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감독님이 만들어 준 거예요(웃음).
어찌 됐든 영화에서 예쁘게 나온 모습을 보면 본인도 좋을 것 같아요.
<쎄시봉>에서의 민자영은 뮤즈 같은 역할이라 예뻐야만 하는 캐릭터였어요. 안 예뻐도 기어코 예쁘게 나와야 되는 역할이라 감독님이 신경을 더 많이 썼어요. 그리고 <뷰티 인사이드> 같은 경우는 감독님이 CF 감독님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감독님이 예쁜 얼굴을 담으려는 의지가 강했어요(웃음). 그래서 <뷰티 인사이드>는 다른 배우 없이도 촬영 가능한 클로즈 업과 바스트 숏이 유독 많은 영화였는데도 얼굴 상태에 따라 촬영 시간이 한정돼 있었어요. 너무 이른 아침도 안 되고 너무 늦은 새벽도 안 됐죠. 오전 10~11시부터 새벽 1~2시가 촬영할 수 있는 시간 전부였어요(웃음). 아침에는 깬 지 얼마 안 된 ‘아침 얼굴’ 이라 안 되고 새벽에는 다크서클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감독님이 그러니 나도 나름대로 노력할 수 밖에 없었어요. 피부과도 다니고 밤에는 딴짓 안하고 일찍 잤죠. 좋은 얼굴을 유지하려고 정말 바른 생활을 했어요(웃음).
이수는 얼굴 뿐 아니라 행동도 사랑스러운 캐릭터예요.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없나요?
처음에는 영화가 판타지 장르인 만큼 인위적인 연기가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쯤에서는 이런 감정이 들 테니 이런 식으로 연기 할까, 계산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할 때는 영화의 이야기가 너무나 현실 같이 느껴지는 거예요. 설정만 판타지일 뿐이었어요. 오히려 연기가 필요하지 않더라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가면서 감정을 가감없이 담으면 되는 영화였어요.
설정이 굉장히 독특한 영화예요. 황당한 면도 있고요(웃음).
황당하죠. 그런데 연기를 하다보니까 어느새 제 이야기가 되어 있더라고요. 저는 실제로도 현장에서 우진을 연기하는 수많은 배우를 만났잖아요. 상대 배우를 처음 만나면 낯설고 어색한데다 배우들이 모두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하고서는 이내 사라졌어요(웃음). 그래서 연기하면서는 영화에서 이수가 우진에게 느끼는 낯섦과 어색함을 저도 그대로 느꼈어요. 배우들이 눈에 익을 만하면 사라졌거든요. 그래서 이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촬영 회차가 거듭될수록 연기를 한다기보다 이수에 동화된다는 느낌이었어요.
어려웠지만 그만큼 재밌기도 했어요. 독특한 경험이었거든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의 제작 과정을 모두 지켜봤어요. 대본 리딩 같은 경우도 일반적으로는 출연진 전체가 모여 한 번만 하면 되는데 <뷰티 인사이드>는 일주일 넘게 했어요(웃음). 하루에 시간이 가능한 두세 분씩만 사무실에 모여 본인들의 파트를 점검했어요. 그런 식으로 대본 리딩한 영화는 없을 거예요. 두 번 다시 이렇게 많은 배우를 한 영화 촬영장에서 만날 일도 없을 것 같고요.
학교에서 연기 수업을 받는 것처럼 수많은 배우가 한 역할을 연기하는 걸 봤을 텐데 배우로서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 같아요.
어떻게 알았어요? 정말 그런 마음이었어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에 붙어 있지만 우진을 연기하는 분들은 모두 촬영장에 잠깐 왔다가 가야 했거든요. 그분들은 짧은 시간안에 우진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 압박감이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첫 번째 테이크에서는 배우들마다 확실히 본인만의 색깔이 묻어있는 우진을 연기하더라고요. 본인이 생각하는 우진의 모습이요. 그런 우진을 보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이 분은 우진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면서요.
배우마다 연기하는 우진의 모습이 다르던가요?
