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이니까 더 좋은 얘기를 해주시는 줄은 몰라도 영화가 자꾸 생각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사랑하고 싶어진다고도 말씀하셨고요. 정말 기분 좋더라고요.
본인은 영화를 본 소감이 어땠어요?
더 애정이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애틋하고 안쓰럽고 아프고 그렇죠. 배우들은 자신이 못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괴로워하고 그랬어요(웃음).
<남자가 사랑할 때>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사실 황정민 선배님과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멜로라 더더욱 해보고 싶었고요. 다소 익숙해 보이는 스토리일지라도 황정민 선배님과 다른 어떤 멜로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좋은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하고 싶었어요.
‘힐링캠프’로 한창 대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시기라 작품 선택이나 캐릭터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진 않았나요?
아무래도 ‘힐링녀’라는 이미지가 크다보니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은 배우의 욕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26년>도 그렇고 <남자가 사랑할 때>,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모두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잖아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영화적 장치 그런 것들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 실컷 연기해볼 수 있는 역할, 생으로 내 연기로 부딪혀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해보고 싶었어요. 부딪혀서 깨져보고도 싶고, 잘해내서 배우가 되고 싶었죠.
언론시사 후 간담회에서 “다양한 감정선에 조금씩 변화를 주며 섬세하게 연기하고 싶은 바람을 항상 다짐하며 연기에 임했다”라고 이야기했어요. 외부의 평가에 비해 아직 자신이 배우로서 많이 부족하다 생각하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욕구가 컸나보네요.
스스로에게 박하기도 하고, 제가 제 문제를 가장 잘 알기도 하고요. 경험을 많이 해봐야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20대까지는 많이 망설였던 것 같아요. 30대 들어서는 좀 더 적극적이 됐고, 모험적이 됐고, 도전적이 돼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으면 부딪혀서 깨져봐야겠다는 생각들도 많이 했거든요.
도전적으로 변했다는 부분이, 전에는 연기를 했을 때 단점이 드러날 것 같으면 선택을 안했다는 말인가요?
잘할 수 있는 역할들을 했던 것 같아요. 어느새 그냥 잘할 수 있는 것, 그런 것들을 택했던 것 같아요.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게 어딥니까(웃음).
아니에요. 대중들이 좋아했던 모습들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멜로는 경험도 별로 없는데 도전하는데 있어 겁이 나긴 하더라고요. 어려운 장르인데 해낼 수 있을까, 겁이 나긴 했는데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도 어떻게 보면 ‘불륜녀’라는 꼬리표를 달 수 있는 역할이지만, 어떤 죄책감이라는 걸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연기하면서 늘 당하고 아프고 그랬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하고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하고 괴로워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역할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모르겠어요. 우연치 않게 계속해서 쉽지만은 않은 감정들을 요하는 작품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이가 먹은 것 같아요(웃음).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감독님이 ‘태일에게 마음을 여는 게 이해가 되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감독님께서 호정의 자존심을 지켜만 주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께서 좋은 팁이 됐다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호정은 굉장히 자존심 세고 남한테 싫은 소리 할 줄 모르는 여자에요. 하지만 자기가 떠안고 있는 건 너무 많은, 그래서 어디 한군데 기댈 데 없는, 사랑할 여유조차 없는 여자고요. 그런데 말도 안 되는 상대가 나타나 계속해서 구애를 했을 때는 어떤 대상이 생긴 거잖아요. 물론 싫다고는 하지만 태일이라는 대상이 생겼다는 자체로 이 여자의 삶에 뭔가 새로운 활력이 됐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자존심 상하는 모든 상황들을 태일에게 다 쏟아내고 그러면서 어쩌면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했어요. 