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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비밀입니다
비밀 | 2002년 10월 4일 금요일 | 정성렬 이메일

<러브레터> 이후로 이상하리 만치 일본 멜로 영화는 한국에서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와이 슈운지 표로 알려진 <4월 이야기>도 서울관객 10만을 넘기지 못하고 극장에서 사라졌고, <도쿄맑음>, <생일선물>, <첫사랑> 같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졌던 작품들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다지 한국 시장에서 일본 영화의 전망이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을에는 특별한 일본 멜로 영화가 한편 개봉한다고 해서 화제다. "사랑하기 때문에 비밀입니다" 라는 특별한 카피를 달고 나온 <비밀>이 그 주인공.

1999년에 제작된 <비밀>은 그 해 일본 영화계를 발칵 뒤집었던 화제작이다. 일본 아카데미 영화제 다수를 수상하고, 흥행은 물론 평단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 작품은 '빙의'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빙의'란 영혼이 다른 사람의 육체에 들어가는 심령현상을 뜻하는데, <비밀>에서는 딸의 몸에 어머니의 영혼이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그간 일본 영화가 보여주었던 서정적이면서도 마치 유리창에 비추인 빛을 보는 듯한 신비로움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빙의'라는 소재도 그러하지만, 딸의 몸을 빌린 어머니와 그 존재를 받아 들여야 하는 남편 혹은 아버지의 미묘한 감정의 떨림이 영화 곳곳에서 너무도 생생하게 잘 살아 있어 낯선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이들이 조금씩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예전에 모습을 되찾아 가는 과정은 비교적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서서히 현실로 돌아와 성생활의 문제와 각자가 속해있던 사회로의 회귀를 위해 갈등 하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만큼의 호소력을 가진다.

겉 모습은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영혼은 주부인 역할을 맡아 조금도 껄끄럽지 않게 매끈한 연기를 펼치는 히로스예 료코의 연기 또한 여우주연상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고 어눌한 듯 푸근한 인상으로 영화의 반을 이끌어 가는 고바야시 카오루의 호연도 볼만하다. 필시 다루기 힘들었을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웃음과 감동으로 포장해 낸 다키타 요지로의 연출솜씨 또한 군더더기 없이 말끔해 칭찬할 만 하다.

누구나 꿈꿔 왔을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삶을 살아간다'는 아이템을 무겁지 않고 발랄하고 예쁘게 그려지고 있어 젊은 감성에 어필하고 있으며, 또한 만약 과거로 돌아 간다면 혹은 다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면 하고 바라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듯한 이야기의 구성은 확실히 누가 봐도 공감이가는 재미를 준다. 이러한 이야기의 구성은 가족간의 화해와 더불어 사람과 사람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면서 가벼운 듯 보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웃음을 유발시키기도 하고 눈물을 훔쳐내게도 하며 때때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며 조금씩 두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극중 인물과 내가 동화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극의 초반에 보여지는 지나친 오버액션과 계속 반복되는 두 사람의 갈등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어떠랴. 누가 뭐래도 <비밀>은 가슴한구석을 사랑으로 채우고 싶은 연인들을 위한 매력만점의 신비스러운 멜로 영화임에 분명하다.

3 )
ldk209
비밀...   
2010-01-31 17:46
ejin4rang
잘보고 가요,...   
2008-10-16 15:42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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