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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허슬
신년 보너스와 같은 초강추 영화! | 2004년 12월 30일 목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기다린 보람이 있었더랬다. 역시나 주성치는 따거(大兄)! 라는 친밀한 찬사를 받기에 모자람 없는 대형다운 '희극지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팍팍한 세상 속에서 고단한 삶을 연명하고 있는 없는 이들을 긍휼히 여기며 어루만져주는 주성치 선생이 <소림축구>이후 3년 만에 들고 온 <쿵푸 허슬>은 주성치 왕국의 정점을 보여주는 역작에 다름 아니다.

변방에서 시작해 범아시아인을 넘어 세계인을 포복절도의 장으로 이끌었던 <당백호점추향> <식신> <소림축구> 등 많은 작품이 말해주듯 그의 영화는 화가 요리사 축구와 같은 소재를 쿵푸와 절묘하게 버무려 세간을 술렁였다. 그리고 주성치는 드디어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누누이 고백해왔던 무협 영화의 쿵푸와 이소룡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라이브 쿵푸 코미디’ <쿵푸 허슬>를 통해 오롯이 드러낸다. 배우나 감독으로서는 물론이고 인간 주성치의 원대하고 담대한 꿈이 현실화 된 것이다.

때문에 아쉽겠지만 이쯤에서 밝혀두건대, 극중 캐릭터의 비중과는 상관없이 우리의 주성치 선생은, 기왕의 작품과 비교하자면, 상당히 뜸하게 등장하신다.

자신의 존재기반이 된 쿵푸와 이소룡에 대한 오마쥬 영화이니만큼 그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게 최선의 길은 아니었을 터 배우보다는 감독에 방점을 둬 영화 전체 조율에 심혈을 기울인다.

법보다 도끼가 앞서던 혼탁하기 그지없는 194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쿵푸 허슬>은 잔인함이 하늘을 찌르는 도끼파와 하층민이 모여 사는 돼지촌 주민간의 한 판 승부를 다룬다. 소심하고 새가슴에 다름 아닌 양아치 싱(주성치)의 방정맞은 행동이 이 같은 화를 불러 온 것이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그네들처럼 밀가루 반죽을 하다, 다림질 하다, 쌀가마를 이고 가다 불의를 참지 못해 다시금 그 출중한 무공을 오늘날 되살려 시연하는 생활 속의 세 쿵푸 고수와 거문고의 음파로 무지비한 살인을 일삼는 ‘심금을 울리는 가락’의 일대 혈전. 이들의 내공을 훌쩍 뛰어넘는 돼지촌 여주인(원추)과 그의 남편(원화) 그리고 그에 대적하는 사악한 절대 고수 야수(양소룡)의 자웅 겨루기는 보는 이의 눈을 멀게 하고 가슴을 요동치기에 할 만큼 가공할 만하다. 특히,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생활 밀착적 명제를 무공으로 승화시킨 돼지촌 여주인의 ‘사자후’ 필살기는 압권이다.

한데, 당 영화를 일찌감치 맞닥뜨린 저 멀리 서역에서 흉흉한 풍문이 돌고 있다해 수소문해본 결과.....

과도한 CG의 무분별한 남발로 공허한 비주얼의 나열이네 어쩌네하며 몇몇 혹자가 가열찬 원성을 날렸다 한다.

글쎄다. 걔들의 시선이야 어떻든 본 필자가 보기에 당 영화는, CG 활용에 있어 <소림축구> 때와 그닥 변한 것 없다 헤아려지는데..... 그러니까 과도한 CG를 영화 속에 접목한 건 사실이지만, 빈곤한 상상력을 때우는 패착이 아닌 그럴싸한 영화적 발상을 실현시키는 생산적인 수단으로 쓰이지 않았냐는 거다.

