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프 온리 >에서 죽음이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연기처럼 피어나는 가슴 아픈 사랑의 이야기로 많은 연인들의 가슴을 시리게 했던 ‘제니퍼 러브 휴잇’이 눈부신 4월, 동화적인 아름다운 사랑보다는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사랑 이야기와 함께 성숙한 여인으로 다가섰다. 사랑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오는 것일까? 그것을 아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다만 사랑은 우연히 일어나는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는 누구의 말처럼 모든 것이 우연히 시작된다는 것, 그것이 진실일수 있다. 영화 속 샘이 그야말로 우연히 우체통에 떨어트린 카드 때문에 벌어지는 3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샘, 앨리스, 샘의 친구이자 엘리스의 남편인 아치 )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서로 사랑을 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을 은밀히 꿈꾸는 많은 연인들의 자화상일수 있다.
특수 효과는 있지만 리얼리티가 결여된 헐리웃의 블록버스터는 우리의 시각을 자극할 수는 있을지언정 많은 연인들의 가슴을 적시지는 못한다.그러나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에는 코미디 이상의 것들이 언제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부딪치는 일상들, 그리고 그런 일상을 아름답게 색칠하는 인간적인 이야기와 사랑의 편견들 ---, <어바웃 러브 > 에는 그것말고도 한가지가 더있다 남녀간 던져지는 도발적인 농담, 그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유머로 포장된 진실이다.
<어바웃러브>의 OST 는 영화만큼이나 로맨틱한 음악들로 가득하다. 영국을 대표하는 국민가수 로비 윌리엄스와 스팅, 그리고 여류 작곡가 데비 와이즈먼의 아름다운 러브 테마까지 사랑스러운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오프닝에 등장하는 로비 윌리엄스와 니콜 키드먼이 같이 부르는 < SOMETHING STUPID > 는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노래 한 곡으로 압축해 놓았다고 할 수 있는데 사랑을 하면 바보 같아진다는 노래 가사가 사랑에 빠져 엉뚱한 행동을 하는 엘리스와 아치, 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곡들도 주인공들의 마음을 단적으로 표현하는데 스팅이 폴리스 시절 발표한 < EVERY BREATH YOU TAKE > 는 엘리스를 항상 옆에서 지키면서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샘의 모습을, EARTHA KITT 의 < I want to be evil >은 순진한 여자에서 요부 같은 여인의 모습으로 변하고픈 엘리스의 모습을, 영국의 형제 듀오 RIGHT SAID FRED의 < I'M TOO SEXY >는 바람둥이 샘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어바웃 러브를 더욱 더 빛나게 해주는 메인 테마들을 작곡한 데비 와이즈먼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알려져있지 않지만 영국에서는 TV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발매된 앨범만 10장이 넘을 정도로 유명한 작곡가이다. 데비 와이즈먼은 이 영화에서도 여성 특유의 산뜻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사랑에 빠지면 바보가 된다고 니콜 키드먼이 노래하고 있지만 벚꽃이 만발한 이 봄에 한번쯤 바보가 되는 것도 좋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