마음을 열었지만 본인은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다 이 남자를 받아들이는데, 태일이 생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존심이 다시 한 번 무너지고, 부끄럽고, 무섭고, 그렇지만 다시 태일을 내 자존심을 죽이고 사랑해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장례식장에서 깨닫고 마음을 열고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호정은 대상이 필요했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소하고 싶었을 거고, 답답하다, 괴롭다, 외롭다, 너무 힘들다, 라고 얘기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한 인물이요. 그랬기 때문에 얼토당토않은 사람일지 모르지만 순정적으로 열심히 나를 바라보는 남자에게 마음을 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이 영화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호정이 태일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설득력이 있어야하는데,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 자체는 배우가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상황들은 아니었거든요. 장례식 자체만 보면 이해는 가죠. 큰일을 당했을 때 도움을 준 사람에게 충분히 마음을 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감정들이 켜켜이 쌓이는 과정으로 본다면 에피소드들이 배우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 단점들을 덜어내고 인물들을 감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부분은 배우의 공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는 소소한 감정의 미묘한 변화지만 호정은 서서히 변하는 감정마저도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될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내부의 변화가 서서히 진행될 뿐이지 겉으로는 표현을 안 하는, 그런 부분을 디테일하게 잘 살려서 연기했어요. 만약 겉으로 그런 변화를 드러냈다면 오히려 이해하기는 쉬웠겠지만 인물의 감정에 동화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속으로는 엄청난 요동이 쳤을 텐데, 말씀하신대로 드러내는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건 관객들의 몫인 것 같아요. 호정마저 그것들을 다 드러냈다면 보기 버거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부담스러운 영화가 됐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호정은 태일의 동선을 바라보고 반응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내가 보이지 않게, 뛰지 않게 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 잘 모르겠어요(웃음).
캐릭터의 외적 설정은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나요?
상황이 그렇다보니 평상시 복장도 최대한 현실적으로 입으려고 노력을 했고, 메이크업도 그냥 얇게 베이스 한 톤 정도 했고요. 은행원이고 호정의 성격이 그렇다보니 여러 가지 의상을 입어봤는데, 병원에서 간호도 해야 하고 이런 저런 상황에 맞춰서 현실적으로 입으려고 노력을 했어요. 태일과 살 때는 조금 더 발랄해보이고 귀엽게 보이려고 했고, 후반부에는 더욱 차가워 보이려고 했고요.
황정민이 간담회에서 한혜진이 캐스팅됐을 때 “너무 비현실적으로 예뻐서 호정 역할에 어울릴까”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고 말했어요. 배우들은 너무 인물이 좋다보니까 저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스스로도 외모 때문에 내가 이런 평범한 역할에 어울릴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나요? (웃음)
저 스스로는 독특한 얼굴이다, 라는 생각을 해요(웃음).
독특하다고요? (웃음) 어떤 면에서요?
서구적인 면도 있는데 사극을 했을 때는 동양적인 면도 있고, 화려하게 생긴 것에 비해 상류층을 연기해본 적은 없어요. 항상 들어오는 역할은 굴곡 있는 가난한 삶, 침대에서 자본 적이 없어요(웃음). 외모가 배우에게 큰 무기이기는 하지만 그 배우의 정서가 작품에 많이 묻어난다는 생각을 해요. 어떤 외모를 갖고 있든 정서가 다르면 표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외적인 모습도 그렇게 보이는 하나의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화려하고 큰 이목구비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26년> 감독님께서 ‘넌 배우하기 참 좋은 얼굴을 갖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왜요? 저는 조금만 놀라도 눈이 쏟아져 나올 것 같기 때문에 수위 조절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사실 어려워요’라고 고민을 털어놓았어요. ‘넌 얼굴로 연기하려고 하지 마. 그냥 쳐다만 봐, 그래도 넌 보여. 연기하기 너무 좋은 얼굴을 갖고 있다는 걸 네가 알고 있으면 돼’라고 말씀해주셔서 그 다음부터 저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됐어요. 그동안 너무 연기하려고 했던 거, 굳이 표정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던 거, 자꾸 보여주고 나 이런 감정이에요, 표현하려고 했던 부분들을 이제는 조절할 필요가 있구나, 깨닫게 된 거죠.
왕 칭찬인데요(웃음).
앞으로 넘어야 할 계단이 더 많을 텐데요, 뭐(웃음).