배우들의 색깔마다 모두 다르죠. 그런데 감독님이 그때마다 배우들에게 ‘제가 생각하는 우진은 이런 겁니다’ 하고 조절해 갔어요. 관찰자의 입장에서 감독님이 수많은 배우들이 연기한 우진의 모습을 본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깎고 조각해가는 모습을 보는 게 연기에 도움도 되고 재밌었어요. 이런 경험은 두 번 다시 없을 것 같아요.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이수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잘 해낸 것 같아요.
감독님이 캐릭터를 정말 잘 만들어 줬어요. 감독님이 흔들렸으면 아마 영화도 캐릭터도 모두 흔들렸을 거예요. 그런데 감독님이 본인이 원하는 색깔, 원하는 캐릭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소신대로 정확하게 밀고 나갔어요. 그래서 그 수많은 우진을 연기한 배우들이 모두 우진 같았고, 그런 우진과 연기하는 저도 이수일 수가 있었던 거죠. 만약 감독님이 조금 욕심을 부려 배우들마다 다른 우진의 모습을 모두 살리려고 했다면 지금보다 더 복합적인 우진이 나왔을 수는 있지만 리스크가 있었겠죠. 우진이 한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거나 영화가 정신없어 보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침착하게 우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으로 느껴지게 만들어 냈어요. 그래서 이수도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거예요. 감독님 몫이죠. 감독님이 정말 잘했어요.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하는 남자와 실제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나요?
이 영화를 찍기 전에는 아마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단호하게 이야기 했을 거예요. 될 수 있으면 평범하게 사랑하고 싶은데 그건 일반적이지 않은 너무 힘든 사랑이잖아요. 그런데 <뷰티 인사이드>를 촬영하면서 감정을 경험해보고 나니까 섣부르게 싫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만약 일생일대의 한 번 뿐인 사랑이라면 모습이 변한다는 핸디캡 때문에 그 사람을 놓치기가 아까울 것 같아요. 또 서로 감정 교류가 있은 다음에는 그 사람의 핸디캡을 알고 있는 여자가 나 뿐이고,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나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연민도 생길 것 같고요. 매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데 나 아니면 누가 사랑할 수 있겠나, 내가 거두자, 내가 옆에서 지켜주자, 이런 마음으로요(웃음).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남자를 볼 때 외모를 많이 보나요? 영화를 위한 대답 말고 솔직히 답해 주세요.
솔직히 잘 안봐요(웃음). 외모가 크게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원래부터 외모를 안 보는 편이긴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매력이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외모보다는 매력이 더 중요해요. 뭐 하나라도 매력적인 부분이 있으면 예뻐보이고 멋있어 보이거든요. 예를 들어 잘 생기진 않았지만 글을 잘 쓰거나, 말을 엄청 재밌게 하거나, 아니면 노래를 잘한다면 그게 매력 포인트인 거잖아요. 또 어떤 사람은 마구 다가가고 싶어질 정도로 선한다는 매력이 있을 수도 있고요. 외모보다는 어떤 매력이 엿보일 때 그 사람이 좋아져요. 원래부터 이상형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서 역시 사람은 매력이 있으면 사랑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견고해진 면은 있어요.
<뷰티 아웃사이드>라고 여자의 모습이 바뀌는 반대 버전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자분들이 반대 버전이 있다면 장르가 섹시코미디일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웃음). <뷰티 인사이드2>는 설정을 바꿔 만들어서 저도 수많은 여배우 중 하나로 나오는 걸로! (웃음)
예뻐서 외모 콤플렉스는 없을 것 같은데…
다 클 때까지도 예쁘다는 소리는 별로 못 들었어요. 하지만 콤플렉스는 없어요. 외모 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콤플렉스는 잘 갖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 생각을 되도록이면 안하려고 해요. 나쁜 마음, 나쁜 생각보다는 좋은 마음, 좋은 생각으로 나를 채우고 싶어요. 그래야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진을 연기한 21명의 배우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요?
김주혁 선배님이요. 만나자마자 이별이었거든요(웃음). 그랬기 때문에 분명 더 어려운 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선배님은 선배님이더라고요. 전부터 쌓인 감정이 있어야 이별할 때의 느낌이 살 것 같은데 선배님은 그런 기억이 없잖아요. 그런데 선배님은 그날 처음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예전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더라고요. 선배님이 연기할 때 마치 이수와 오랜 기간 감정을 꾸준히 쌓아온 것처럼 대사를 하니까 정말 신기했어요.
