음).
배우로서의 본인의 매력은?
사실 잘 모르겠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평범한 게 가장 큰 게 아닐까?

본인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외모도 성격도. 그런 편 아닌가?

절대 기피하고 싶은 배우상이 있다면.
딱히 설정한 건 없다. 생각이 많은 편도 아니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지, 어떤 장르에 출연해서 어떤 연기를 펼쳐야지, 전혀 정해놓지 않는다. 물론 큰 그림은 있어야겠지만 지금은 현재에 충실하며 하나하나 해 나가는 게 더 나에게 맞는 것 같다.

함께 출연한 류덕환은 같은 소속사다.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럴 계기가 없어 아쉬웠다. 그런데 <위대한 소원>을 하면서 친해져서 너무 좋다. 영화 홍보도 함께 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본인도 얼마나 아쉬울까.

류덕환은 어떤 배우인 것 같나.
너무 멋진 배우다.

어떤 면이?
사실 별 생각이 없다. 지금 뭐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지어낸 이야기이지 않나. 살면서 류덕환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살지는 않는다. 만나면 반가운 사람이다.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멋있고 어른스럽다.

경력으로 치면 전노민 보다 더 오래됐다고 하더라.
‘전원일기’에 나왔다고 하더라. 그건 몰랐다.

사전준비가 철저해 촬영이 굉장히 빨리 진행됐다고 하더라.
대본 리딩과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했다. 저예산 영화고 촬영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최소화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도 사전에 논의를 하고 촬영했다.

배우로서 자유가 제한된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나.
그런데 완벽하게 맞춘 건 아니고 동선과 대사 정도만 맞추고 촬영한 거다. 이 장면에서는 이런 감정으로 연기하겠다, 이런 건 맞출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위대한 소원>의 웃음 포인트가 있다면.
미성년자인 고등학생들이 미지의 세계 앞에서 좌충우돌하고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재밌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 계속 생기면서 드라마가 쌓여가고 그 속에서 재미가 커져가는 게 장점이다.

고등학교 때 어떤 학생이었나.
정말 평범했다. 공부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앉아있는 학생, 적당히 까불고 적당히 공부 열심히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사고를 치거나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다. 사실 끼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적당히 재밌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생활이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그 때가 조금 싫었다. 특히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유명할 정도로 입시를 강요하는 학교여서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 큰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 작은 영화에 출연하는 기회가 줄어들 텐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규모보다는 이야기가 중요하다. 나중에는 어떤 마음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규모를 떠나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웃음).
차기작인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언제 촬영을 시작하나.
다음달부터 촬영한다. 임금님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사관 역할이다 .코믹한 면, 비범한 면, 다양한 모습을 가진 캐릭터다.

새로운 작품을 앞두고 기대되겠다.
그럼. 설렌다.

최근 행복한 일이 있다면?
특별하게 어떤 일이 딱 떠오르지는 않는데 모든 일이 행복하다. 부모님은 부산에 계시고 나 혼자 서울에서 자취중인데 얼마 전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와서 다 함께 식사했다. 그때 가장 행복했다.

무비스트가 배우들에게 공통으로 물어보는 질문인데 모든 일이 행복하다는 대답은 당신이 처음이다.
내가 밥 값을 계산했는데 그때 정말 행복했다. 그러고 보니 전주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기분 좋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간이 있었을 텐데 잘 이겨냈다.
모두들 힘들고 막막하고 불안하지 않나. 죽을 만큼 힘들었던 건 아니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내가 힘들었다고 말하기는 부담스럽다. 연기는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 않나.

버킷 리스트가 있나.
여행가고 싶다. 여행에서 얻는 게 굉장히 큰 것 같다. 최근에는 제주도에 혼자 다녀왔다. 우도도 가고. 비도 오고 날씨가 안 좋을 때여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없더라.

혼자 하는 여행은 쓸쓸하지 않나.
나도 처음 해 봤는데 너무 심심하더라. 재밌는 일도 많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 술도 마셨다. ‘비자림’이라는 숲도 혼자 가고 성산 일출봉도 혼자 올라갔다. 심심했지만 나름 즐거웠다. 하지만 다음부터 혼자는 안 갈 것 같다. 음식도 2인분씩 파는 데가 많아서 갈치조림을 못 먹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친구가 하나 있어서 그 친구 보는 겸 내려간 거였는데 친구가 중국에 가 버려서 하루 정도만 같이 지냈다. 그리고 그 친구 차를 빌려서 돌아다녔다(웃음).

다음에는 어디로 가고 싶나.
울릉도.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정말 좋다고 하더라.

바다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것 같다. 부산 사람이라서.

2016년 4월 18일 월요일 | 글_최정인 기자(jeongin@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사진_김재윤 실장(Z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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