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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으로 느리게 <신의> 박세영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박세영에게 2012년이란?

박세영에게 2012년은 숨 가쁜 해다. 드라마 <내일이 오면>을 시작으로 <적도의 남자> <사랑비> 최근 방영을 시작한 <신의>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박재범의 ‘Know Your Name’ 뮤직비디오로 얼굴을 알렸던 그가 어떻게 연이어 4편의 작품을 할 수 있었을까? “제 복이죠.(웃음) 농담이고요, 많이 부족한 연기인데 감독님들이 잘 봐주시는 것 같아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박세영은 오디션을 위해 다분히 노력했고, 캐스팅 연락을 애타게 기다렸다. <내일이 오면> 부터 좋은 기회가 왔다는 말처럼 다수의 오디션에 낙방해 아쉬움을 토로했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떤 방법을 통해 오디션 합격을 이뤘냐고 물어보니, 딴 거 없다고 한다. “그냥 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워낙 애교가 없는 편이라 오디션 장에서 생글 생글 잘 웃던 친구들처럼 못했거든요. 차분하게 있는 모습이 색다르게 보였나 봐요.(웃음)”

많은 사람들에게 박세영이란 존재를 알려 준 드라마는 <내일이 오면>이다. 연기의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은 <적도의 남자>다. 어린 수미(임정은 아역)로 출연한 박세영은 많은 분량을 소화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매 장면에서 넓은 감정의 폭을 보여주며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선우(엄태웅 아역)와 장일(이준혁 아역)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지원(이보영 아역) 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수미를 보면 볼수록 마음이 가더라구요. 수미를 연기하게 되면 힘들 거라는 걸 뻔히 알았지만,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박세영은 무당의 딸이라고 놀림 받지만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독기, 그리고 한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어 진실을 묵인하는 무서움 등 수미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박세영은 이 모든 게 자신의 노력 보다는 상대 배우의 배려 덕분에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연기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인데, <적도의 남자>에서는 극중 아버지로 나왔던 이재용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감정은 어떻게 잡는지에 대한 노하우도 알려주시고, 대본 리딩도 많이 해주셨어요.”
최근 박세영의 머릿속은 <신의> 걱정으로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첫 회부터 나온다는 책임감과 동시에 첫 사극 연기라는 부담감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공민왕의 아내인 노국공주다. “초반에는 역사적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많이 편해졌어요. 이제 선배님들이 노국 공주처럼 보인다고 칭찬도 해주시는걸요.” 역사적으로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사랑이 넘치는 왕과 왕비였다. 시작은 정치적 정략결혼이었지만, 둘은 서로 사랑했고 고려의 재건을 위해 힘을 모았다. 드라마에서는 결혼을 앞두고 서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첫 사랑의 설레임처럼 가슴 뛰는 멜로를 선보여야 하는 박세영에게 상대배우 류덕환과의 호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야외 단체 촬영이 많아서 이야기도 많이 못 나눠봤어요. 이제 둘만 나오는 세트 촬영이 이어지니 하루 빨리 친해져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긴 호흡으로 느리게

박세영의 첫 공식 드라마는 2002년 MBC에서 방영된 <어사 박문수>다. 어렸을 때 우연히 연기를 시작하게 된 그는 <어사 박문수>에서 양민서(박문수의 죽마고우)의 딸로 나왔고, 이후 카메라 앞에 서는 재미를 붙였다. 하지만 그 재미는 오래가지 않았다. “<어사 박문수> 이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아서 본이 아니게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어린 박세영은 배우의 꿈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지속 가능한 꿈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건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걸 인정해주시는 분들이에요. 알게 모르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부모님에게 지금도 힘을 얻고 있어요.”

바쁜 드라마 스케줄에도 기분 좋은 건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본다는 것. 그 순간 배우가 된 자신이 신기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주변의 시선을 즐기게 됐다고 한다. 배우로서 사랑받는 건 좋지만 그에겐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학업이다. 상명대학교 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박세영은 현재 휴학 상태다. “드라마를 연속해서 하다 보니 학업에 충실하지 못했어요. 힘은 들겠지만 <신의>를 하면서 학업을 병행할 예정이에요.” 드라마에 쏟아 온 열정을 조금만 공부에 덜어낸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박세영에게 학업은 연기만큼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니 말이다.

“작품을 하면 할수록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겨요” 박세영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지점에 서있고,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중이다. 그는 앞으로도 배우로 살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민 할 것이다. 그 걱정은 다시 한 번 대본을 들춰보고, 연기를 곱씹게 하는 동력인 동시에 기초 토양을 다지게 할 자양분이다. 긴 호흡으로 느리게. 좋은 연기는 속도전에 포섭되어 빨리 오는 게 아님을 그는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2 )
lydragon
신의에서 본 그분이 맞군요! 잘보고 있습니다~ 눈이 참 끌리네요   
2012-08-28 13:10
ACER9T
누규? 혹 적도의 남자 그 아역배우?   
2012-08-28 03:3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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