여배우와의 사랑 연기는 어땠나요?
더 좋았어요. 향기롭더라고요(웃음). 일단 여배우들은 다가올 때의 느낌이 달라요. 확실히 더 샤랄라 하더라고요(웃음). 여배우들과 연기하기 전에는 과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이 수많은 우진이 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지 의심했는데 여배우들과 연기하면서 그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어떤 면에서요?
여자 배우와 연기하고 나서 그분들이 우진 같다고 제가 스스로 느꼈으니까요. 분명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도 그분들이 연기하는 분위기는 우진 같았어요. 함께 연기를 하는 내가 그렇게 느끼니 잘하면 관객들도 그들이 우진이라고 느낄 수 있겠다 싶었죠.
다행히 제가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아서 소통하는 데는 부담이 없었어요.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일본어 대사가 한 줄 있으면 대화가 더 현실적으로 느끼질 것 같아서 감독님께 대사를 추가하자고 제안했어요. 우진이 일본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일깨워줘야 했거든요(웃음). 일본어로 이야기는 하지만 일본어를 못 알아듣는 거죠. 그런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그런 제안들을 유연하게 잘 받아들여줬어요. 상대가 어떤 배우냐에 따라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간 부분이 꽤 있어요.
연기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데 혹시 연애할 때 촬영한 거 아니에요?
그렇지는 않아요. 그 당시에는 연애할 시간도 없었는 걸요. 그런데 이제는 예전보다 현장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조금 편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 많았거든요. 물론 지금도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은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카메라 앞에 많이 서다보니 감정을 표현하는 게 조금 편해진 것 같기는 해요.
언제부터 스크린 연기가 편해졌나요?
<반창고> 때부터인 것 같아요. 역할 자체가 벽을 부수는 캐릭터이기도 했으니까요. 기존에 주로 맡았던 차분하고 참한 이미지가 아니라 까불고 까칠한 캐릭터였거든요. 그때부터 조금씩 카메라 앞에 서는 게 편해진 것 같아요.
참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답답하게 느끼나요?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워낙 새로운 걸 하는 걸 좋아해요. 물론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안해본 걸 하는 게 좋아요. 그게 더 재미있고 신선하거든요.
악역은 어때요? 얼굴이 선해 보여 힘들까요? (웃음)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하겠죠? 잘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선한 얼굴로 사람 죽여봐요. 괜찮겠죠?(웃음)
그러고 보니 전작에서 이따금 그런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네요. 특히 <쎄시봉>에서 담배꽁초 버리는 장면이 기억나네요.
영화 한 편, 한 편 할 때마다 너무 급하지 않게 조금씩 다른 이미지들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웃음)
전략적인 건가요? (웃음)
아니요. 전략적인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라는 생각을 사실 잘 못해요. 어떻게 보면 조금 즉흥적인 면도 있어서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아무래도 회사에서 전체적인 필모그래피의 리듬감을 생각해서 조언을 많이 해줘요.
이수는 힘든 일이 있어도 모든 걸 가슴에 품고 가는 캐릭턴데 실제로는 어떤 성격인가요?
복합적이라 잘 알 수 없는 성격이에요(웃음). A형인데 제 혈액형을 아는 지인들은 트리플 A형 같다고 해요. 그런데 또 혈액형을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B형 같대요. 여러가지 면이 많이 섞여 있는 복합적인 성격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수와도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이수를 연기 할 때는 제가 정말 이수 같이 느꼈어요. 캐릭터와 본인을 분리시킨 채 연기하는 배우도 있는데 저는 아직까지는 캐릭터에 많이 영향을 받고 동화되는 편이에요. 캐릭터를 느껴야 연기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수를 연기할 때는 이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렇지도 않아요. 그런데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영화만 해야겠다는 계획은 없었는데 어느 순간 돌이켜보니 영화만 하고 있더라고요.
대본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연습한 뒤 연기하는 편인가요?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편인가요?