그래도요. 저도 그걸 하나 넘고 싶어서 정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다양한 감정선에 조금씩 변화를 주며 섬세하게 연기하고 싶다던 바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접근했고 가능했던 것 같나요?
(웃음) 눈물을 흘리고 아픔을 표현하는 것들에 있어서 제 안에는 분명 표현하고 싶은 눈물이 그 상황에 맞게 다 있거든요. 여기서는 이렇게 나오고 싶다, 이렇게 해보고 싶다, 마음속으로 계속 그렸거든요. 많이 편집되긴 했지만, 대본을 열심히 봤고, 상상을 많이 해보고, 그림을 많이 그려봤죠.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현장에서 그만큼 안 나올 때 너무 괴롭고 힘든데, 감독님은 됐다고 하지만 저는 안 된 거예요. 제가 그렸던 그림이 나와 줘야 하는데, 안 나올 때 갑갑함을 많이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촬영을 해나가면서 감정선을 죽 따라갔어요. 평범한 여자의 삶에 갑작스럽게 파장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감정들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황정민이 “모두가 괜찮다고 한 장면도 스스로 만족이 안 돼서 한 번 더 가자고 말하는,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용기 있는 배우”라고 한 것처럼, 그런 고민들이 현장에서 용기 있는 행동으로 드러난 건가요?
(웃음) 그건 황정민 선배님한테 혼나서 그래요. 저는 만족이 안 되는데 감독님이 ‘괜찮다’고 하면 ‘알겠습니다’라고 할 때, 황정민 선배님이 불러서 ‘너 이 자식, 너 더 잘할 수 있는데 나쁜 자식이야’ 혼내셨어요.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감독님 한 번 더 할게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거죠. 한번 더했는데 그 전보다 더 안 좋았을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 말을 못했던 거겠죠. 그걸 뛰어넘어야하는데 황정민 선배가 이 작품을 통해서 조금 뛰어넘게 해주셨어요.
아무리 분석을 하고 열심히 캐릭터의 감정을 그려봐도 그것이 모두 정답이라는 확신은 없으니, 내가 원한대로 현장에서 표현이 돼도 감독님과 스탭들이 아니라고 했을 때 어떡하나 걱정이 될 수밖에 없겠죠. 그래도 시도하고 뛰어넘는 게 중요해요. 시도해보고 설사 아니라고 했을 때 내가 뭘 잘못 접근했는지 더 정확히 알 수 있으니까요.
항상 ‘아닌데요’에 대한 두려움이 어쩔 수 없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그걸 조금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주셨죠. 황정민 선배님은 얼마나 뻔뻔하신지 몰라요(웃음). 될 때까지 하세요. 너무 부럽죠.
뭘 부러워해요. 그렇게 하면 되잖아요(웃음).
네, 그렇게 할 거예요(웃음).
맞아요. 현장에서의 그 자세가 진짜 도전인 것 같아요. 꼭 알고 있는 양 연기할 때가 많잖아요. 그런데 황정민 선배는 모르겠다고 그러세요. ‘넌 알겠니? 난 어려워’라고 이야기하니까 저도 마음이 무장해제가 된 것 같아요. 곽도원 선배도 ‘언제쯤 카메라 앞에서 긴장을 안 할까’ 이야기하는 걸 보고 반가웠죠. 나만 긴장 하는 게 아니구나, 나도 언제쯤 카메라 앞에서 정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요.
긴장은 어떻게 보면 평생하게 되지 않을까요? 어떤 캐릭터, 어떤 작품이 주어질지 모르는데 아무리 경험이 많고 나이가 든다 해도 다 알 수는 없잖아요.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 긴장은 항상 있을 거예요. 그래서 나는 왜 긴장을 하지, 다른 사람은 안하는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게 문제에요. 너무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배우 하신 것 아니에요?
아니, 이 얼굴로 무슨 배우를! (웃음) 촬영 현장에서 보면 많이들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여배우들은 주변에서 더욱 기대하고 주시하는 면이 크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고요.