살 냄새 물씬 나는 그 옛날 홍콩 무협영화의 수공업적 호방스러움이 박진감 있게 와 닿는 건 여기에 기인했기에 그렇고, 홍콩 쿵푸의 미학이기도 한 허장성세와 만화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절충돼 종잡을 수 없는 왁자한 즐거움을 흩뿌리는 거 역시 컴퓨터 그래픽을 제대로 끌어들여와 영화 속에 녹여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튼, 오맹달 형님의 그 애처로운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애석하지만 그를 대신해 줄줄이 스크린에 납시는 강호 고수들의 일진광풍과 같은 대혈투는 객석을 평정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소룡이 재림한 듯 말끔한 무도복으로 분한 주성치의 ‘여래신장’이라는 신묘한 무공과 갈 때까지 가보자는 듯 두꺼비 초식으로 맞서는, 골롬과 붕어빵인, 야수와의 숙명적 한판 승부는 <쿵푸 허슬>은 물론이고 주성치 영화의 본령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과관계의 질서를 벗어난 황당함과 오바의 극치 그리고 선한 의지로 다져진 꿈은 언젠가 약동하는 삶의 에너지 그 이상으로 비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대목이란 말씀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애니메이션 <루니 툰>, <스파이더맨> 등 고전은 물론이고 동시대적 영화들의 두드러진 흔적들을 인용하는 것도 모자라 지가 지 영화를 패러디하며 재창조하는 그의 장기 역시 <쿵푸 허슬>에는 여전하다. 각각의 캐릭터에 드리우는 인간적 비애의 드라마 밀도가 다소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주성치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매트릭스> <킬빌>의 무술감독을 맡은 원화평의 액션설계, 최고의 특수효과 팀, 1인 4역을 맡은 주성치 선생과 진국곤 임자총 원화 등 그의 패밀리가 한데 모여 길어 올린 <쿵푸 허슬>은, 무개념의 도를 몸소 실천하며 허명을 날리는 상상력 부재의 공력이 일천한 감독들에게 하나의 전범으로 자리할 만하다.

인생에 있어 희(喜)와 비(悲)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결한 그 무엇으로 줄곧 말해온 주성치에게 쿵푸와 이소룡은 기쁨이자 한편으로는 가 닿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비애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쿵푸 허슬>은 존재의 원천이자 멍에이기도 한 쿵푸와 이소룡에 대한 주성치의 헌사이자 자신 스스로를 독려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물론, 당신에게는 초강추 영화다. 누구말마따나 한창 어려운 시기에 신년 보너스와 같은....

● 아~~~~~~~~어찌 잊으리요. 이 애를...

<쿵푸 허슬> 초반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이 극에 달할 만큼 불쌍시럽게 씻는 이가 등장하니. 옆 이미지에 똥그라미 친 반듯한 옆 가르마의 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널찍한 돼지촌 앞마당 한 쪽에서 찔끔찔금 떨어지는 물을 벗 삼아 한 손으로는 머리를 감고 또 한손으로는 양치질을 해대며 동시다발적으로 가공할 만한 속도로 몸단장을 하는 저 친구. 늘 아랫도리를 싸다만 듯 엉덩이 6부 능선에 걸치고 다니는 저 친구, 정말이지 꼭 기억해두셨다고 챙겨 보길 강권한다.

덧붙여, <소림축구>의 조미 만두가게 앞에서도 기기묘묘한 마스크로 한 장면 장식했던 저 얘의 정체를 아시는 분 있으면 꼭 좀 메모달기를 통해 알려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

아~~~다시 봐도 정말 ‘깨’는 얼굴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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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in4rang
주성치 연기 매력있다   
2008-10-15 14:26
callyoungsin
주성치의 개그를 볼수있네요   
2008-05-16 13:13
qsay11tem
비선호 영화랍니다   
2007-11-23 13:20
js7keien
웃음대왕의 강림! 물론 허풍도 곱배기가 되어 돌아왔다   
2006-09-30 23:31
jju123
그런데 주성치 영화는 극장에서 보면 왜 아까울까요~ 이유가 멀까 ㅎㅎ   
2005-02-07 20:43
b0527
축구에서 쿵푸로 다시 돌아온 주성치!!! 영화에 나오는 모든 출연진들의 독특하고도 개성있는 코믹연기에 반했어요*^^*   
2005-02-05 14:24
khjhero
재밌을것 같긴 한데...ㅡㅡ;   
2005-02-02 11:08
kisuny
3일 메가박스에 온 주성치와 그의 콤비(극중에 간사한 비서 정도로 나오는 그 사람)되시는 분이 오맹달에 대한 답변을 서로 의논하더니... 현재 어떤 영화 촬영중이고... 자신들도 그의 소식을 알고 싶다~ 라고 통역사가 얘기해 줬었어요^^~   
2005-01-0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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