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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들
무간도 | 2003년 3월 3일 월요일 | 캉가루 이메일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홍콩 극장가를 흔들었던 영화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도 아니고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고만고만한 신년 특선 영화들이 왕좌를 거머쥔 것도 아니고 대륙에서 날아온 거대한 무협 액션 <영웅>도 진정한 승자가 되지는 못했다. 일련의 걸출한 작품들을 한꺼번에 찍어낸 작품은 다름아닌 홍콩식 느와르의 결정판이라 불리우는 <무간도> 였다.

유덕화와 양조위. 홍콩 영화들이 한국 극장가를 장악하고 동남아 시장을 거의 완전 정복 했을 때 등장한 두 사람은 그러나 실제로 같이 한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적은 거의 없다. 기껏해야 <중화영웅>같은 코미디나 <오호장> 같은 영화 정도에서 만났을 뿐 서로 색깔이 많이 달랐던 그들은 매번 다른 작품으로 경쟁관계에 놓여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아비정전>이나 <호문야연>같은 작품에 함께 이름을 올리곤 했지만 실제적으로 이들이 만나서 함께 연기하는 것을 보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홍콩 영화계의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두 사람이 한꺼번에 같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이슈를 만들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이들은 각각 운명에 의해 엇갈린 삶을 살았던 주인공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는 한편 홍콩 느와르의 새로운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담당했다. 두 사람의 눈부신 연기는 현재 제 22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 남우 주연상 후보에 나란히 오르는 결과를 낳았고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두 사람이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무간도>는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지금까지의 홍콩 영화들이 어설픈 이야기 전개와 매번 반복되는 가벼움으로 인해 일순간에 질려버리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번 <무간도>는 짜임새와 이야기 전개에 조금도 경박스러운 홍콩 영화 특유의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번 22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 후보에 오른 부문은 총 13개 부문으로 후보자 명단은 그보다 훨씬 많다. 먼저 최우수 작품상에서 <영웅>과 함께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감독상에 유위강 감독의 명단이 올라 있고, 남우 주연상에는 유덕화와 양조위가 모두 후보로 지명되었다. 이밖에도 남우 조연상에는 증지위, 황추생, 두문택 세 사람이 모두 후보에 올랐으며, 최우수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제작상, 무술감독상, 음악상, 주제가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 등에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장예모 감독의 <영웅>을 훨씬 앞서는 성적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강하고도 아름답다는데 있다. 앞서 영화제 후보자 명단을 주의 깊게 살펴본 사람이라면 여우 주연상, 여우 조연상 등 여성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상에 단 한 부분도 후보작 지명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 작품이 상당히 남성미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대변하고 있다. 진혜림, 정수문 등 홍콩 최고의 스타들이 함께 하고 있지만 이들의 출연은 단지 감독이나 배우들간의 친분 관계로 잠깐 얼굴을 내 비추는 정도의 수준이다. 극의 내용은 모두 유덕화, 양조위, 황추생, 증지위 네 명의 남자가 이끌어 가고 있다. 어둡고 거친 화면은 느와르(불어로 검은색을 뜻한다)의 분위기를 아름답고 유연하게 살려내며 극의 분위기를 우울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남성 호르몬을 물씬 느끼고 싶었던 이들에게 <무간도>는 오아시스와 같은 작품이다.

<무간도>란 제목은 무간지옥을 뜻하는 불교용어로 불교에서 말하는 18지옥 가운데 가장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공간을 일컫는다. 자신의 엇갈린 신분으로 자아를 찾지 못하는 두 주인공의 몸부림은 무간지옥의 그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제대로 된 홍콩영화 <무간도>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홍콩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7000원을 지불하고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임에 분명하다.

덧말 : 이 작품은 현재 할리우드로 판권이 팔려나간 상태이며 브레드 피트가 주연으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양조위가 맡았던 진영인의 배역이 처음 장동건에게 제의가 들어왔었다는 소문도 있다. <무간도>는 두 가지 버전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한국에서 정식 상영중인 작품이 오리지날 버전이다.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작품은 말레이시아판으로 문화적 환경과 차이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진 버전이라고. 유덕화와 양조위 두 사람이 그렇게 인정했다고 하니 작은 모니터로 힘들게 보지 말고 극장의 시원한 영상과 음향에 몸을 맡겨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4 )
gaeddorai
아우,간지쩔어   
2009-02-22 20:49
ejin4rang
최고의 영화가 아닌가생각   
2008-10-16 15:04
mckkw
정말 대단한 영화다.   
2007-10-08 01:05
pyrope7557
무간도 기회가 된다면 큰 스크린 화면으로 보고 싶어용...
보면서도 넘넘 좋았어요...아~~~~   
2007-07-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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