영화마다 다른 것 같아요. <뷰티 인사이드>가 현장감을 살리고 대사에 얽매이지 않는 상태로 자유롭게 연기했다면 지금 촬영 중인 <해어화>는 대본을 수십 번, 수백 번씩 읽어 대사 어휘 하나의 느낌까지도 살리려 노력해요. 어떤 영화인지, 어떤 촬영장인지, 어떤 캐릭터인지에 따라 연기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제 20대 끝자락인데 30대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아직 간당간당하게 20대 배우로 남아 있네요(웃음). 나이만큼 발전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발전해가는 배우요. 그리고 그 나이 때 할 수 있는 배역을 맡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30대가 할 수 있는 배역이라면 어떤 배역을 말하는 건가요?
30대에는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전문직 여성 역할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 멜로 뿐 아니라 장르적으로도 더 다양한 영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가 기대돼요.
데뷔부터 큰 굴곡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는데 힘든 일은 없었나요?
연기적인 한계에 부딪혀서 힘들 때가 굉장히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게 한계인 줄도 모르고 부딪히면서 해온 것 같아요. 나는 당연히 잘 할 거야, 잘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믿음 하나로 무모하게 했던 일들도 있고요. 배우로서는 연기가 잘 안 풀릴 때가 제일 힘들어요.
배우가 천직인 것 같나요?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저는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 삶을 살아가며 하는 일 중 가장 가치있는 것 같고요. 연기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고민도 좋고, 또 어떤 신에서 특정 연기를 잘 해냈을 때 오는 희열, 감정 변화도 좋아요. 작업하면서 함께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좋고요. 누구든지 오로지 영화가 잘 되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야잖아요. 그래서 하면 할수록 연기하는 게 너무 좋아요. 연기할 때가 스스로도 멋져 보이고 좋아보여요. 너무 좋아해서 겁이 날 정도로요. 그래서 요즘은 조금 덜 좋아해야 되나, 몸을 사려야 하나, 해요(웃음).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무서운 거예요?
저도 생각해 봤어요. 뭐가 무서운지. 그런데 연애할 때도 상대를 내가 더 많이 좋아하면 상처 받을까봐 두려울 때가 있잖아요. 비슷한 마음인 것 같아요. 연기를 너무 좋아하니까 못하게 되는 일이 생기면 상처를 많이 받을 것 같거든요.
고마운 영화예요. 너무나 힘든 시기를 연기를 통해 이겨내게 해 준 영화.
연기로 인해 힘든 부분을 어떻게 이겨내나요?
연기에 몰두하고 집중할 수 있잖아요. 더군다나 <뷰티 인사이드>는 역할 자체가 수많은 우진에게 사랑받는 인물이라 거기서 받는 위로와 위안도 있었어요. 저에게는 여러 면으로 고마운 영화예요.
쉴 때는 주로 뭘 하나요?
특별히 하는 건 없어요. 영화보고 맛있는 거 먹고. 다른 사람들과 같아요.
스트레스를 푸는 본인만의 비법이 있다면요?
현대 무용을 배우는데 몸을 쫙쫙 늘리면 스트레스가 조금 풀려요. 춤을 역동적으로 추지는 않지만 몸에서 땀을 내고 나면 기분이 조금 개운해지거든요.
당신이 본 우진은 어떤 사람인가요?
영화 속 우진은 다재다능하고 고급 취미가 많은 사람이에요. 고급 오디오로 음악을 들어가면서 너무 예쁜 가구를 만들잖아요(웃음). 본인의 취향이 확실한 멋진 남자지만 외모가 변하는 핸디캡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생긴 상처 때문에 마음이 닫혀 조금 내성적인 남자. 그래서 더 보다듬어주고 싶은 남자예요.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라고 생각해요.
본인도 핸디캡이 있어요?
핸디캡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전 조금 게으른 것 같아요. 연기하고 일 하는 것 말고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관대한 부분이 많아요.
겉보기에는 하루하루를 굉장히 치열하게 살 것 같은데…
치열한 건 연기 밖에 없어요. 그래서 연기가 더 좋아요. 그때만큼은 치열할 수 있으니까요.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많아요. 아직 안 해본 게 많으니까! 액션도, 악역도 모두 해 보고 싶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글쎄요. 그게 참 고민인데요. 예전에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조금 바뀌어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미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었는 걸요.
더 잘 하고 싶어요. 어떠한 분야에서 무언가를 잘 한다는 건 쉽지 않잖아요. 정말 잘 하고 싶어요.
2015년 8월 20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사진_박광희 실장(Ultra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