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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백윤식 화제
강사장 온몸으로 울었다 | 2003년 3월 24일 월요일 | 서대원 이메일

깨는 감독의 깨는 영화 <지구를 지켜라>에서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에 등장해 사각 판스 하나 달랑 걸치고 온몸으로 울며불며 연기한 중견 배우 백윤식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어 모으며 세간을 주목을 받고 있다.

수년 전 TV드라마 <파랑새는 있다>에서 무표정하면서도 근엄한, 하지만 사기성이 농후한 코믹 인물 백관장으로 분해 적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백윤식은 그 이후로 가끔 텔레비전에 얼굴을 비추며 근근히 연기 생활을 이어나간 그저 그런 탤런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특이한 캐릭터를 간파한 장준환 감독에 의해 백윤식은, 물경 1억 2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개런티를 받고, 영화에 선택됐다.

결과는 대성공. 극중에서 강사장으로 분해 등장한 그는, 자신을 외계인이라며 산골 깊숙이 납치해간 병구(신하균)에게 머리를 삭발 당한 채 때밀이 수건, 물파스, 전기고문, 손바닥에 못 박히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근안 저리 갈 정도의, 엽기 고문을 받으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나가려는 불굴의 의지를 영화 안에서 끗발 날 정도로 묘파해 보여준다. 특히, 외계인과 돈 많은 자본가의 모습을 왔다리갔다리하며 능청스럽게 하지만 근엄하게 연기하는 그의 몸 움직임과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강사장 역에 그말고는 다른 대체배우를 상상하기 힘들다.

백윤식이라는 경악스러우면서도 보기 드문 캐릭터를 지닌 배우의 관록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줄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는 오는 4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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