눈물도 그래요. 드라마는 특히 눈물도 빨리 흘려야 될 것 같거든요. 어떻게 인간인데(웃음). 지금은 ‘시간 좀 주세요, 감독님’ 그렇게 말하고 연기해요. 그게 좀 달라진 점이죠.
그렇게 해서 좋은 연기를 뽑아내면 스탭들도 만족하겠죠. 진심은 다 드러나잖아요. 연기하기 싫어서 그러는 건지, 까칠해서 그러는 건지, 좋은 연기를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건지, 그 진심만 전달되면 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얻은 것, 느낀 것이 있다면요.
얻은 것은 더 연기하고 싶다는 거예요(웃음). 영화보면서도 너무 연기하고 싶다, 또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얻은 것 같아요. 열정? 황정민 선배님 보면서 저렇게 열정적으로 후회 없이 나도 해보고 싶다, 그런 것들을 느꼈죠.
그동안 출연한 영화들이 주연이긴 하지만 조연에 가까운 역할이었잖아요. 그래서 이번 영화는 전작들과 의미가 달랐던 것 같아요. 리액션이라는 측면에서 확실히 한혜진이라는 배우가 성장한 부분이 보였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한발 접근해본 작품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전작들과 같은 역할이라도 전과는 분명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스스로 더 연기하고 싶고, 빨리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테고요.
조금 맛을 봤나봐요(웃음). 그래서 빨리 연기하고 싶은 게 있죠.
많이 내려놓게 됐어요. 나에게 오는 상황들, 어쩔 수없이 포기해야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내려놓게 된 것 같아요. 희생하게 되는 부분들. 그런데 오히려 좋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고집은 생긴 것 같아요. 제 상황이나 여건들이 뭔가 많이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보니까 좋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죠. 다만 역할에 있어서는 내려놓아야겠다, 뭐든 해봐야겠다,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그런 내려놓음이 있어요. 다만 좋은 작품에서 그렇게 해야 된다는 전제는 있지만요.
‘힐링캠프’로 인해 외모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보다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단계가 있긴 했어요.
나중에 아이를 낳고 하면 더 편해질 것 같아요. 그냥 그런 게 기대가 되요. 차곡차곡 이렇게 살아가는 게. 배우는 참 좋은 직업이구나, 삶이 다 내 게 되니까요.
결혼 후 주변에서도 한혜진은 이제 결혼했잖아, 임자 있는 몸이잖아, 이런 반응이 있더라고요. 확실히 싱글 때와는 많이 다르죠? (웃음)
달라요, 달라(웃음). 확 다르더라고요. 그 날짜 전후로(웃음).
싱글일 때의 인기나 관심 같은 것들이 빠지는 대신 아까 말한 다른 것들로 채워지잖아요. 배우로서는 그 채워지는 부분이 더 이득일 거예요.
맞아요. 그런 건 부럽지 않고, 오직 연기만 부러워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마음가짐이겠죠. 스타의 위치에 있는 배우가 그런 생각으로 작품에 임하고 연기한다면 관객들에게도 너무 좋은 일이고요.
저는 스타가 아니에요.
아니, 왜 그러십니까? (웃음)
결혼 때문에 이슈가 됐지만, 저는 그런 생각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오직 연기 잘하고 싶다, 그 생각 밖에 없어요.
시기도 좋은 것 같아요. 연기 외적인 것들이 이슈가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는 연기에 집중해서 한혜진이라는 배우를 볼 수 있는 시기니까요. 좋은 작품 만나서 좋은 연기 보여주는 일만 남은 거죠.
일단 드라마 중반까지 왔으니 잘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커요. 작품이 어려워요. 대본 자체가 소설 같거든요. 공부하면서 하고 있는데, 곱씹을 수 있는 드라마라는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행복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너밖에 안보였어, 이런 소리 듣는 걸 원하지도 않고, 주어진 것들 잘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믿고 맡겨주셨으니까 그 주어진 걸 잘 감당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극에 잘 흘러가고, 잘 묻어가고, 잘 그 역할을 감당해내는 배우가 앞으로 되고 싶어요.
2014년 1월 27일 월요일 | 글_서정환 기자(무비스트)
사진_권영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