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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는 <주먹이 운다>이후로 3년 만에 다시 영화에 복귀한 최민식의 작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민식은 ‘시나리오가 아닌 A4 2장짜리 트리트먼트로 호기심을 얻게 됐다. 미지의 땅인 히말라야에 가보고 싶어졌다’며 작품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수일 감독은 ‘현실의 갑갑함에서 떠나고자 하는 주인공처럼 히말라야로 떠나고자 했던 최민식의 내면이 영화와 맞아떨어졌다’고 말을 보탰다. 작품을 마친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엔 ‘언제나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여성과 연애하는 기분’이라며 ‘항상 뭔가를 주워담고 싶고 남는 장사를 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고 평했다.
원래 여행을 좋아한다는 전수일 감독은 ‘즉흥적으로 어디론가 벗어나고픈 충동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특히 ‘현실의 갑갑함으로부터 달아나고자 하는 인물의 무거운 마음이 점진적으로 경감되는 것’이 중요했기에 철저하게 서사에 입각해 촬영을 진행했다. 최민식 역시 연기를 위해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헌팅도 떠나지 않았다. 이는 ‘처음으로 그 인물이 환경에 부딪히는 첫경험을 나도 느끼고자 했기 때문’이다. 다만 고산지대에서 촬영하는 만큼 고산병에 대해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도 촬영에 지장을 줄만큼 고산병에 시달리는 일은 없었다.
<히말라야>의 출연자는 최민식을 제외하곤 비전문연기자인 현지인으로 이뤄졌다. 전수일 감독은 ‘현지인과 작업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리얼리티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최민식 역시 ‘미지의 세상으로 무작정 떠난 것처럼 '배우는 나 혼자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카메라 앞에서의 어색하거나 거친 느낌이 <히말라야>와 부합된다’고 말을 보탰다. 그 밖에도 ‘최소한의 인원으로 구성된 스태프들과 가족처럼 지냈고 즐거운 촬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항상 새로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여성과 연애하는 기분을 느낀다’는 최민식은 ‘남는 장사를 하듯 연기를 하며 뭔가를 주워담고 싶다. 그런 면에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는 감독예술인만큼 감독과 많이 대화하고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즐기면서 작업해야 한다’며 연기에 대한 철저한 주관도 드러냈다. 한편 한국영화의 위기에 대해서 ‘힘들수록 돌아가자. 어려운 상황일수록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영화인이 되길 꿈꾸는 후배들에게 ‘내가 왜 영화를 하는지, 내가 영화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집착하고 깨달아라. 선배들의 불길한 얘기에만 귀를 기울이며 부화뇌동하지 말고 내 안의 진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격려를 보냈다.
‘주행거리가 제로인 자동차 같은 마음으로 연기했다’는 최민식의 3년 만의 주연작 <히말라야>는 네팔 이주노동자의 유골을 들고 히말라야로 떠나는 ‘최’의 여정을 그린다. <검은 땅의 소녀와><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등의 작품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전수일 감독의 신작이다. 김영진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
2008년 10월 7일 화요일 | 부산_취재 및 사진: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