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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바람의 검심> 오오토모 케이시·사토 타케루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인기 원작 만화를 영화로 옮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바람의 검심>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오오토모 케이시(이하 ‘오’): 드라마 <료마전>을 끝으로 NHK를 그만두고 나서 연출 제안이 들어온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바람의 검심>이다. 고된 작업이 될 것을 알면서도 선택한 건, 이 작품을 멋지게 완성해 영화감독으로서의 실력을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옆에 있는 사토 타케루 때문이다. 그가 주인공 켄신 역을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사토 타케루(이하 ‘사’): 정말? 나는 감독님이 연출을 맡았다고 해서 수락한 건데(웃음).

캐스팅 제의를 받고 바로 ‘켄신’ 역을 수락 했나?
:켄신 역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좋아했던 캐릭터였으니까. 하지만 초반에는 ‘이 만화가 제대로 영화로 옮겨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에 선뜻 수락하지 못했다.

<료마전>에서 감독과의 호흡이 좋았나 보다. 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걸 보면.
: <료마전>은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작품이다. 서툰 것도 많았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라면 <바람의 검심>을 잘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다.
: <료마전>을 통해 많은 동료를 얻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사토 타케시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좋은 호흡을 이어나갈 수 있어 좋았다.

<바람의 검심>에는 두 가지 장애물이 있다. 먼저 원작팬들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원작과 다른 영화만의 매력이 표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장애물을 뛰어 넘기 위해 어떤 방법을 강구했나?
: 만화는 언제든지 읽을 수 있지만 영화는 2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봐야 하는 제약이 있다. 또한 상상하며 즐길 수 있는 만화와 달리 영화는 그 상상력을 영상으로 옮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원작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해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야기를 나눈 결과 원작의 주제 의식은 그래도 가져가면서 액션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합의점을 봤다.
: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만화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서 중점적으로 힘을 쏟은 건 액션이다. 상대의 공격을 여유 있게 피하는 몸놀림과 빠른 검술 액션이야 말로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원작팬들이나 감독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액션 연기에 임했다.
이번 영화에서 검술 액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CG를 배제하고 와이어 액션을 고집했다고 들었는데, 액션 장면을 찍느라 두 분 모두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 (웃음)나보다 배우들이 고생 많았지.

고생 강도를 0~10이라 놓고 봤을 때 배우로서 몇 점을 주고 싶나?
:(웃으며 두 손 바닥을 활짝 피고)텐!

가장 힘들었던 액션 장면을 꼽으라면?
: 마지막 우도(킷카와 코지)결전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장면에서 켄신의 숨겨진 액션 본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액션의 강도가 높았다. 아마 감독님도 그 장면을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초반과는 다른 참신하고 강렬한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무술, 촬영 감독과 함께 논의를 많이 했다. 액션만 화려하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켄신의 감정선도 같이 살아야 했기 때문에 고려할 사항이 많았다. 다행히 배우들이 잘 따라와 줘서 좋은 영상이 나왔던 것 같다.

다수의 액션 씬 중 켄신의 감정선이 돋보였던 부분은 킬러로서의 첫 임무를 수행할 때다. 남을 죽여야 살 수 있는 칼잡이의 슬픔 운명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 원작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켄신의 유약함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고. 사람을 죽여야 하는 상황 앞에서 망설이는 모습을 통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싶었다.
: 켄신의 얼굴에 난 상처가 그 때 생긴다. 액션의 화려함을 보여주기 보단 켄신의 감정선에 중점을 둔 장면이다. 칼잡이로서 켄신의 운명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영화의 중요한 소품 중 하나는 켄신이 지니고 다니는 역날검이다. 사람을 해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지키기 위한 칼인데, 이 검이 의미하는 건 무엇인가?
: 켄신은 칼잡이로서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자신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바로 역날검에 숨은 뜻이다.
켄신은 칼잡이로서의 운명을 버리고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켄신처럼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했던 일을 거스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 NHK를 그만 둔 일이다. 방송을 그만두기 전에 큰 프로젝트를 제안 받을 정도로 윗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당시 내 머릿속에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만약 방송사에서 계속 일을 했다면 이 영화를 연출할 수 없었을 거다. 그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 감독님과는 달리 운명을 거스른 적이 없다. 앞으로도 하지 않을 거고. 그냥 물 흐르듯이 살고 싶다.(웃음)

2010년 국내에서 개봉한 <벡>에서 유약한 고등학생으로 나왔다. 드라마 <료마전>에서도 그렇고 이번 영화에서도 그렇고, 강한 남자의 모습이 아닌 소년의 이미지가 강하다. 변화를 꾀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 그동안 소년의 이미지가 강한 작품들을 해왔던 건 사실이다. 이제는 변화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시나리오가 좋다면 다시 학생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되도록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바람의 검심>은 오는 11월에 한국에서 개봉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원작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만들었다. 순수한 오락 영화로 부담 없이 즐겼으면 좋겠다.
: 일단 한국에서 선보일 수 있게 돼서 기분 좋다. 아무쪼록 일본 영화를 낯설어하는 한국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 부산취재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 부산취재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 )
ann33
일본은 진짜 인기만화는 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는 듯.... 켄신 역날검 진짜 좋아하는데 어떻게 표현할지... 영화 원작은 좀 실망스러워서   
2012-10-23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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