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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으로’ 언론시사회
거울 속에 도사리고 있는 낯섦과의 만남 | 2003년 8월 5일 화요일 | 서대원 이메일


평소, 일상적 실내장식 물품의 하나인 거울과는 그다지 친밀성을 갖고 있지 않던 본 필자. 외모가 출중해서도 아니요, 자신을 꾸미는 일에 영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다만, 어딜 내놔도 쪽팔릴 수밖에 없는 심난한 외관으로 인해 거의 손놓고 살다보니 그냥 그렇게 생활 패턴이 굳어졌다. 하지만 어제 만은 ‘거울 속으로’ 공간 이동해 또 다른 경험의 장을 경유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낯익은 그것의 저 너머에 도사리고 있는 낯섦의 기괴한 매혹을 만나고서 말이다. 신인 김성호 감독의 스릴러 호러물 <거울 속으로>를 통해서.

유지태 김명민 김혜나 주연의 <거울 속으로(제작:키플러스 픽쳐스)>가 어제 서울 명보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올 한해 개봉할 유지태의 세 작품 중 제일 먼저 관객들에게 선보일 영화는, 화재로 인해 잠시 영업이 중단됐다고 재개장을 준비 중인 백화점에서 기기묘묘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공포영화다.

시사에 앞서 무대에 오른 김성호 감독과 배우 유지태, 김혜나는 늘 그렇듯 “재밌게 보라”는 부탁의 말을 간단하게 던졌고, <소름>이후 간만에 얼굴을 비친 선 굵은 김명민은 “영화를 보고 난 후 거침없는 평가를 해 달라” 덧붙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으로 촉발된 한국 공포 영화의 르네상스기에 때마침 선보이게 돼 한껏 기대를 보이고 있는 <거울 속으로>가 얼마만큼이나 이 같은 호기에 탄력 받아 관객을 섬뜩한 ‘거울 속으로’ 빨아들일지는 뚜껑을 여는 8월 14일부터 확인하실 수 있다.

아래의 인터뷰는 시사후 가진 기자 간담회와 그 후 또 이뤄진 그들과의 단독 인터뷰 내용을 간단히 갈무리 한 내용이다.

Q: 시사회를 마친 소감이 어떠한가
김성호(감독): 거울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많은 것을 디테일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색보정이 안 된 상태라 디테일한 부분들이 많이 보여지지 않았다. 다시 손봐야 될 듯싶다. 그리고 아쉬운 점이 어쩔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작업을 계속적으로 꾸준히 해나가겠다.
유지태: 매번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러면 안 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 자신의 부족한 면을 많이 발견했다. 행여나 나 때문에 영화에 피해가 가지는 않을지 걱정스런 마음이 먼저 든다.
김혜나: 솔직히, 영화를 보고나니 쑥스럽다 고개를 못 들을 정도로. 하지만 영화 자체는 재밌게 봤다.
김명민: 나 역시 부족한 면을 많이 발견해 앞으로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사회 중 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Q: 간단히 소개해 달라 배역에 대해
유지태: 거울을 통해 일어나는 사건으로 인해 자아분열을 일으키는 인물 우영민 캐릭터다.
김혜나: 사라진 언니를 찾아서 헤매는 이지현이다.
김명민: 유지태와 안 좋은 일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이성적인 스타일의 형사 하현수 역할을 맡았다.

Q: 거울을 소재로 한 영화를 처음에 어떻게 생각하고 만들게 됐나
김성호:어렸을 때부터 거울에 큰 아우라를 느꼈다. 거울을 통해서는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 외의 다른 모습도 그러한 경우가 있고. 또 그간 거울에 관힌 이야기를 한 적이 없기에 건드리고 싶었다. 결국, 익숙한 물건을 대상으로 심층적으로 스릴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영화화했다.

Q: 거울을 다루는 영화였기에 배우로서 힘든 점이 있었을 거다. 말해 달라
유지태: 거울이 소재를 넘어 주제로 나아가는 점이 있기에 사람이 혹 거기에 파묻혀 잘 안 그려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Q: 영화를 찍고 나서 거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김명민: 캐릭터가 거울에 연연하지 않는 냉정한 스타일이라 달라질 게 없었다.
김혜나: 거울을 원래 잘 안 본다. 거울을 보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지금 보니 다시 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거 같아 좋다.
유지태: 보통 사람들과 똑 같은 마음으로 거울을 볼 뿐이다. 물론, 거울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는데 바쁘다보니 그럴 시간이 없다. 그게 좀 아쉽다.

Q: 영화를 볼 분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지태: 일단, <거울 속으로>는 다른 호러 영화보다는 호흡이 좀 긴 편이다. 소재 자체가 거울이기 때문에 거울을 바라보는 또 다른 자아가 있다는 섬뜩함의 느낌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긴 호흡이 필요하다. 아무튼, 꼭 보러들 오시면 좋겠다.

취재: 서 대원
촬영: 이 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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