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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놈은 전략도 달라야한다.
헤라퍼플 | 2001년 11월 6일 화요일 | 권혁 이메일

폭력, 섹스, 웃음, 감동

"어떤 영화를 좋아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영화요. 거기다 웃기고 찡하기까지 하면 더 좋죠." 이런 다소 단세포적인 답변을 준비하게 된 것은, 번번이 취향을 설명하기가 귀찮기 때문이었다. 사실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면서, 웃기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영화"를 마다할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이 한마디는 거칠게나마, 우리 대중이 원하는 영화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있다. "폭력, 섹스, 웃음 그리고 감동". 흥행사가 되기를 원하는 이들은 이 "대박"의 4요소를 가슴에 새겨야 하리라. 이 요소들의 적절한 배합은 흥행에 직결된다. 물론, 각 요소의 가중치 역시 일정비율 정해져있다. (시간 많으신 분은 한번 가중치별 서열을 맞춰보시길. 정답을 필자에게 메일로 보내주시는 분께는, 경품이나 선물은 없지만 감사와 격려로 답해드릴 것을 약속한다. 세상의 모든 필자들은 독자들의 반응에 목말라있는 법이니) 최근 잘 팔리는 한국영화들을 보라. 폭력, 섹스, 웃음, 감동 중 2가지 이상은 억지로라도 자아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심지어 4가지 한꺼번에 다하겠다고 덤비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시간 많?맒?분은 어떤 영화인지 한번 맞춰보시길. 정답을 필자에게 메일로 보내주시는 분께는, 역시 감사와 격려로 답해드리겠다. 섹스스캔들 주인공 J양, K양 등이 누구인지 짐작해보는 것보다 재미는 덜하겠지만, 누가 알랴? 어쩌면 더 유익할지도)

뱁새가 황새를 추월하려면? 날개를 써야지!

혜림은 1남1녀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 원인 모를 불안감 때문에 정신과를 다니던 혜림은, 치료의 일환으로 최면상태에 놓이게 된다. 최면 속에서 여신 헤라가 된 그녀는 시공을 넘나들며 여러 남자들을 유혹해, 섹스를 한 뒤 살해한다.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특수수사팀이 조직되는데...

저예산으로 제작된 "헤라퍼플"은 단연 올해 최악의 한국영화라 할만하다. 가슴아픈 점은, 이 영화가 힘든 환경 속에서 어렵게 제작된 저예산 영화란 점이다. 뭐 하나 볼 게 있으면, 작디작은 힘이나마 보태주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영화는 도저히 구제불능으로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는 뻣뻣하다못해 어색하고, 이야기는 엉성하다 못해 초라하다. 영화가 자랑하는 섹스장면마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도저히 불가능한 체위와 과장된 오르가즘 연기는 마치 프로레슬링처럼... 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쨌거나, 언급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 무엇보다, 새로움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강간당한 여성이 피의 복수를 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B급 스릴러의 스토리. 여기에다가 주술적인 오컬트의 요소를 갖다 붙이고, 에로틱 스릴러의 옷을 입혔다. 그러나 아무런 감흥을 안주니, 이것을 대체 뭐라 불러야할까. 무늬만 오컬트? 포장만 에로틱스릴러? 콧방귀의 합창? 맙소사!

자본은, 돈은 힘이다. 힘없는 놈이 싸움판에 뛰어들 때는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 할 터. 강자와 약자의 전략이 같을 수는 없다. "토마토 특공대"란 영화를 아시는지. 필자가 "헤라퍼플"의 감독에게 권해주고 싶은 영화다. 저예산이 나아갈 길은 스펙타클이나 물량공세가 될 수 없다. "헤라"가 장풍를 쏘고 경찰들이 쓰러지는 장면은, 어린 시절의 우뢰매를 떠올리게 할 뿐이다. 차라리 농담으로 가지. 필자는 헐리웃 블록버스터를 좋아한다. 그러나 참신한 저예산 영화들을 더 좋아한다. 다소 논리에 비약이 있고, 태도가 거칠고 버릇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그래서 더욱 좋다. 필자는 저예산 영화에서 "건방짐"을 맛보기를 원한다. 취향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도전적인 영화"다.

3 )
ejin4rang
전략도 바껴야되낟   
2008-10-16 16:36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07
kangwondo77
없는 놈은 전략도 달라야한다.   
2007-04-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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